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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가장 큰 경쟁력은 콘텐트"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6.07.05 11:28

지난달 30일 한국을 찾은 세계 최대 OTT 사업자 넷플릭스(Netflix) 공동 창업주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넷플릿스의 경쟁력을 ‘콘텐트’라는 단어 하나로 정의했다.

광고 없는 콘텐트, 큐레이션(개인화 추천), 4K 영상 서비스 등 넷플릭스가 보여줬던 혁신적 서비스 중 하나를 경쟁력으로 꼽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기자들은 예상 외 답변에 일순간 조용해졌다. 헤이스팅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만들 때만해도 매우 비싼 편당 제작비로 실패를 예견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그러나 이 작품은 기존 방송국이 아닌 곳에서 만든 콘텐트 중 유일하게 에미상 후보에 선정될 정도로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설명할 필요가 없는 세계 최대 OTT(Over The TOP) 사업자다. 인터넷만 있으면 넷플릭스를 통해 누구나 원하는 영화·드라마·TV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매달 8~12달러를 내면 수천편의 영화와 드라마, TV 프로그램을 무제한으로 시청하는 게 가능하다.

이런 간편함이 넷플릭스는 지난 10년 간의 성장을 이끌었다. 1997년 창업한 넷플릭스의 매출은 지난 2006년 약 1조3800억 원에서 지난해 7조8400억 원으로 6배 성장했다.

넷플릭스 서비스 이미지(출처 : 넷플릭스)

그러나 넷플릭스의 진정한 성장은 2013년 이후라고 보는 전문가가 많다. 헤이스팅스가 말한 것처럼  ‘하우스 오브 카드(감독 데이비드 핀처)를 시작으로 자체 제작 콘텐트가 쏟아져 나온 후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드라마틱하게 증가한 것이다. 현재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190여 개 국가 810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매일 넷플릭스를 통해 1억 2500만 시간 이상의 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을 시청하고 있다.

이런 넷플릭스를 만든 이가 바로 한국을 방문한 리드 헤이스팅스다. 알려졌다시피 그는 지난 1997년 넷플릭스를 공동 설립했다. DVD 대여 사업을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전환 시킨 장본인이 바로 그다. 헤이스팅스는 1983년 보든 칼리지(Bowdoin College)에서 학사학위를 1988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인공 지능 전공 석사학위(MSCS)를 취득했다. 헤이스팅스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콘텐트와 넷플릭스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주요 핵심 내용을 이 글을 통해 정리한다. 
 

◇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력은 콘텐트

앞서 말했듯 넷플릭스는 이미 방송 콘텐트 시장의 강자다. 지난 2013년 넷플릭스는 대형 제작사의 TV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넷플릭스는 50개 이상의 오리지널 시리즈,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제작하고 있다.

올해도 <마르코 폴로 시즌2> <마블 시리즈> 등 30개가 넘는 TV 시리즈물을 전 세계에 선보인다. 또 이미 24개의 장편 다큐멘터리도 제작 중이다. 윌 스미스 등 할리우드 최고 스타들도 이제 넷플릭스와 일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올해 넷플릭스는 콘텐트 제작에만 50억달러(약 5조7675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 콘텐츠와 제작자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영화 ‘설국열차’를 만든 봉준호 감독과 손잡고 영화 ‘옥자’를 제작 중이다.

넷플릭스(Netflix) 공동 창업주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그렇다면 헤이스팅스가 생각하는 ‘콘텐트 선택의 기준’은 뭘까.  헤이스팅스는 “재미가 첫 번째고 또 전 세계로 확대될 수 있는 유니버셜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답했다. 현재 한국에서 유행하는 MCN, 모바일 형 콘텐트 등 기술적인 내용은 2차적 선택 기준이라는 이야기다.

또 그는 “콘텐트로 전 세계에 진출하겠다. 얼마 전 멕시코에서도 자체 제작 시리즈를 현지 언어로 내놨고 독일,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제작을 시작했다”며 콘텐트 확대로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기본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오리지널 콘텐트의 확대는 가입자 증대에는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넷플릭스에 자금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마르코폴로 등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의 편당 제작비는 100억 원에 달한다. 그래서 결국 넷플릭스도 급증하는 제작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광고’를 유치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 이용 고객들은 광고가 없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본다. 앞으로도 넷플릭스에서 광고를 볼 필요는 없을 것이고 고객이 늘어나면 제작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선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 콘텐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케이블TV, IPTV 등 국내 유료 방송의 월 이용 요금이 넷플릭스 한 달 사용료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탓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6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넷플릭스 미디어 데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창립자(CEO),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이 때문인지 넷플릭스는 한국 내 가입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6만~8만 명 정도로 가입자를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지금 상황에 대해 한국 가입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는 분위기다. 헤이스팅스도 ‘한국 시장을 배워 간다.’는 표현을 썼다. 그는 “한국 가입자들이 어떤 콘텐트를 좋아하는 지 궁금했다. 한국 내 가입자 증가보다 한국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트를 해외로 공급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 10년 뒤 넷플릭스는 미래는?

넷플릭스의 강점이 콘텐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콘텐트를 잘 만들거나 잘 만들 수 있는 기업이 ‘넷플릭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그들의 강점인) ‘개인화 추천(큐레이션)’도 더 이상 혁신적이지 않다. 오히려 아마존이나 구글과 같은 가입자 기반이 더 큰 기업들이 이 영역에선 더 상위의 포식자다.

이에 대해 헤이스팅스는 여전히 느긋하다. 오히려 경쟁자들이 등장이 시장을 더 키워줄 것이라는 입장. 리드 헤이스팅스는 “경쟁사들이 늘어나겠지만 앞으로 이 시장을 더욱 커질 것이고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누가 뭐라 해도 넷플릭스는 세계 최대 방송국이다. 8500만 명의 가입자는 어떤 방송사도 보유하지 못한 실적이다. (앞으로도 전통적인 TV스테이션은 달성이 불가능한 수치다.)

사족을 붙이자면 이런 넷플릭스의 성장은 시청률 조사 방법도 바꾸고 있다. 과거 미국 3대 TV네트워크의 성장이 현재 TV콘텐트의 가치 측정 기준인 ‘시청률(Viewer ratings)’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움직임은 의미심장하다.

지난달 2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Nielsen Unveils Streaming Ratings for ‘Orange is the New Black,’ ‘Seinfeld’”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닐슨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가치 측정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물론 OTT에 대한 가치 측정인 만큼 피플미터 등을 이용한 전통적인 TV시청량 분석과는 다른 측정 방법이 도입됐다. 닐슨은 각 에피소드별 시청량(VOD 이용 횟수)와 함께 고정형 TV와의 시청 차이점(동일 콘텐트에 대한 연령별 소비 패턴) 등도 함께 조사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최근 방영하기 시작한 ‘오렌지 이즈 뉴 블랙 시즌4’의 경우미국에서만 6700만 명이 시청했다. 그러나 이는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시작한 HBO의 ‘왕좌의 게임’ 의 새로운 시리즈를 5900만 명이 본 것이 비해 훨씬 많았다.  

특히, 이 기사는 ‘스트리밍 시청자’의 급성장으로 넷플릭스가 향후 TV시장에서 최대 강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전체 가구의 52%가 스트리밍 비디오를 본 적 있다. 이 수치는 2년 전에 비하면 12%P가 증가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16%만이 TV를 본다고 보도해 ‘넷플릭스가 전통적 TV를 충분히 대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시장 예측을 기반으로 10년 뒤 넷플릭스의 미래를 질문했다. 내년이면 설립 20주년이 되는 넷플릭스의 30년이 궁금했다. 그럴 듯한 현학적인 영어 단어를 기대했지만 헤이스팅스의 답변은 예상외로 간단했다. “가입자는 더 늘고 지금보다 더 큰 OTT회사가 되어 있을 것이다.” 콘텐트의 변화는 너무 빠르고 가입자는 변덕스럽다. 지금에 충실해라. 미래에 대한 큰 꿈보다 더 나은 예측일 수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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