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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졸였지만 미디어 선거 주도에 가슴 뿌듯”17대 총선 첫 ‘합동토론회’ 방송후기
임종렬 YTN 제작국 차장 | 승인 2012.06.14 15:44
   
▲ 임종렬 YTN 차장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정치인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당의 대표자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우리는 해냈다. 2004년 4월 1일. 17대 총선, 선거방송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각 당 선거대책위원장의 첫 합동토론회를 케이블TV를 통해 1,200만 가구에 실시간으로 100분간 생방송했다. 선대위원장 합동토론회 성공개최는 지상파 위주로 진행되는 선거방송토론을 이제는 케이블TV가 주도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첫 합동토론회라는 수식어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 더 큰 의의는 YTN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전국SO협의회, 그리고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성사돼 그 반향이 더욱 컸고 뉴미디어로서 케이블TV의 매체파워를 크게 신장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토론이 성사되기까지 정말 애간장이 타들어가는 심정이었음을 말씀드린다.

지난 3월 25일 여야 5당 대표 초청, 17대 총선 첫 합동토론회는 당일 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출연 불가능 문제가 불거지면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갑작스런 출연 불가능 통보로 이어져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고 결국 토론회는 무산됐다. 2주 가까이 밤잠을 설치면서 준비해 온 ‘성대한 행사’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버린 것이었다. 어느 누굴 탓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1,200만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을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이 부분은 시청자들께서 냉정하게 판단하시리라 생각된다.

사실 그날 필자는 토론회 무산 직후 ‘도대체 정치가 뭐길래’를 곱씹으면서 모든 고통을 잊기 위해 폭음을 하고 곯아 떨어졌다. 그렇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주관 방송사의 PD로서 토론회를 공동 기획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전국의 SO관계자 분들에게 미안함이 마음 한 켠을 짓누르고 떠날 줄 몰랐다.
“어떻게 해야지..어떻게 해결해야지...” 그러나 이미 지난 일인데 뾰족한 방법이 있겠는가.

그래서 생각을 접기로 했다. 다음날 토론회 무산을 놓고 저마다 언론의 평가가 잇따르고 사내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음을 목도했다. 누굴 탓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었다. 당장 다음주 첫 방송될 ‘생방송 쟁점토론’의 아이템을 정하는 문제가 생겼고 그래도 선거정국이니까 총선관련 아이템을 잡기로 했다. 이번엔 모든 것을 혼자서 해보자. 이런 생각을 갖고 준비를 시작했다. 그래야만 일이 잘되든 잘못되든 책임소재가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직접 각 당 미디어 관련부서에 문의해보니 당 대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선거대책위원장들의 섭외가 가능해보였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고 받기를 수십 차례, 그야말로 입에 단내가 날 지경이었다. 월요일 저녁 늦게서야 각 당의 선거대책위원장들의 섭외가 완료됐다. 그 직후 섭외가 완료됐음을 회사에 보고하고 후배 PD와 함께 밤을 세워 예고방송(SB)을 제작해 내보냈다.

예고방송이 나가자 언론사 여기저기서 문의가 잇따랐다. ‘이번엔 정말 가능한가?’
‘민주당 쪽 사정이 복잡한데.....’ 필자는 확실하다고 답변을 해주었다.
지난번 ‘당 대표 합동토론회’가 무산됐을 때처럼 패널시비문제가 제기될 것에 대비해 각 당으로부터 확인서를 받아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케이블TV방송협회에서 연락이 왔다. 함께 공동기획하고 개최하자는 얘기였다. 필자는 당연히 공동주최는 해야 된다는 생각에 회사측에 보고를 했고 회사측 역시 OK 결정이 내려졌다. 사실 필자는 각 당으로부터 확약서를 받아 놓았다 하더라도 만에 하나 무산될 가능성이 있기에 케이블TV방송협회 측에 선뜻 제의를 못했음을 말씀드린다. 어쨌든 공동주최 방식으로 토론회 준비는 잘 진행되어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토론회가 열리기 하루전날 민주당 쪽 사정이 꼬이면서 사내 여기저기서 우려감이 커지고 필자를 포함한 제작팀은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었다.

민주당 쪽에서 당초 추미애 선대위원장 대신 다른 선대위원장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며 당내 사정을 이해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러나 제작팀은 이미 각 당이 확약한 명단대로 추 위원장이 출연해야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원칙이 흔들렸다가는 지난번 ‘여야 5당 대표토론회’가 무산됐을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이런 상황에서 토론회 당일을 맞이했고 아쉽지만 민주당이 빠진 4당 선대위원장이 참석한 첫 합동토론회가 열리게 됐다. 민주당이 참석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4월 1일 오후 3시 10분부터 100분 동안 토론회가 생방송되는 동안 보도국과 제작국이 마비될 정도로 이런저런 시청자 전화가 빗발쳤고 YTN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수많은 글들이 쇄도했다. 첫 합동토론회이어서인지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시청자들의 관심도는 방송 이튿날 즉각 확인됐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토론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우리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매우 높게 나왔다. 다시 반복해 말씀드리지만 이렇게 시청자들이 몰려든 것은 다름 아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전국SO협의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케이블TV의 매체파워를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는 자부심을 갖게 했다.

이번 17대 총선 합동토론회 공동주최를 계기로 YTN과 전국 SO방송국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 더욱이 앞으로의 선거는 미디어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흐름을 감안해볼 때 케이블TV의 역할이 매우 커질 것이고 그 중심은 전국의 SO방송국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앞으로 선거방송이나 국가 재난방송에 있어 YTN과 전국SO방송국이 함께 한다면 케이블TV의 위상을 더욱 더 높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번 합동토론회에 적극 협조해주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전국SO협의회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임종렬 YTN 제작국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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