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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쟁점읽기
강대인 전 방송위원장 | 승인 2012.06.18 15:06

   
 
IPTV 관련 법률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의 문제는 방송통신융합의 최대 쟁점이다.

지난 7월 13일 자그마치 6개나 되는 IPTV 관련 법률안에 대한 국회공청회가 열려 이해당사자 간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같은 사안을 다루는 법률안이 6개나 상정되어 논의된 것도 진풍경이지만 결실 없이 방송과 통신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는 것이 실망스럽다.

논쟁은 융합서비스인 IPTV를 방송으로 규율하느냐, 아니면 통신으로 규율하느냐로 나뉘지만 쟁점은 두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거대통신사업자가 직접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느냐 아니면 자회사로 분리해서 참여하느냐의 문제, 둘째 사업권역을 전국으로 하느냐 아니면 지역으로 하느냐의 문제, 그리고 셋째 규제방식으로 동일서비스 동일규제원칙을 지키느냐의 여부 등이다.

방송과의 오랜 인연 때문에 필자를 한쪽에 치우칠 인사로 취급하겠지만, 방송통신융합을 규율하는 합리적 체계를 만들려고 노력해 온 당사자로서 그저 안타깝다.

법률안들이 하나같이 거대기간통신사업자가 IPTV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규제하는 규정이나 지분소유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 점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지배적 기간통신사업자는 유선통신시장의 지배력을 유선방송사업의 지배력으로 바로 전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료방송시장 뿐만 아니라 방송사업의 경쟁구도를 근본적으로 허무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규정이나 장치가 없다.

실제 IPTV가입자는 이미 ISP서비스에 의해서 포획된 소비자이기 때문에 ISP시장에서의 쏠림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정사업자가 ISP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시장지배력은 경쟁시장인 IPTV시장으로 전이될 것은 뻔하다.

그래서 KT같은 사업자가 IPTV시장에 진입할 경우 ISP시장지배력 전이가능성이 매우 크리라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상정된 법률안 내용들은 그렇지가 않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의 경쟁조건을 동일시하는 ‘동일서비스 동일규제원칙’은 대상 시장, 사업자 규모, 역무, 표준 등 기술적 조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시내전화와 ISP, IPTV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와 ISP와 디지털케이블TV를 제공하는 케이블TV사업자간의 경쟁 경우를 보자. IPTV와 디지털케이블TV라는 동일 서비스간의 경쟁은 만일 ISP서비스와 시내 전화서비스의 경쟁이 불공정한 기반에서 진행된다면 표면적으로 IPTV와 디지털케이블TV의 경쟁조건이 같다고 하더라고 공정경쟁의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방송통신융합시장에서의 동일서비스 동일규제원칙은 경쟁하는 네트워크에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의 경쟁조건을 동일하게 했을 때만 소기의 목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시장원칙과 상식을 지켜야 한다. 쟁점이 될 사안이 결코 아니다.

하지만 입법과정과 정치권의 현실은 여전히 공적소통이 중심인 방송과 사적소통이 중심인 통신의 차별성 인식 없이 시장의 효율성만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너무 안이하다.

진정으로 방송이 무엇이며 어떠해야 하는지를 조금이라도 고민하면서 접근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개혁적 방송 틀을 만들었던 국민의 정부에서 탄생한 참여정부가 방송독립과 방송의 특성을 무시하는 정책을 펴는 것은 온당치 않다.

효율과 능률만으로 포장한 IPTV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단견이다.
큰 후회를 하지 않도록 두려움으로 방송을 대하길 바랄 뿐이다.

강대인 전 방송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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