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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역사의 획을 긋고 있는 <슈퍼스타K 2>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 승인 2012.06.14 13:25

요즘 방송계의 최대 화두는 종합편성채널도 아니고 케이블과 지상파TV의 분쟁도 아닌 단연 ‘슈퍼스타K2’다.

   
 
물론 정책적으로는 종편 사업자 선정과 케이블과 지상파의 재전송 대가를 둘러싼 갈등이 더 중요하다. 향후 방송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할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엠넷(mnet)의 슈퍼스타K2에서 누가 우승할지를 종편 사업자가 누가될 지 보다 더 궁금해하고 있다. 이런 궁금증이 '슈퍼스타K2 11회(10월 1일 방송)’의 시청률 14%라는 경이적 수치를 낳았다.
소셜네트워크 미디어 ‘트위터(Twitter)’에도 금요일 저녁 11시부터 슈퍼스타K2에 출연하는 예비 슈퍼스타들을 평가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 순위를 점령하고 있다. 한마디로 신드롬 수준이다. 슈퍼스타K2는 매 회마다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어 결승이 벌어지는 날에는 케이블TV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엠넷의 슈퍼스타K2는 케이블TV 15년 역사의 일대 획을 긋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지상파보다 시청률이 높아서가 아니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케이블TV의 장점을 극대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케이블TV는 지상파에 비해 중간광고, 가상광고 및 PPL의 규제가 덜하다. 슈퍼스타K2에서도 코카콜라 제로의 중간광고와 PPL을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짜증 내 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성주 아나운서의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란 멘트는 오히려 긴장감이 극대화된 순간에 이를 풀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방송 선진국에서는 이미 케이블TV 채널의 중간광고와 PPL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누가 백만장자가 되길 원하는가’, ‘아메리칸 아이돌’, ‘빅브라더’ 등의 슈퍼 히트 프로그램들은 이미 제작 단계에서부터 중간광고와 PPL을 내장하고 방송하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항의했다는 얘기는 들어본적이 없다.
자본의 성숙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한국도 시장규모 13~14위를 다투는 상황에서 이 같은 광고를 시청자들이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는 것을 슈퍼스타K2는 보여주고 있다. 다만 ‘유교식 가부장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한국에서는 필요 이상의 규제로 방송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을 뿐이다. 또 슈퍼스타K2는 지난해 히트를 기록한 ‘남녀탐구생활’의 노하우를 받아 성장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슈퍼스타K2는 전작인 ‘슈퍼스타K’의 성공을 이어받은 것이 아니라 남녀탐구생활의 경험을 밑바탕으로 했다.
남녀탐구생활은 시청자들을 케이블TV로 이끌고 박장대소하게 만들었으며 케이블TV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쌓게 했다. 지난해 남녀탐구생활의 성공이 없었다면 슈퍼스타K2가 이처럼 시청률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반면 지상파는 연일 굴욕행진을 벌이고 있다. 슈퍼스타K2와 동시간대 KBS 2TV에서 방송된 ‘청춘불패’의 시청률은 5%에 불과했다. MBC 스페셜‘타블로- 스탠퍼드 가다 1부’도 슈퍼스타에 뒤진 12.3%를 기록했다. 김재철 MBC 사장은 최근 내부 직원들을 향해 “우리는 왜 슈퍼스타K2와 같은 프로그램을 못 만드는 것입니까?”라고 질책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MBC는 ‘위대한 탄생’이라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을 11월 개편에 편성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한 편으로 ‘굴욕’이란 표현은 너무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지상파 3사는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중계권을 둘러싸고 싸움을 벌여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고 케이블TV 사업자와의 법적 분쟁으로 광고가 중단되거나 케이블TV에서 빠질 처지에 놓여 있기도 하다. 케이블TV도 15년이 됐다. MBN, YTN과 같은 지상파 방송(플랫폼 및 콘텐츠)의 2부 리그가 아닌 프리미어 리그에서 경쟁하는 매체가 된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경제성장에 지상파3사가 기여한 점은 지대하다. 그러나 21세기 한국의 시대정신으로 꼽히는 ‘공정성(Fairness)’, ‘다양성(Diversity)’, ‘경쟁 활성화(Competition)’에 지상파가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회의적이다. 지상파TV는 시청자들에게 혹시 수신료 인상에만 목을 매고 정부의 눈치나 보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슈퍼스타K2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jac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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