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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미디어의 죽음과 모바일 방송의 부활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 승인 2012.06.14 15:47

   
▲ 손재권 기자
SK텔레콤 계열 SK텔링크가 위성 DMB 사업자인 TU미디어를 합병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위성 DMB 서비스는 계속되지만 TU미디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위성 DMB는 없어지지 않기에 ‘사라진다’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 SK그룹의 방송산업 진출, 새로운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란 수식어를 달고 화려하게 출범한 것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결과임에 분명하다. TU미디어는 세계 유일의 위성 DMB 사업자였다. 그러나 대주주인 SK텔레콤이 7년간 1천억 원이 넘는 손실을 봤고, 주요 주주(삼성전자, 도시바, SBS, MBC, LG전자 등)도 TU미디어 투자로 수십억 원대의 손해를 봤다. 전문가들은 SK텔링크의 TU미디어 합병 선언은 위성 DMB 서비스의 종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다.
위성 DMB의 현실은 한국 뉴미디어 산업 역사에 적잖은 교훈을 주고 있기에 추진부터 정책 결정 이후의 과정까지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

우선 위성 DMB 실패의 핵심 원인으로 ‘지상파방송 재전송 불발’이 꼽힌다.
KBS, MBC, SBS 등 킬러 콘텐츠를 보유한 지상파 방송이 안 나와 초기 안착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시기 지상파방송은 무료 방송인 지상파DMB의 출범을 주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체재인 유료방송, 더구나 굴지의 재벌이 소유한 위성 DMB에 재전송을 할 수 없었다.
정책적으로 위성 DMB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도 원인이었다. 위성 DMB는 당시 대표적인 방통융합 서비스로 꼽혔다. 휴대폰에서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아이디어, 그리고 양방향방송이 가능하다는 것은 가장 큰 매력이었다. 하지만 통신의 방송 산업 진출에 이은 시장 장악을 두려워한 일부 방송 업계의 우려에 당시 규제기관이 움직였고, 결국 절름발이 상태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지상파방송이 재전송됐다고 하고 규제 기관이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위성 DMB가 살아날 수 있었을까. 물론 지금보다는 좋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위성 DMB가 한국과 일본 외에는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미국에서 시도한 유료방송인 퀄컴의 ‘미디어플로(MediaFlo)’나 유럽형 모바일 방송(DVB)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 등은 위성 DMB의 실패를 ‘남 탓’으로 돌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위성 DMB의 실패로 인한 첫째 루저는 SK텔레콤이 꼽힌다. 하지만 진정한 루저는 다름 아닌 ‘모바일 방송 비즈니스모델’이 될 것이다.
모바일 방송 수신료를 가입자들에게 직접 받는 모델은 실패로 판명 났다. 더구나 양방향 방송도 구현하지 못해 추가 수익 모델 개발에도 실패했다.
TU미디어의 위성 DMB는 수익모델을 발굴하지 못해 후발로 뛰어들어 시장 규모를 형성해줄 글로벌 예비 사업자의 사업계획서를 서랍에서 꺼내지조차 못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처음 시작한 위성 DMB는 결국 전 세계에 ‘돈 만드는 법’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좌초한 셈이 됐다. 위성 DMB에 맞선 무료방송 지상파DMB도 빠르게 보급됐으나 수익 모델이 없어 회사가 만성 적자상태에 이르러 ‘루저’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DMB는 영원한 루저가 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물론 TU미디어가 사라짐으로 해서 모바일방송의 1차 비즈니스 모델은 끝났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합리적 과금과 양질의 콘텐츠가 보장된다면 모바일 방송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곧 2차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지 말란 법은 없다.
규제도 시장 상황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TU미디어의 죽음이 모바일 방송의 부활로 이어질 날이 곧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jack@kc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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