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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PP 스타즈(STARZ), 매버릭을 키워라!
한정훈 JTBC 기자 | 승인 2016.07.25 11:16
라이언스게이트와 스타즈 로고

지난 6월 말 파이낸셜타임즈는 영화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가 미국 프리미엄 케이블 채널 스타즈를 44억 달러. 우리 돈 5조 원에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수로 라이언스게이트는 극장뿐만 아니라 케이블TV를 통해 자사의 배급 영화를 방영할 수 있게 됐다. 콘텐트의 수직 계열화를 공고히 한 것이다. 라이언스게이트 마크 라체스키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스의 스타즈 인수는 ‘유통망’의 확장 등 콘텐트 비즈니스 측면에서 주목을 받을 만 했다. 그러나 한국 유료 방송 업계의 관점은 다소 달랐다. PP 가격이 5조원이라니!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두 회사 모두 메이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개성 강한 회사, 매버릭(Maverick)에 속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시장의 특수성이 반영된 가격지만 척박한 국내 유료 방송 시장 상황을 볼 때 미래에도 쉽지 않은 가격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라이언스게이트가 배급한 영화 <헝거게임:더파이널> 스틸 이미지, 라이언스게이트는 미국 6대 메이저배급사(폭스, 워너브라더스 등)에 이은 미니메이저 중 하나로 ‘헝거게임’ '트와일라잇' '쏘우' ‘나우 유씨미’ 등 시리즈를 배급했다

◇ CJ E&M 시청점유율 10.6%의 의미

이렇듯 상황은 다소 비관적이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이진 않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방송 시장의 변화를 보면 그렇다. 변화의 중심에는 CJ E&M이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tvN. 지난해 하반기 <응답하라 1988>로 기선을 제압했던 tvN은 올 들어 <시그널> <또 오해영> 등의 히트작을 연이어 내놨다.

CJ헬로비전의 매각이 좌절돼 ‘콘텐트 중심’으로의 궤도 수정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한 CJ그룹이지만 상반기는 적어도 tvN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한 중요한 시기였다. JTBC 등 종합편성채널도 인기 있는 콘텐트를 내놨지만 ‘시대를 읽는 스토리텔링’에서 tvN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건 사실이다.특히, 최근엔 노희경 작가의 인생작(人生作)으로 부를 만한 <디어 마이 프렌즈>도 tvN을 통해 방송됐다. (다른 회사의 작품만을 꼽자니 가슴 아프지만 잘한 건 잘했다고 말해야 옳다.) tvN의 콘텐트는 올 상반기 TV뿐만 국내 온라인 VOD, OTT시장도 장악했다.

이런 tvN의 선전은 객관적인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21일 방통위가 발표한 ‘2015년도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을 보면 tvN 등 CJ계열의 시청 점유율은 KBS 27.7%, MBC 16.573%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CJ는 시청 점유율 조사 이후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리수를 기록한 것은 물론 SBS 9.09%, JTBC 7.26% 등 주요 방송사도 모두 제쳤다.

특히, tvN은 대부분의 주요 방송사들의 시청 점유율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수치가 대폭 상승했다. 한국 방송 시장에서 CJ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CJ의 시청 점유율은 2014년 8.713%에서 지난해 10.605%로 2%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전체 순위 또한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시청점유율은 시청자의 총 시청시간 중 특정 방송채널에 대한 시청시간이 차지하는 비율. 해당 방송사업자의 시청점유율에 특수관계자 등의 시청점유율을 합산해 산정한다.

반면 다른 방송사들의 시청 점유율은 떨어졌다. 타채널들의 시청 점유율 하락분은 CJ로 옮겨간 모양새다. 실제 KBS의 경우 올해 조사에서도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전년의 31.210%보다 4%P가량 떨어졌다.

tvN <디어 마이 프렌즈> 출연배우 단체사진 (출처=tvN)

◇ 매버릭 기업, 새로운 질서를 만들다

CJ E&M의 선전은 몇 년 전부터 나타난 현상. 새삼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CJ의 약진으로 한국 방송 시장은 그야 말로 혼돈상(混沌像)이 불가피해 보인다. 고정형TV시장에의 CJ의 약진을 이야기했지만 VOD, OTT시장에선 이미 CJ는 시장의 판을 흔드는 독행기업, 즉 '매버릭’이다.

최근 국회 더민주 의원실을 중심으로만 공개된 ‘2015년 VOD시청 점유율’을 보면 tvN의 <응답하라 1988>이 VOD시청 시간 43,568분으로 드라마 장르 중 지상파, 종편을 포함해 시청 시간이 가장 길었다. 2위는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 26,939분이었고 3위는 SBS 일일드라마 <돌아온 황금복>이 차지했다. 특히, 도달률은 <응답하라 1988>이 36.975%로 다른 콘텐트를 압도했다. 도달률은 전체 시청자 중 해당 VOD 프로그램을 일평균 최소 1분 이상 시청한 사람의 비율이다. 도달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접했다는 의미다.

tvN <시그널> <응답하라 1988> (출처=tvN)

 같은 기간 모든 장르를 통틀어 tvN의 <응답하라 1988> 16회는 가장 많이 본 방송 콘텐트(가구 기준)로 뽑혔다. <응답하라> 16회의 가구 도달율은 13.034%에 달했다. 100가구 중 이 프로그램을 1분 이상 본 가구가 13가구 이상이라는 의미다. 2위~11위도 회차만 달랐지 모두 <응답하라 1988>이 차지했다. MBC의 간판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4.1%로 겨우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자료는 방송 통신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4억 원이 넘게 들여 조사했지만 사업자들이 반발한다는 이유로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CJ의 약진에 불편함을 느낀 지상파 방송사들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이다. 당초 국회에도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방통위 사무처가 국회 업무보고에서 질타를 당한 뒤 결국 개별 방송사의 데이터를 공개했다.

VOD시청 점유율에서 CJ가 선두를 차지했다는 것은 숫자 이상의 큰 의미를 갖는다. 현재 방송 콘텐트의 소비가 실시간에서 비실시간(VOD)이나 N스크린(모바일 시청)으로 옮겨 가는 상황에서 어쩌면 이는 ‘미래 방송 권력’의 탄생을 보여주는 전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권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이는 CJ의 등장은 현재 콘텐트 시장 권력인 지상파 3사에겐 위협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상파 3사는 중간광고 허용 등 방송 광고의 비대칭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KBS는 자사의 스타PD를 앞세운 콘텐트 제작 전문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을 만들어 창의성 부족이라고 지적됐던 제작 역량도 재정비하며 긴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사업자들로선 괴롭지만 시청자들에겐 긍정적일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양질의 방송 콘텐트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선 CJ만으로는 부족하다. CJ E&M의 등장으로 시작된 ‘방송 권력 투쟁’이 더 좋은 결과를 낳으려면 시장의 판을 흔드는 매버릭 기업이 적어도 2~3개 더 필요하다. 그것이 종편이 됐던 아니면 MCN, OTT 등 형태는 상관없다. 차별화된 콘텐트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본질에 충실하면 된다.

마지막 사족 하나. 방송 콘텐트 시장에서 매버릭 기업이 자리 잡기 위해선 정부의 노력이 필수다. CJ헬로비전의 사태를 조기 수습하는 것도 같은 차원에서 중요하다. 특히, 케이블SO 등 플랫폼의 더 큰 발전은 한국에서도 5조원 PP 가능케 하는 시작이 될 수 있다.

 

< 2015년 주요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산정 결과 >

구 분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지상파 한국방송공사 27.777%
(주)문화방송 16.573%
(주)에스비에스 9.099%
한국교육방송공사 2.073%
종편·보도PP (주)조선방송(조선일보계열) 9.940%
(주)제이티비씨(중앙일보계열) 7.267%
(주)채널에이(동아일보계열) 6.678%
(주)매일방송(매일경제계열) 5.520%
(주)와이티엔 1.739%
(주)연합뉴스티브이 1.352%
주요SO계열PP·위성 씨제이이앤앰(주)(CJ계열) 10.605%
(주)티캐스트(티브로드계열) 2.608%
(주)아이에이치큐(C&M계열) 1.768%
(주)현대미디어(HCN계열) 0.678%
(주)씨엠비홀딩스(CMB계열) 0.230%
(주)케이티스카이라이프 1.039%

 

<장르별 VOD 시청 시간 및 도달률> (가구 기준 / 조사 기간 2015년 5월 ~ 12월)

순위 프로그램명 채널

VOD시청 시간

(VOD가시청 가구)

가구 도달률(%)
1 응답하라 1988 tvN 43.568 36.975
2 내딸 금사월 MBC 26.939 25.537
3 돌아온 황금복 SBS 18.937 19.249
4 별이되어 빛나리 KBS2 17.096 13.875
5 그녀는 예뻤다 MBC 16.982 21.598

 

 

한정훈 JTBC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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