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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完生)을 향해 걸어 온 케이블 드라마
우은환 (TV끼고 사는 여자) | 승인 2015.01.14 18:51

드라마 <미생>(tvN)의 열기가 쉬이 식지 않는다. 연말연시 전편 연속 방송은 당연했고, 메이킹 필름인 <미생 스페셜>도 했다. 출연 배우들은 오락 프로그램에 단체로 나와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고, 미생의 명장면들은 <미생물>이라는 패러디극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여기서도 <미생>, 저기서도 <미생>. 이 세상 드라마는 <미생>뿐인 듯했다.
 

   
▲ tvN 종영드라마 <미생> 15화 방송 캡쳐화면

원작은 우수했다. 연출은 꼼꼼했고 작가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배우들은 주어진 역에 최적이었다. 알려진 배우든 아닌 배우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시청율 8.4%, 순간 시청률 10.3%, VOD 판매액 30억원, 광고는 완판되었다. PPL 회당 단가도 4,000만원을 훌쩍 넘어섰고, ‘푸티지 광고’수익도 20억원을 넘었다. 출연배우들은 줄을 서는 CF 러브콜에 희색이 만연하다. 편당 제작비 2억원으로 일궈낸 결과는 드라마 역사의 한 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하나의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고, 사랑과 복수, 기쁨과 슬픔, 분노와 용서의 고개를 넘나들며 드라마는 시청자를 홀린다. 멜로 라인 없이 직장인의 애환을 진솔하게 그려낸 <미생>이 끝나니 이젠 찐한 사랑이야기가 땡긴다. 연하의 제자와 운명적 사랑을 농염하게 보여준 <밀회>(jtbc)로 흔들렸던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면 <일리 있는 사랑>(tvN)이 그 마음을 다시 흔들어 줄 것이다. 첫 사랑과 첫 키스를 하고 첫 관계를 맺고 그와 부부가 된 여자 일리. 사랑이란 오직 하나 뿐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이 마음 안에 슬쩍 들어왔다. 많이 설레였고 흔들렸고 문득문득 자신에게 남편이 있다는 생각을 잊을 만큼 또 하나의 사랑은 뜨거웠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마음이 흔들렸다. 별난 시부모와 식물인간 시누이, 사고뭉치 시동생까지. 사랑하는 사람의 가족까지 사랑하기 위해 아이도 낳지 않고 헌신적으로 집안일을 했다. 사랑하는 남편만 있다면 세상 두려울 것 없던 그녀가 흔들린 것이다. 그녀는 ‘배우자 부정’의 주인공이지만 일리있는 그녀의 사랑 때문에 가슴이 우리해 온다.

   
 
좀 밝은 사랑이 그립다면 하이틴 로맨스 소설같은 <하트 투 하트>(tvN)도 있다. 대인기피증에 안면홍조증까지 갖고 있는 소심한 홍도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이다. 로코의 여왕 최강희가 홍도로 나온다. 그녀가 보여주는 홍도의 사랑은 달달한 사탕 같기도 하고 새콤한 레몬 같기도 하고 쌉싸름한 다크 쵸콜릿 같기도 하다. 역시 최고다. 특히 <하트 투 하트>는 <커피 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PD가 MBC에서 tvN으로 이적한 후 첫 작품이기에 기대가 남다르다.

세상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야기도 있다. 당당하다 못해 엽기적인 성격의 귀여운 봄이 펼치는 코믹 판타지 <스웨덴 세탁소>(MBC 드라마). 엉뚱한 여자 봄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그래도 따뜻하게 이 세상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스웨덴 여행을 포기하고 뜬금없이 세탁소를 차린 봄, 신기한 것은 그녀가 세탁물을 만지는 순간 옷 주인의 고민이 보인다는 것이다. 봄은 그 고민을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발 벗고 나서 해결해 간다. 오지랖 넓은 주책바가지 같지만, 세상을 품을 줄 아는 그녀를 보면 씨익 웃음이 나온다.

한 때 <모래 시계>(SBS)는 ‘귀가 시계’라 불리웠다. 1995년 1월 9일 첫 방송, 주 4회 편성, 2월 16일 종방. 평균 시청율 46%, 순간 최고 시청률 75.3%. 엄동설한을 후끈하게 달구었던 <모래 시계>는 VOD도, 유료방송도 없던 시절의 대미를 그렇게 장식했다. 1995년 3월 1일 케이블이 개국했고, 올해로 만 20년이다. 수 많은 도전과 실패에도 불구하고 완생(完生)을 향해 걸어온 케이블 드라마는 이제 <모래시계>가 부럽지 않은 <미생>이 있고, 제2, 제3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드라마가 줄을 섰다.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선택했던 케이블은 그렇게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우은환 (TV끼고 사는 여자)  tigerhee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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