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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의 역습, 스토리의 힘 확인한 MIPCOMMIPCOM 2012 참관기
김효진 제이콘텐트허브(중앙방송계열) 컨텐트기획팀 | 승인 2012.11.19 13:16

편집자주
지난 10월 8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깐느에서 있었던 한국전파진흥협회 주관 '국제 방송콘텐츠 제작실무 역량강화(MIPCOM) 교육'을 수료한 PP 실무자들의 참관기 중 한 편을 선정하여 전해드립니다.

   
▲ 김효진 제이콘텐트허브(중앙방송계열) 컨텐트기획팀 차장
말로만 듣던 MIPCOM/MIPTV.
도대체 어느 정도 길래 이렇게나 회자되고 글로벌 마켓으로 꼽힐까 궁금함도 컸다. 한국사람들만 300명 가까이 매년 방문할 정도의 시장이면 그 이름값은 분명 있을거라 짐작하지만 그 실체가 무엇일지, 어떻게 장이 서며 누가 오고 어떤 매커니즘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것일지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전시 규모(1,800여개 회사 참여), 실용적 부스 배치 돋보여

두툼한 등록백과 뱃지를 받고 나오니 밉컴에 온 것이 실감났다.
깐느 비치는 태풍 걱정은 없는 곳인지 그 큰 전시장이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웅장한 코엑스와 비교할 때 행사장인 ‘빨레드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 깐느'는 길 옆에 붙어있었다.
사실 이게 맞다. 서울의 코엑스의 부지공간 활용도는 매우 낮다. 도로에서 그렇게 멀리 들어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들의 실용성은 이런 부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고, 밉컴의 부스 구성 자체도 실은 실용적 전시배치의 극대화를 잘 보여준 것이었다.
1,800여 회사가 부스를 갖구 나온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환경에서 적절한 가이드만큼 유용한 것은 없는 법, 전시주최자 한국대표의 안내는 적절했고 그만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결국 메이저 6개사가 전세계 컨텐츠 시장의 절반을 가져가는 구조 속에서 나머지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국가와 기업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전시와 달리 VIP초대 파티가 없는 대신 메이저 제작/배급사가 자체적으로 자기네 부스에서 여는 저녁파티야말로 네트워킹과 세일즈가 총체적으로 일어나는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념품도 꽤 좋은 것으로 마련한 부스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확실히 컨텐츠 시장이 훨씬 더 볼륨과 거래 금액 단위가 큰 시장임을 방증함을 보여준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컨퍼런스도 학자들의 공염불같은 뻔한 소리가 아니라 작업 현장에서 발로 뛰는 CEO들의 고민과 나름의 진단을 듣는 자리였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PWC가 미디어 전망을 내놓는 것은 이색적이었다. 특히 PWC의 invitation only 세미나(Media measurement today and tomorrow)에 운 좋게 참가수락을 받은 것은 네트워킹 확대뿐 아니라 컨텐츠 회사가 직면한 디지털 장벽과 극복과제에 대해 종합적인 분석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중해 연안의 작은 마을에 불과한 깐느가 이 정도 세계시장을 이끌 수 있는 저력은 관광적 요소 뿐 아니라 숙박, 교통 등 기본 인프라가 일찍이 자리잡은 덕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컨퍼런스, 짧은 시간 내 세계 흐름 파악 용이

8일(월) 부스를 둘러본 후 오후 내내 메인홀에서 열린 컨퍼런스를 참관했다. 100여개 참가국이 내놓은 주요작(교양 프로그램 중심)을 핵심만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컨퍼런스(Global Production Trends: Fresh TV around the world)는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의 경향, 흐름, 대표상품을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 전부를 보고나면 대략적이나마 요즘 어떤 포맷으로 어떻게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한 눈에 이해하게 된다. 프로그램 기획에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 보여진다.

이어진 키노트 스피치(Media mastermind keynote: Robert Kyncl, PWC global entertainment & media outlook)는 컨텐츠 제작자와 유통업자가 직면한 온라인의 영향(digital value chain)과 극복과제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청취하는 자리였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컨퍼런스였지만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발표자의 세션을 연이어 배치함으로써 이해의 시너지를 높이고자 하는 주최자의 숨은 배려와 의도가 읽혔다.
저녁엔 오프닝 파티가 마르티네즈 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그냥 특별한 프로그램이 준비된 파티는 아니고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서양인들의 스탠딩 파티의 전형이었으나 한 끼 식사를 때우는데는 적격이었다. 파티에 온 사람들도 메이저급은 아니고 밉컴에 온 마이너들을 위한 자리라는 인상은 지울 수 없었으나 아무렴 어떻냐는 심정이었다. 이미 이 시장은 클대로 큰, 전세계의 트렌드를 전부 보여주는 마켓이니 말이다.

9일(화) 첫 날이 컨퍼런스 중심이었다면 둘째 날은 부스를 다시 돌며 즉석 미팅도 하고 스크리너도 얻고 각 회사들의 어떻게 미팅을 진행해 나가는지를 관찰하는 시간이었다. 사전 미팅이 잡히지 않으면 아예 부스도 들어갈 수 없다는 메이저사들의 부스도 오후 늦은 시간, 다들 느슨해질 무렵 돌아볼 수 있었고 개별 파티에도 들어가 잠시 목을 축이며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었다.
역시 깐느 해변의 빨레드 깐느는 전시장 구성이 참 잘된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우 효율적인 공간활용이 가능한 설계란 인상이다. 동선이 얽기설기 다소 복잡해 보이기는 해도 방사형으로 공간이 밀집돼 전세계 주요 전시장과 비교해봐도 부스를 집약적으로 둘러보기엔 아주 잘된 공간이라 본다.

10일(수) 이날은 오전 11시 부터 PWC의 초청자 제한(Media measurement today and tomorrow) 세미나가 열렸다. 60여 명의 전세계 프로덕션, 방송사 간부들이 8명씩 라운드 테이블에 앉아 PWC 컨설턴트의 분석설명을 듣고 대안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내가 앉은 테이블에는 인도, 핀란드, 러시아 등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자리했다. 디지털과 온라인의 보편화가 컨텐츠 지형도를 바꾸었다는 것과 이로 인해 광고 툴의 변화와 적정한 광고효과 예측모델의 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이어졌다. 해법을 찾을수는 없었지만 다양한 대안을 두고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MIPCOM 로고 밑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는 문구가 'deals get done'이다. 거래가 일어나는 곳 이란 짧은 문장 안에 밉컴이 추구하는 실제적인 모든 것이 녹아있다고 해두 과언이 아닐 것 이다. 이는 분명 밉이 추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deal(구매와 판매 모두)을 지향함을 보여준다.

온라인의 역습, 스토리의 힘 확인

그러나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
3일 내내 꽉 채워지는 컨퍼런스의 동향과 내용을 보면 ‘deal’이라는 현실적 조건 위에 어떤 논의가 오가는 지를 사실적으로 살펴볼 수가 있다. 이번 MIPCOM에서 특히 눈길을 끈것은 온라인(디지털)의 역습과 항전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컨텐츠 논의의 고전적 주제인 ‘스토리의 힘’과 ‘플랫폼의 다양화’의 논쟁은 어느 일방의 승부가 나지 않은 채 끊임없이 이어지는 테마임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거의 대부분의 프리젠터들이 유투브,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의 다양화로 방송 컨텐츠의 윈도우 또한 다양해졌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광고효과의 변화, 컨텐츠 소비자인 시청자 취향의 변화를 어떻게 포착, 제작과 기획에 유입해야할지에 정리된 컨센서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MIPCOM의 컨퍼런스는 바로 이런 토론의 현장이었다.

결과적으로 밉컴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글로벌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컨텐츠 포맷의 부상과 이야기의 힘이 지닌 보편성에 대한 확인’ 정도로 정리하고 싶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현상의 전세계적 일반화와 보편화로 국가별 플랫폼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온라인 유통이 가능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포맷 자체의 중요도가 부각됐다.
포맷 중심의 판매와 구매를 찾는 부스 참가업체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의 컨퍼런스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수많은 컨텐츠 윈도우를 떠도는 시청자를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 이런 디지털 환경에서는 어떤 전략으로 컨텐츠를 제작해야할 것인가, TV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등 컨텐츠 환경의 디지털화에 대한 반응으로 입증된 컨텐츠의 포맷을 빌려와서 쉽게 제작하는 것이 위험요소를 줄이는 길이라는 견해와 그럼에도 여전히 고전적 의미에서의 스토리라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둘 다 옳은 얘기가 컨퍼런스 담론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관찰 끝에 내린 결론은 쇼 중심 오락물은 포맷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반면, 드라마는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소재의 새로움, 인물 설정의 매력도라는 이야기 자체의 힘이 컨텐츠의 핵심요소라는 것이다. 프리미어 스크리닝으로 보여준 드라마, 영화, 다큐는 바로 스토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장이었다. 어떤 포맷, 어떤 소재라도 그 이야기 자체는 스토리-메이킹의 완성도가 없이는 흥미로운 컨텐츠로 보여질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쇼(오락물)은 포맷, 장르물은 스토리라는 정리가 가능하겠다.

영상콘텐츠는 인류 삶의 투영물 '큰 숲을 보자'

MIP, Le Marche International des Programmes de Television(르 마쉐 인터나시오날 드 쁘로그램므 드 뗄레비시옹)의 약자, 밉. 밉독/밉포맷/밉티비/밉큐브 등 ‘밉’으로 시작되는 마켓이 어느 정도 길래 한국에서도 300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그 먼 깐느까지 찾아가는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서울의 코엑스와 같은 전시장인 Palais des festival(빨레드 페스띠벌). 오래 전 건물이라 천장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건물 특유의 방사형 설계로 동선이동을 최적화하는 플로어 플랜이 가능한 공간. 이 곳에서 전세계 방송 컨텐츠의 동향과 사람들, 분위기를 느끼고 온 것만으로도 짧은 시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단순히 방송 콘텐츠라는 상품을 사고파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런 거래가 일어나기까지 필요충분 조건인 기획-제작-유통의 전 단계가 실은 인류가 살아가는 이 지구상의 모든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추세 및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하는 삶의 최전선에 존재하는 것이 영상 콘텐츠라는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은 단지 어느 일부분에 매여 접근해서는 큰 숲을 볼 수 없고 일부분의 논리에 매몰돼 버릴 것이다. MIPCOM은 그런 위험성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향후 컨텐츠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해줬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한국전파진흥협회와 회원사를 배려해준 케이블TV협회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김효진 제이콘텐트허브(중앙방송계열) 컨텐트기획팀  ely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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