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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S, 소비자볼모 삼기 중단해야
송종현 선문대언론광고학부교수 | 승인 2012.09.13 14:30

   
▲송종현 선문대언론광고학부교수
지난 8월 29일 방송통신위원회는 KT스카이라이프의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에 대해 세 가지의 현행법(방송법, 전파법, IPTV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DCS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시정권고 및 미중단시 시정명령 등 제재조치를 부과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상 방송통신의 시설기준 등은 법률로 정하도록(헌법 제21조 3항)하고, 방송법상 방송은 허가를 받지 않으면 할 수 없도록(방송법 제105조, 방송법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파방송, 종합유선방송, 위성방송 등 그 역무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으며, 전파법에서도 위성방송역무를 “공중이 직접 수신하도록 할 목적으로 인공위성의 송신설비를 이용하여 송신하는 무선통신역무(전파법 시행령 제28조 제2호 나목)”로 명시하고 있다.
인터넷 멀티미디어방송(IPTV)법상에도 IPTV를 ‘실시간 방송프로그램 등의 콘텐츠를 인터넷 프로토콜(IP) 방식으로 일정한 서비스 품질(QoS) 보장되는 가운데 텔레비전수상기를 통하여 제공하는 방송’으로 정의하고 허가제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위 세 가지 법에 의해 허가받지 않거나 허가 범위를 벗어나면 위법하다고 판단한 방통위의 판단은 당연한 해석이며, 만약 위성방송과 IPTV(망) 기술 등의 조합이 허용된다면 ‘방송역무별’ 허가체계는 유명무실화 될 것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치에 즉각 반발, 기자회견을 통해 DCS 가입자 모집을 계속할 것이며, 시정명령 등 제재 조치 시 행정소송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혹자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치가 1만 2천여 명에 이르는 DCS 가입자의 시청권을 대책 없이 박탈하는 행정편의주의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일각에서는 티빙(tving), 푹(pooq)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스마트TV 등을 언급하며 이들 또한 신기술로 허가받지 않은 서비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플랫폼과 단말기에서 동영상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는 별도 허가가 불필요한 전기통신사업법 상 부가통신사업에 해당하는 합법적 서비스다.
또한, 스마트TV 역시 IPTV망(IPTV는 허가제 방송영역으로 QoS 보장 의무 등의 사유로 프리미엄 전용 인터넷망 사용)이 아닌 일반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상 부가통신사업 영역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을 볼 때, 이미 현실화된 서비스이고 이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있으니 행정기관이 이를 허용하거나 묵인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는 타당하지 않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누구라도 현행법에 따른 행정기관의 허가나 승인 없이 ‘새로운 서비스’라는 명분하에 가입자를 확보하고 사후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입자를 볼모로 삼아 문턱에 발을 걸쳐놓고 들어가게 해달라는 논리와도 같은 것이다.
시장에서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키는 기술과 정책의 수용은 공정한 경쟁을 전제로 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공정한 경쟁은 법률을 통해 보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시장은 불확실성과 혼란으로 질서를 잃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방통위의 판매중지 권고 이후 오히려 DCS 가입자 모집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KT 이석채 회장은 언론을 통해 ‘새마을호 있다고 KTX를 추진하면 안 되느냐’, ‘아이폰 도입이 왜 늦어졌느냐’고 항변하며 DCS 상품 판매가 정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작금의 상황에서 제도가 현실을 따라주지 못한다고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현행 제도를 무시하고 위법적인 사업을 계속한다면, 어느 순간 스스로 만든 논리의 함정에 자신이 빠져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라면 그것을 제도화할 수 있는 노력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지금처럼 사업자의 말을 듣고 가입을 한 이용자들은 정부의 불법 지적에 불안할 수밖에 없고, 시정명령이 내려지면 가입해지 및 재가입을 해야 하는 불편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고객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사업자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가입자를 계속 모집해서, 볼모로 삼는 일은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송종현 선문대언론광고학부교수  sch2182@sunmo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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