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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잡겠다는 정부
개별SO발전연합회 이한오 회장(금강방송 대표) | 승인 2016.12.08 13:38
이한오 전국개별SO발전연합회 회장 (금강방송 대표이사)

현 정부 출범 당시 종합유선방송인 SO사업을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중에 어느 관할에 둘 지는 핵심 사안이었다. 2013년 3월 정부조직법 협상의 최종타결을 앞두고 이 문제를 두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정부조직 개정안도 표류했다. 이른바 "누가 소(SO)를 키울 것인가"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새 정부의 대표 정책인 창조경제의 상징 논쟁으로 이야깃거리가 됐다.
 
결국 정부는 방송이 빠지면 미래부는 껍데기만 남는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SO는 방송진흥을 담당하겠다는 미래부 산하에 놓였다. 새 정부의 핵심정책인 창조경제를 담당하는 힘 있는 부처인 미래부가 케이블 육성을 공식화한 것이어서 당시 업계의 기대감은 자못 컸다. 적어도 IPTV특별법의 보호 속에서 성장한 통신3사와의 불공정한 경쟁상황은 벗어나겠구나 하는 안도감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케이블 사업자들은 그간 지상파와의 재전송료 분쟁과 통신사의 방송 공짜를 내세운 불공정한 결합판매 상품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정책 전환을 경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미래부가 '유료방송발전안'에서 케이블만의 특징인 지역권역을 완화해 주겠다고 발표하면서 상실감을 넘어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 얼핏 규제완화로 포장된 이 방안은 지역사업자인 SO가 존재할 이유이자 거대 통신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장점이며 특징인 지역 프랜차이즈권을 일시에 해체하겠다는 방안일 뿐이다. '소(SO)를 키우겠다'던 정부가 '소를 잡겠다'고 나섰다는 볼멘소리가 거세게 나오고 있는 이유다.

두 차례의 공청회에서는 찬반이 있긴 했으나 반대의 목소리가 우세했고 무엇보다 반대의 논거가 뚜렷했다. 첫째, 이 정책으로는 지역매체인 케이블 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 일부 사업자의 매각은 용이할 수 있으나 이는 IPTV사업자의 인수합병(M&A)을 쉽게 해주는 것이지 케이블이 경쟁력을 개선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둘째, 미래부는 지역성을 모든 사업자에게 확대해 더욱 키우겠다고 주장하지만 세부 정책안이 빠져 있고 전국 사업자에게 지역성 강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셋째, 공정경쟁 확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IPTV 사업자가 지역의 케이블SO 하나를 인수해 일시에 전국면허 케이블 사업자가 돼 시장성이 높은 핵심지역만 진출하는 '크림스키밍'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경우, 기존 케이블 사업자는 아예 대응 자체가 불가능 하다.

종합하면 권역제한 폐지는 케이블 방송산업의 근간인 SO의 지역사업권을 해체하는 것으로 20여 년간 케이블 SO가 공들여 쌓은 지역미디어의 가치와 재산권을 크게 훼손할 것이다. 케이블 사업자의 사업의지를 꺾는 실질적인 '시한부 사망선고'와 다름없다.
정부는 1995년 케이블TV를 도입할 때부터 지금까지 전국을 총 78개 권역으로 획정해 지역사업권을 인정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케이블 SO는 지역미디어로서 막대한 투자를 하며 성장했고, 지역채널을 제공하며 난시청을 해소하는 의무를 졌다. 케이블 방송에게 지역성이란 권리이자 의무인 것이다. 케이블 방송의 지역채널이 없다면, 지자체 선거방송을 비롯해 지역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지역 미디어의 가치도 붕괴되고 말 것이다. 20여 년간 케이블 SO가 키운 지역성은 폐기될 대상이 아니라 더욱 육성되고 장려돼야 할 자산이다. 모든 사업자에게 지역성의 의무를 부여하겠다는 것은 지역 재래시장을 허물고 대형마트가 전국에 분점을 세우면 된다는 논리일 뿐이다.  

건강한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요소인 사적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도 권역제한 폐지는 반드시 오랜 기간 고민해서 해답을 내놓아야 할 사안임을 정책당국이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12월 8일자 아시아경제에 게재됐습니다.

개별SO발전연합회 이한오 회장(금강방송 대표)  hanohlee@kc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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