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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가 TV시장에 쉽게 뛰어들지 않는 이유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 승인 2012.06.14 17:41
   
▲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TV 시장의 문제는 혁신의 문제입니다. 지금 어느 누구도 셋톱박스를 사려 하지 않습니다. 무료로 제공하거나 월 10달러면 살 수 있죠"
최근 미국 LA에서 개최한 D8컨퍼런스(월스트리트저널 계열 IT 전문매체 AllthingsD 주최)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언급한 TV시장 진출에 대한 답이다. 애플은 아이팟(MP3), 아이폰(스마트폰), 아이패드(태블릿PC)에 이어 아이TV 또는 애플TV를 통해 TV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있던 터였다.
스티브 잡스는 "TV는 취미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이 말은 직업(Job)처럼 전력을 들여 하는 것이 아니라 취미처럼 개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구글TV는 나왔지만 애플TV나 아이TV(iTV)는 당장 나오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스티브 잡스에게 TV시장은 왜 취미일 뿐일까?
잡스는 "결론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셋톱박스를 TV 옆에 추가하는 것뿐입니다. 결국 리모콘과 잡다한 기계들로 넘치게 됩니다. 이것을 바꾸는 방법은 박스를 완전히 뜯어서 고치고 새 UI를 적용시켜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TV는 시장 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우리의 관심을 끌기 어렵습니다"고 말했다. 잡스의 이 말은 TV, 방송시장은 애플이 주도하는 새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기 힘든 시장이라고 읽혀진다.
애플은 MP3, 휴대폰, 태블릿PC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참여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1위의 MP3 회사이며 세계 1위 성장세를 유지하는 휴대폰 회사, 세계 1위 태블릿PC 회사가 됐다. 그 비결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가격 포함)’를 결합시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아이튠즈, 앱스토어 등의 새로운 콘텐츠 유통 채널을 만들고 제 3자인 개발자를 끌어들여 게임의 법칙을 바꿔놨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4, 아이패드 등의 신제품을 개발자포럼(WWDC)에서 주로 발표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TV, 방송시장은 게임의 법칙을 바꾸기에 여의치 않다. 규제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재미있게도 언어가 달라 무너진 바벨탑에 비유했다.
잡스는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통신사와 파트너십을 맺으면 전국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내놓기 전에 AT&T와 협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방송은 그렇게 할 수 없지요. 서비스 제공자들이 지역별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바벨탑과 같죠"라고 말했다.
애플이 콘텐츠 사업자와 손을 잡고 TV앱스토어를 구축한다고 해도 방송 규제 때문에 통일된 방송을 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지역별로 케이블TV 사업자와 별도의 협상을 벌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이 같은 상황을 골치 아프게 생각했다. 그래서 잡스에게 TV, 방송 시장은 취미일 뿐이다.
이는 오픈IPTV, 구글TV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실제 구현하고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뛰어넘어야 할 난관이 많음을 시사한다. 더구나 방송시장은 국가별 규제도 다르다.
애플의 디지털 생태계를 전자산업, 모바일 산업에 이어 TV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확실히 감지됐으나 방송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구글은 시작했지만 애플은 아니다. 천하의 스티브 잡스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시장이 바로 방송인 것이다.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  jac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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