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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SO 지역사업권 폐지와 동네방송
정상윤 경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승인 2016.12.23 15:44
정상윤 경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미래부가 추진 중인 케이블TV의'사업권역 제한 폐지'에 대한 반대여론이 연일 비등하다. 지역별로 78개로 나뉜 프랜차이즈권의 실질적 해체가 SO사업자들에게는 재산권의 침해라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다.

지역사업권 폐지를 찬성하는 진영은 SO가 그동안 지역채널을 제대로 운영했는지 반성해야 하며, 미디어산업의 무한 경쟁 환경에 맞서려면 유료방송의 대형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미디어 간 인수 합병의 걸림돌을 제거해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케이블의 지역채널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봐왔던 필자에게는 정부의 이번 정책 추진이 아쉽기만 하다. 물론 지난 20여년 간 케이블의 지역채널 운영에 있어 다소 미흡했던 점이 있기는 하지만, 미디어의 공적 영역에서 거의 독보적인 역무를 지니고 있는 지역채널의 중요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지역사업권 폐지에 관한 논의는 SO의 재산권 확보나 인수 합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방안으로만 논의되어서는 안된다.

 


◇ 중앙집중식으로 78개 권역 지역방송이 가능할까?

우리나라는 중앙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지역자치의 큰 틀을 마련했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지역 중소기업 살리기를 통해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처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지역성이 강조되는 흐름에서 유독 미디어만은 중앙에 집중돼 있다. 지역 미디어의 발전이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과 지방자치 완성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정책적인 지원은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유일하게 분발하고 있는 매체가 케이블TV 지역채널이 아닐까 싶다.

케이블TV는 지방분권화의 틀에 맞춰 사업권을 허가해준 취지를 살려 지역선거에서도 독보적인 지역정보를 생산해내고 있다. 비록 프로그램의 질이 투박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면이 있지만 실효적인 콘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고 콘텐츠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날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 지역균형발전의 근간인 전국체전의 경우, 인기가 많은 프로 경기에 밀려 유력매체에서 홀대받은 지 오래지만 케이블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체전에 공동취재단을 만들어 전 경기 일정을 의미 있게 소화해내고 있다.

케이블TV 입장에서 보면 수익이 나지 않는 이들 방송에 20여년 간 꾸준히 투자하고 발전시킨 건 정책적으로 지역 프랜차이즈권에 대한 의무감을 부여받은 데 기인한 바가 크다. 그런데 사업권역이 폐지되어 지역권에 대한 경계가 희미해진다면 이러한 의무감을 어떤 사업자에게 부과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정부가 보완조치로 전국사업자에게 지역채널 운영을 의무적으로 부과한다는 정책은 현실감이 떨어진다. 전국사업자에게 일부 지역콘텐츠의 편성은 몰라도 지역별 맞춤형 콘텐츠 제작을 의무화한다는 것은 억지스러운 정책이다. 가령 전국 권역의 IPTV사업자가 기존의 케이블TV와 같은 지역채널을 운영하려면 케이블의 78개 권역에 맞춘 지역방송을 만들거나 운영해야 하는데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겠는가.



◇ 미디어의 지역성 강화는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

결론적으로 이번 정부의'지역사업권역 제한 폐지'는 케이블TV의 존폐위기는 물론이고 지역 미디어 정책 자체의 황폐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소통을 근간으로 하는 여론 다양성과 문화발전을 가로막음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케이블TV의 지역사업권 폐지를 논의하기에 앞서 미디어 다양성 확보를 위한 지역성 구현정책 방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진정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 M&A를 통해 산업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디어의 지역성 강화는 그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12월 23일자 내일신문에 게재됐습니다.

 

정상윤 경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sychung@kyung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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