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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넷플릭스 최고의 해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7.02.01 09:38

매년 1월 초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간이다. 새해가 시작됐지만 지난해를 정리하는 자료들도 이 즈음 공개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은 넷플릭스에겐 창업 이후 최고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글로벌 가입자의 증가로 넷플릭스 이용자가 사상 최고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넷플릭스(Netflix)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글로벌 OTT서비스 사업자 넷플릭스는 지난해에만 512만 명의 가입자가 늘었다. 이로써 넷플릭스의 전체 가입자는 미국 4900만 명을 포함해 9400만 명으로 급증했다. 1억 명 가입자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글로벌 시장 성장에 감동했다.(We’re thrilled with our global expansion,)”며 “향후 몇 년 간 스마트TV 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침없는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뭘까.

 

◇‘보다 정교해진’ 오리지널 콘텐트의 힘

지난해 보여준 넷플릭스의 드라마틱한 가입자 증가의 비결은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 째는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과감한 투자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50억 달러를 자체 드라마 및 영화 제작에 투입했다. 올해도 넷플릭스는 콘텐트 제작에 전년 대비 10억 달러가 증가한 60억 달러를 쏟아 붓는다. 넷플릭스가 보여주고 있는 이런 성과들은 ‘콘텐트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준다.

넷플릭스의 성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트의 양만을 늘리는 데만 집중하지 않았다. 가입자 증가의 두 번째 비결은 ‘현지화 된 지역 콘텐트’다. 넷플릭스는 일반적이지만 지역 문제에도 소흘하지 않는 오리지널 콘텐트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NETFLIX와 MARVEL이 협업한 콘텐트 '루크케이지'(출처=NETFLIX)

대표적인 작품이 ‘더 크라운(The Crown)’이다. 이 드라마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일대기의 시작을 담은 작품. 개봉 당시 현지 언론에서 집중 조명되며 당연히 영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마블스와 협업한 ‘루크케이지’ 브라질 공상 과학드라마 ‘3%’ 등은 미국뿐만 아니라 남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질 놓은 콘텐트는 국경을 넘어서도 잘 통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런 ‘과감한 베팅’은 수익 증가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1월 주가는 최근 52주 평균 금액에 비해서도 8% 이상 급증했다.

넷플릭스 성장의 마지막 비결은 ‘과거에 대한 베팅’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지상파 및 유료 방송에서 인기를 끌었던 과거 작품들을 대거 리메이크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본 드라마 ‘심야 식당’도 넷플릭스 버전으로 다시 만들었다. 이 중 드라마 ‘원 데이 앳 어 타임(One Day At A Time)'는 미국 중장년층에겐 특별하다. 이 드라마는 50대 이상 미국 장년층을 ’넷플릭스‘ 가입자로 끌어오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5년 CBS에서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쿠바계 미국인 가정을 무대로 이혼한 싱글맘이 고군분투하는 일상을 주 내용로 하는데 과거 향수를 일으키기 충분했다.

 

◇넷플릭스의 성공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

물론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우리 현실을 수평 비교할 순 없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성공 방정식은 우리나라 방송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특히, 케이블TV에게 말이다.)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 중 첫 번째는 ‘지역 콘텐트의 발굴’이다. 넷플릭스가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현지화 된 지역 콘텐트’를 들고 나왔다는 점은 지금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처한 현실에 비춰 해석해 볼 수 있다. 넷플릭스의 지역 콘텐트와 케이블TV의 지역 콘텐트는 형태는 다르지만 콘텐트의 제작 목적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지역에 더 다가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넷플릭스가 현지(또는 현지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도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하다. 따라서 지역에 대한 케이블TV의 시장 전략은 큰 고민보다는 더 ‘낮은 밑바닥 정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투자. 이도 국내 케이블TV 등 국내 유료 방송 사업자들에게도 요구되는 핵심 가치로 분류할 수 있다. 케이블TV 사업자가 올해 OTT 혹은 다른 유료 방송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선 ‘오리지널’에 대한 투자는 필수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투자로 가닥을 잡았지만 케이블TV 사업자의 경우 콘텐트를 빼고 오리지널만 택하면 된다. 오리지널 마케팅, 오리지널 정책, 오리지널 서비스 등. 결국 차별화된 전략만이 차별화된 실적을 확보할 원동력을 제공한다.

 

◇탈환, 옛 고토(故土)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전략적인 베팅’이다. 넷플릭스는 과거를 택했지만 우리는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리메이크가 아닌 리테이크(retake)를 전략을 써야하는 것이다. ‘리테이크’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탈환이다.(리테이크는 현재 일본 도카이TV에서 방영하고 있는 미래에서 온 정체불명의 시간 여행자들을 비밀리에 처리하기 위해 온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테이크를 향한 싸움은 쉽진 않을 것이다. 경쟁 업체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사실, 어디까지가 전선인지도 불분명할 정도로 시장은 복마전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기본기’의 중요함이다. 특히, 올해 들어설 새로운 정권의 미디어 거버넌스 수립에 케이블TV의 정책적 중요성과 기본기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르면 올 상반기에 들어설 차기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깡그리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 혁신해야 할 대상 정도로 취급 받았던 서비스들도 그 의미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넷플릭스는 아직 대세라고 하기 힘들다. 게다가 복스(VOX)의 문화 에디터인 토드 반더웨프의 분석대로 ‘OTT사업자는 콘텐트 수급 비용의 문제로 스트리밍 전쟁에서 결국 패할지도 모른다.( Netflix or Hulu won’t win the streaming wars. Your cable company will.)‘ 그러나 OTT와의 싸움 이후의 미디어 시장은 이전과는 아주 많이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20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가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띤 취임사를 펼치고 있다. ©AFP=뉴스1

한편, 지난 20일(현지시간) 문제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취임 일성은 예상했다시피 ‘오로지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다. 트럼프 백악관이 밝힌 6대 국정 기조는 미국 우선 에니지 계획, 미국 우선 외교 정책, 일자리 회복과 성장, 미 군사력 재건, 법질서 회복, 미국인들을 위한 무역협정이다. 이전 오바마 행정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트럼프의 취임은 미국 방송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미 트럼프는 지난해 선거전에서 'AT&T의 타임워너‘ 인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게다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우선시하는 트럼트가 경쟁 제한성이 큰 빅딜을 그냥 두고 볼지는 미지수다.

넷플릭스도 도널드 트럼프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더 위대한 미국’을 외치고 도널드 트럼프는 미디어 산업도 철저히 강자의 편이다. 여기서 강자는 미국 현지에 투자하는 고용을 하는 사업자다. 이런 점에서 망중립성에 대한 넷플릭스의 속내는 어지럽다. 트럼프는 넷플릭스는 프리 라이더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넷플릭스는 망중립성에 대한 트럼프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망중립성 정책이 변경될 경우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망중립성 정책이 넷플릭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지켜볼 일이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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