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21.4.14 수 16:20
HOME 오피니언&인터뷰 미디어 인사이드
소비자 후생 유지, 비정상 결합의 정상화로<정책진단> 합리적 경쟁이 소비자 후생 키운다 ②
채널A 한정훈 기자 | 승인 2015.04.21 14:24

‘공짜마케팅 전쟁터’가 된 방송통신 결합상품 시장에 대한 정부의 늦장 대응으로 산업의 폐해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규제 도입 속도를 늦추는 것은 ‘소비자 후생’에 대한 오해다. 일부에선 정부의 결합 상품 규제가 소비자 후생을 해칠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정 반대다. 정말 결합 상품을 제대로 손봐야 하는 이유가 ‘소비자의 진정한 후생’을 높이기 위해서다.
 

◇ ‘결합’ 옳지만 ‘지배력 전이’ 규제해야

정부도 이 방향에 동감하고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 결합상품을 조사하는 것은 소비자 후생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일단 현행법을 그대로 적용해 과장광고, 부당경품 등 이용자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금지 행위에 해당되는 것이 없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방통위는 결합 상품 TF운영 결과와 미래부와의 업무 협조를 통해 이외 시장 지배력 전이 문제도 규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방송통신위원회)

 

 

그렇다면 결합 상품 규제 체계는 어떤 식으로 작동해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정부의 결합 상품 규제는 잘못된 ‘결합’을 손보는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말했든 결합 자체는 옳지만 잘못된 만남이 문제라는 인식과 같은 맥락이다.
 

◇ 결합상품 ‘방송공짜’ 마케팅에 콘텐츠 산업 후퇴 우려

미래부와 방통위는 먼저 결합 상품 내 비상식적인 내부 할인을 조정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유료 방송 단가의 ‘비정상을 정상화’ 해야 한다. 일부 통신사들은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방송 상품을 거의 끼워 팔기로 가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휴대전화 가입하면 방송은 공짜’라는 식이다. IPTV가 한국 유료 방송 시장 절반에 가까운 1100만 명 가입자를 가지고 있어도 적자를 볼 수 있는 구조는 여기서 발생한다.

방송의 공짜라는 인식, 즉 유료 방송의 저가화는 국가 전체로 봐도 아주 심각한 문제다. 유료 방송 단가가 낮아지면 비단 케이블TV 등 플랫폼 사업자만 영향 받는 것이 아니라 PP, 외주제작사 등 콘텐츠 산업 성장에도 악영향이 미친다. 가입자로부터 받는 수익이 줄어든 플랫폼 사업자가 PP에게 프로그램 사용료를 제대로 줄 리 없다. 정부가 아무리 플랫폼 사업자에게 일정 수준의 프로그램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독려해도 전체 파이가 작아지면 콘텐츠 분야에 돌아오는 이익도 줄어든다. 한 마디로 말해 ‘유료 방송 콘텐츠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이야기다.

사업자들의 사적 이익이 소비자의 후생과는 큰 관계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흑묘백묘(黑猫白猫) 어쨌든 싸게 사면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다. 콘텐츠 생태계가 파괴되면 소비자들의 볼거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더 나아가 선택을 제한해 결국 소비자들의 후생은 낮아진다. 같은 돈을 내고도 시청자들의 볼거리는 매년 점점 더 없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CJ tvn이나 종합편성채널이 등장하면서 풍부해진 유료 방송 콘텐츠 시장을 24개 채널만 존재했던 1995년 체제로 후퇴시킬 가능성도 있다. 

 

 

 

 

 

   
 출처 : 방송통신이용자포털

◇ 상품별 동등비율 할인 명시, 분배구조의 정상화로 가야

 

 

결합 상품에서의 방송 상품의 보호는 정부가 KBS수신료를 정상화하려는 논리와도 맥이 닿는다. 수신료를 올리려는 것도 결국 공영 방송의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 공영 방송의 가치와 양질의 콘텐츠를 더 늘리려는 목적 아닌가.
따라서 정부가 소비자 후생을 지키고 방송통신 산업 성장을 균형 있게 가져가려면 최소한 사업자들이 결합 상품 구성 시 할인 비율을 동등하게 유지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시청자들이 부담하는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경쟁에 따라 더 낮아질 것이다. 여기에 방송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방송 상품의 경우 가격 할인의 상한선(일정 비율 이상 할인 제한)을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봄직 하다.

이는 외견상으론 통신 사업자에 불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니다. 애초 상품 구성에서 경쟁이 되지 않은 케이블TV 방송 사업자를 구제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통신 사업자에게도 성장의 한계가 있는 통신 시장 대신 방송 분야 수익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방송 산업은 돈으로만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다. 한류 콘텐츠 육성이라는 거창한 논리까지 가지 않아도 지상파 방송 콘텐츠만이 존재하는 무료한 상황은 다시 상상하기 힘들다. 결합 상품이 대세라면 모두 다 상생할 수 있을 재결합을 해야 한다. 부부 간 재결합도 과거 습관이나 잘못을 고치지 않으면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결합 상품의 문제 해결은 정상적인 분배구조를 확립하며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채널A 한정훈 기자  existen@donga.com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