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19.12.13 금 10:57
HOME 오피니언&인터뷰 프로그램 제작기
168 시간 속에서 얻은 '값진 경험'제97회 전국체전 케이블TV공동취재단 공로자 천서연 기자
딜라이브 서울경기케이블TV 천서연 기자 | 승인 2016.11.21 11:13
딜라이브 서울경기케이블TV 천서연 기자

“딱 두 가지를 고민했었지. 30개월 된 딸아이를 일주일간 떼어 놓을 수 있을지, 젊고 유능한 기자들 사이에서 과연 내가 버텨낼 수 있을지, 엄청난 부담감과 압박감 속에 시작한 ‘케이블TV공동취재단’ 아이템을 두고 끝없이 고민해야 했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했으며, 냉정하게 평가해야 했기에 너무나도 힘들었던 168시간. 난 마치 전국체전을 취재한 기자가 아닌 대회에 출전한 선수인 듯 온몸의 근육이 이제와 아프구나!”

-2016년 10월 15일 취재단을 끝내며(페이스북)-

 

처음 회사에서 전국체전 공동취재단을 권했을 땐 정말 아무생각이 없었다. “설마 애기 엄마인 나를 보내겠어?” 하면서도, 답답한 마음에 “한 번 가보고 싶긴 하네...” 뭐 이정도의 느낌이었다. 명단이 확정되고 난 후에도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시간이 다가올수록 깊어지는 엄청남 부담감은 나를 잠 못 자게 만들 정도였다. 과거의 뉴스를 모니터하고, 각 시도체육회를 방문해 올해 체전의 이슈를 정리하는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였다.

그렇게 취재단의 일정이 시작됐다. 프레스센터에 집결해 단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첫날 뉴스를 위한 아이템 회의를 시작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엄청나게 무거운 기운이 단원들 사이에 쫙 깔려 있는 듯 했다. 각각의 회사를 대표해서 나온 사람들... 커다란 책임감을 안고 왔기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은 그야말로 당연한 것이었다. 아이템을 발굴하고 발제하는 모습 속에서 그들의 욕심과 열정도 엿볼 수 있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 욕심과 열정의 가장 중심에는 내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10월 충남 아산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주 경기장 앞에서 취재중인 천서연 기자

그렇게 일주일... 공동취재단 속에서 난 또 하나의 가능성도 느꼈다. “이 사람들이면 못할게 없겠구나!” 싶었다. 늘 약자이면서 더 약해져가는 케이블방송의 환경 속에서 TF팀처럼 모인 이들은 뭔가를 이뤄낼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고민이 노력으로 이어졌고,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결과물 속에 녹여져 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으면 결코 나오지 않을 법한 그 무언가를 봤으며, 그건 “우리의 미래와도 결코 무관치 않겠다” 생각했다.

어쨌거나 전국체전은 나에게 너무나 값진 경험을 선물해줬다. 묵직하게 깔려있는 치열한 경쟁은 나를 더 노력하게 했고 발전하게 했다. 아이템에 대한 고민과 체력적인 한계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도 고단했지만, 결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그 기간의 짜릿함은 더 많은 기자들이 공동취재단을 경험해보길 바라는 이유가 됐다.

“우리가 만든 뉴스를 누가 챙겨 보기는 할까?” “지역케이블TV가 왜 전국체전까지 취재를 해야 할까?” 체전기간 내내 내 머릿속을 괴롭혔던 생각들이다. 그런데 그 생각들에 대한 답은 현장에서 얻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뉴스가 나간 다음날이었다. 프레스센터에서 한 사람을 만났는데 보자마자 하는 말 “천서연 기자님이시죠? 어제 뉴스 잘 봤습니다.” 뭘까? 머릿속을 아무리 굴려 봐도 누군지 모르겠고, 내 방송을 봤다는데 어디서 본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물었다. “제 뉴스를 보셨어요?” 그 사람이 답을 했다. “네, 어제 ‘경기도 15연패 도전’ 기사 저희 경기도 사람들 다 봤는데요? 11시 방송 나오는 거 맞죠? 오전 9시에도 나오던데? 숙소에서 다 같이 봤어요. 이거 핸드폰 어플에서도 볼 수 있잖아요” 소름, 그 자체였다. 방송시간까지 너무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휴대폰 어플(티브로드4)을 통해 다시보기를 몇 번이고 했다고 했고, 경기도를 조명해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했다. 나중에 시청률을 통해 더 명쾌하게 확인했지만 케이블TV가 만든 전국체전 뉴스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었다.

'전국체전 우승' 탁구소녀 4인방 방송 캡쳐본(출처=티브로드 지역채널 홈페이지)

또 하나의 답은 취재도중에 얻었다. 체전 기간 중에 ‘탁구소녀 4인방의 꿈’ 이란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서울 독산고등학교 3학년 네 명의 선수가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대회에 출전 했는데, 모교에 금메달을 안겨주고 싶다는 아이들의 도전과 희망을 담은 기사다.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가 어색했다. 그런데 장시간 동안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수다를 떨었던 것 때문일까? 취재를 마칠 쯤 우린 친해졌고 한 아이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왔다. “저희 텔레비전에 나와요?” “응” “우와... 우리도 박태환 선수처럼 뉴스에 나오는 거에요?” “......” 맞다. 지역채널이 전국체전도 취재해야 하는 이유는 그 아이의 너무도 순수한 물음 속에 있었다. 누구도 조명해 주지 않은 우리 동네의 숨은 체육인들의 이야기... 지역채널은 그걸 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감동의 시간을 만들어준 ‘제97회 전국체전 케이블TV공동취재단’ 서른 명의 단원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딜라이브 서울경기케이블TV 천서연 기자  csy@dlive.kr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