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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디지털 딜레마와 수용자 눈높이 맞추기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 승인 2012.06.14 17:28
   
▲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

 케이블협회 자료에 의하면, 지난 2월말로 디지털케이블 가입자가 277만 수준이라고 한다. 한편 언론보도는 IPTV의 실시간방송 가입자가 200만을 넘겼다고 한다. 여기에 위성방송도 하이브리드모델의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250만을 넘겼다고 하니, 이러한 추세라면 디지털 유료방송가입자의 단순합계는 연내 850만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일견 대단한 수치로 보이지만 디지털방송이 개시된 시점으로부터 보면 그다지 괄목할만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1천만 이상의 아날로그 가입자가 남아 있는 모양새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상파 방송을 2012년 12월 31일까지 완전히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목에서 여전히 아날로그 가입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케이블사업자들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사업자 입장에서 디지털 전환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비용이 많이 들고, 추가적인 수입증대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매력적인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약탈적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 여력 자체가 취약한 것도 난망한 이야기다. 이러한 케이블사업자들에게는 아날로그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아날로그 서비스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아날로그 시장은 점차 축소되는 시장이다. 케이블사업자 입장에서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도 아날로그 가입자 시장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아무리 기존의 지역독점적 위상을 가지고 있더라도 안주할 수 없다. 더욱이 아날로그에 의존하며 시간을 소모하는 동안 새로운 디지털 시장에 착근할 기회조차 잃어버리게 된다. 신규로 건설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는 이미 양질의 망을 베이스로 하여 막강한 경쟁사업자가 시장을 선점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사업장 가입자시장도 경쟁사업자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장악하고 있다. 아날로그에 의존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비전 없는 상황을 방치하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도 지극히 공급자적인 이야기다.
케이블사업자들이 진정한 미디어사업자로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용자의 입장에서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미디어전반의 디지털화에 의해 수용자들의 눈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간과 장소, 단말에 구애받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전개되면서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수용자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는 폐쇄적인 시장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수용자들에 의해 철저히 선택돼야 한다.
그 동안 미디어산업의 성격이 공급자 중심의 게임이었다면, 진정한 게임은 이제부터인 셈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디지털 딜레마는 더 이상 딜레마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미디어사업자로서 지속적으로 존립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경쟁 이전에 아날로그 가입자들이 왜 아직 디지털 전환이 되지 않는지를 분석하고, 앞으로 어떠한 여건에서 언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부터 읽어야 한다. 소비자들과 디지털 전환을 함께 고민하고 이뤄가야 하는 것이다. 기존의 가입자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읽고 다가가는 사업자에게는 그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유료방송사업자가 아니라 진정 성숙된 미디어사업자로 거듭날 때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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