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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회의·10분의결"…'알맹이 빠진' 재송신 가이드라인갈등 핵심인 재송신 대가 산정 빠져...VOD도 제외돼 실효성 논란
뉴스1 박희진 기자 | 승인 2016.10.20 17:16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주재로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지상파 방송이 검은 화면으로 나오는 이른바 '블랙아웃'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1년2개월간의 논의 끝에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상 가이드 라인'을 내놓았지만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간 갈등의 핵심인 재송신 대가 문제가 빠져있는 데다 최근 문제가 되는 주문형비디오(VOD)는 대상에서 아예 제외돼 있어 분쟁 조정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방송의 원활한 재송신 협상을 위해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상 가이드라인'을 확정·의결했다. 가이드라인 마련에는 1년2개월이 걸렸지만 이날 의결은 10분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내용도 핵심이 빠진 채 지상파와 유료방송간 협상을 위한 절차, 방법 등 형식만 다룬다.

지난 2011년, 2012년 지상파 블랙아웃 사태 이후, 정부가 분쟁 조정에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에 방통위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지난해 8월 '지상파방송 재송신 협의체'를 구성, 그간 총 12회의 회의와 두차례의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1년2개월에 걸친 논의끝에 탄생하는 가이드라인인 만큼, 업계 안팎의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이 지상파가 일방적으로 협상에 '보이콧'을 한다거나 일방적으로 방송중단을 결정하는 행위는 막는 데는 일조하겠지만 핵심인 재송신 대가 문제가 빠져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재송신 협상의 원칙과 절차 △성실협상 의무 위반여부 △정당한 사유없는 대가를 요구하는지 여부(대가 산정 시 고려요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간 정부가 재송신 협상은 개인 사업자간 영역이라며 개입에 소극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가이드라인에 구체적인 조건, 절차 등을 명시해 양측이 적어도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한다는 의의는 있다.

그간 정부의 개입을 반대해온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날 가이드라인 발표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앞세워 대가 산정 자체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케이블TV 업계는 "합리적인 대가 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가 산정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해결되지 않으면 양측의 재송신 갈등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릴 공산이 크다.

사실 방통위와 미래부는 그간 협의체를 통해 대가 산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콘텐츠에 대한 대가산정 자체가 어렵고 이를 정부가 명시하는데 대한 부담으로 결국 대가 산정 부분은 가이드 라인에서 제외했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추진 계획이 없다.

신영규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 과장은 "대가산정 모델은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충분히 검토한 만큼, 앞으로 별도로 만들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다만, 이번 가이드라에 지상파나 유료방송의 요청이 있는 경우, 방통위와 미래부가 재송신 대가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지상파 방송 재송신 대가검증 협의체의 자문을 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가 수준이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자문 차원이다.

신 과장은 "협의체는 자문기구다. "현저하게 불리한 대가 요구인지에 대해 자문을 해줄 수 있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가 수준을 제시해줄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블랙아웃' 논란의 중심이 된 VOD가 가이드라인 대상에 제외된 것도 한계로 꼽힌다. 방통위는 VOD 블랙아웃에도 VOD는 방송이 아닌 부가서비스라고 선을 그었다.

지상파 실시간 방송이 블랙아웃된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다. 지상파 시청률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시간 방송 중단은 지상파 입장에서도 이제 꺼내기 힘든 '협상카드'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4년이 지나 겨우 나온 가이드라인은 실시간 방송만 대상으로 한다. VOD같은 수익과 직결된 콘텐츠에 대한 블랙아웃 사태는 가이드 라인에 적용도 안된다는 말이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향후 지상파 뿐만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사업자간 윈윈할 수 있는 콘텐츠 대가 거래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박희진 기자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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