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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유선방송 'DCS', 매체균형 파괴 우려KT계열 가입자 580만, 이미 방송시장 초과금지 규정 육박
박승권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승인 2012.11.21 11:51
   
▲ 박승권 한양대 교수

 KT스카이라이프의 DCS(인터넷망 이용 위성방송)를 두고 방송업계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29일 방송통신위원회는 DCS에 대해 방송 허가제도의 의의 등을 따져봤을 때 위법하다며 시정을 권고했지만, 동시에 제도개선연구반을 구성, DCS를 신규서비스로 받아들일 것인지의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DCS를 빨리 허용해야 한다는 쪽에서 가장 앞세우는 논리는 바로 시청자 편익이다. DCS가 위성방송 음영지역 시청자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기술이니 방통위가 고시개정 등을 통해 빨리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DCS에 대해서는 우선 방통위가 위법하다고 판정한 이유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방통위는 위법 판정의 근거로 방송 허가제도의 의미에서 벗어나는 서비스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케이블, 위성, IPTV 각각 전송수단을 기준으로 매체를 각각 출범시켰던 허가 취지와 다르게 DCS는 위성방송을 가입자에게 전달함에 있어 중심 구간(KT국사에서 가입자 가정에 이르는)을 IPTV와 동일한 방식으로 전송한다.
어떤 전문가가 봐도 기존의 법적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일임은 분명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용자에게 기존 매체와 비교했을 때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아쉽게도 DCS는 기존 위성방송 콘텐츠를 IPTV 전송기술로 제공하는 것일 뿐 기술혁신이라고 보기 어렵고 시청자에게 그 이상의 것을 제시하지 못한다. DCS 서비스가 가능한 곳은 반드시 IPTV나 케이블방송 서비스가 함께 존재한다. 그러므로 시청자 입장에서 위성접시가 싫다면 서비스가 크게 다르지 않은 동일 계열회사의 IPTV나 케이블방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반드시 위성방송을 통해야만 다채널방송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청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DCS가 조속히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KT측에서는 고시개정 등의 간단한 절차로 DCS 도입을 허용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듯한데, 방통위의 표현대로 방송 허가 취지를 벗어난 서비스라면 하위법이 아닌 방송법 등 매체 허가취지를 설명하고 있는 상위 근거법 개정을 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임도 감안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DCS를 허용했을 때 위성방송서비스가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유지가능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KT계열은 위성방송과 IPTV 두 개의 유료방송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망 고도화를 통한 서비스 All IP화를 추진하고 있는 KT 입장에서 DCS는 위성방송을 IP망으로 수렴시키기 위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낙도나 산간지역을 제외하고 위성방송이 존재할 이유가 급격히 사라질 것이다.

유료방송 시장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특정 기업이 독점하는 시장은 소비자 편익이 저해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료방송 시장도 대체로 1/3 규정을 둔다. 현행법상 케이블은 전체 케이블가입자의 1/3, IPTV는 전체 유료방송 1/3 초과가 금지된 조항이 그것이다. 경쟁자들은 KT계열이 DCS를 통해 제공하고자 하는 올레TV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및 IPTV 결합서비스)가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 제한을 회피하려는 수단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최근 언론을 통해 발표된 KT의 IPTV 가입가구 수는 378만,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가입자를 합치면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1/4 이상인 580만 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오랜 기간 유료방송 시장의 맹주로 여겨졌던 케이블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구 수를 보유한 MSO가 350만 가구 수준인 것을 보면, KT계열의 방송 시장은 이미 초과 금지 규정에 육박하고 있지 아니한가.

DCS는 매체 경계를 넘나들어도 되는가 하는 의제를 우리에게 던졌다. 형평성을 따져봤을 때 DCS가 허용된다면, 지상파사업자가 유선망이나 위성을 이용하거나 케이블사업자가 무선망을 자유롭게 이용하고자 하면 이를 막을 명분이 없다. 그야말로 현행 방송법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CS의 경우, 위성망은 전국 전화국에 방송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백본망(Back Bone Network)으로 쓰이고 가정집을 연결하는 가입자망으로 IPTV의 유선망을 쓰겠다는 의지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또 하나의 유선방송사업자이지 위성방송사업자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이나 한국에서도 케이블방송사업자는 도시 간 방송 프로그램 보급 백본망으로 통신망이나 위성을 사용하고 있고 가입자망으로 케이블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두 사업자는 본질적으로 같아져 버린다. 이미 IPTV사업자가 일종의 유선방송 사업자이기 때문에 케이블 방송에 일격을 가하였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또 하나의 유선방송 사업자를 허용한다면 매체 균형의 파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DCS 논란을 풀어가는 것은 다소 더디더라도 기존매체와의 균형, 다양한 기술방식과 다가오는 신규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새로운 법체계를 마련하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2012년 11월 20일 화요일자 미디어스에 게재된 내용이며, 필자의 허가를 얻어 게재합니다.

박승권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sp2996@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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