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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사랑하고 싶다
우은환 (TV끼고 사는 여자) | 승인 2015.03.26 18:27

바야흐로 봄, 연애하고 싶은 계절이다. 믿거나 말거나 통계에 의하면 남성의 67%, 여성의 40%가 봄바람 불 때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한다. 봄은 여성의 계절인 줄 알았더니 남성의 계절이었나 보다. 그래서일까, 여성의 마음을 알고 싶어하는 남성들의 수다가 시끌벅적하다.

   
▲ MBC 에브리원의 '신동엽과 총각파티'(이하 '총각파티')

「신동엽과 총각파티」(mbc every1)는 ‘총각 로망 버라이어티’이다. ‘그녀를 어떻게 하면 집으로 초대할 수 있을까?’ ‘마음에 드는 여성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받을까?’ ‘만난 지 한 달 된 여자 친구와 어떻게 첫 키스를 할까?’ 등등. 총각들의 심각한 고민에 김종민과 조세호는 엉뚱하고 솔직한, 강인과 은혁, 엔은 매너있고 감각있는 각자의 방법을 제시한다. 총각파티의 좌장이자 유일한 유부남 신동엽의 깐죽거림은 능구렁이 같이 노련하여 어리버리 총각들을 놀려대기 충분하다. 수다는 장난과 진지함을 오가며 총각들의 솔직한 본능을 보여준다.

「나 홀로 연애중」(jtbc)은 ‘1인용 가상현실 로맨스’이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있는 멋진 여성을 발견했을 때 그녀의 시선을 끌기 위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출연자들은 각각 하나씩의 답을 선택한다. 여성은 가상현실 속에만 존재한다. 런닝머신 위를 뛸 때마다 살짝 살짝 풍겨오는 그녀의 삼푸 내음도 느낄 수 없고, 지나가며 그녀의 손을 스칠 기회도 없다. 화면 안에 있는 그녀를 모니터로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라도 연애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남성들은 좋단다. 자칭 여성 심리 전문가 성시경, 순수 노총각 김민종, 어린 아이돌 신, 그리고 한껏 물오른 만능방송인 전현무 등 출연자들은 상황이 바뀔 때마다 ‘여성 마음 알기 심리퀴즈’에 열정적으로 도전하지만 화성인과 금성인의 거리는 생각보다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아무리 많은 지식도 경험을 이길 수 없듯, 연애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가상 연애는 허전했다.

사랑은 필링(feeling)이고 터치(touch)이고 리얼(real)이라고 존 레논은 노래했다. 우린 알고 있다. 사랑은 마법과 같은 힘을 갖고 있음을. 축복받는 사랑이든, 하늘만 허락한 사랑이든, 누구나 사랑에 빠지면 세상은 빛나기 시작한다. “너를 만난 건 운명이었어” 이 말 한 마디로 두 사람은 수 백년, 수 천년 전 어느 날부터 오늘을 기약했던 사이가 된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은 금방 찾을 수 있다. 그와 함께 한다면 넘어질 지언 정 포기하지 않을 용기와 지혜가 샘솟는다.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이 없다면 삶은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기에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결혼을 향해 걸어간다.

   
▲ MBC에브리원의 ‘결혼 터는 남자들’

그런데 결혼의 문턱을 넘어선 순간 사랑의 환상은 유통기간 지난 식품처럼 스물스물 변해간다. 「결혼 터는 남자들」(mbc every1)은 ‘결혼 고민 상담 수다쇼’이다.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시청하기 부적절’하다는 딱지가 붙은 만큼 유부남들의 수다는 거침없다. 결혼 이후 밤 생활 빈도수의 변화, 아내 신체에 대한 남편들의 생각, 아이들이 부부의 은밀한 침실 생활을 목격했을 때 대처 방법, 출산이후 부부생활 등 고민은 현실적이고 답변은 직설적이다. 방송에서 저 정도라면 사석(私席)에서는 얼마나 더할까 싶을 만큼 과도하게 솔직하다. 김구라, 김성주의 노련한 진행에 싸구려 입담왕 장동민 등이 가세했으니 수다는 최저 품격선을 아슬아슬하게 왔다갔다 한다. 유부남들의 마음을 엿보느라 배꼽이 빠질 지경이지만, 결혼에 대한 환상은 무지막지하게 깨어지는 단점도 있다. 결혼은 확실히 ‘연인’을 ‘식구’로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 부부는 동지적 마음으로 삶이라는 전장(戰場)을 함께 뚫고 가는 전우이다. 말랑말랑한 연애시절, 가슴 콩콩 뛰게 했던 연인과는 다른 것이 부부라고 결혼 터는 남자들은 이야기한다.

연애도 좋고, 결혼도 좋다. 뜨겁게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이 영원하지 않아도 좋다. 이 봄, 연애 고수들 따라 사랑의 늪에 빠져보라고 스무 살 케이블은 시청자를 유혹하고 있다.

 

우은환 (TV끼고 사는 여자)  tigerhee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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