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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3에서 발견한 7대 메가트렌드The Future is here, It’s not widely distributed yet
손재권 스탠포드대 방문연구원(매일경제 기자) | 승인 2013.01.25 18:11

   
▲ 인산인해를 이룬 CES 2013 전시장 입구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The Future is here, It’s not widely distributed yet)"
미래학자 윌리엄 깁슨이 한 말이다. 이 말은 언론학자들 사이에서 미래는 상상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지금 이미 와 있다는 의미로 회자된 말이었다. 그러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사용해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지난 1월 8일부터 4일동안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 Consumer Electronic Show)에 취재를 다녀와서 이 문구가 다시 떠올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4K HD TV, 커넥티드 자동차, 휘는 디스플레이 등 CES에 전시된 약 2만여개의 신제품들은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며 모두 미래를 지향하고 있었다. 이들 제품중 일부는 현재 미국 시장에, 일부 선진 시장에 판매되고 있으며 늦어도 대부분 1~2년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이 제품은) 세상을 바꾼다"고 외쳤다. 하지만 실제로 시장과 세상을 바꾸는 제품은 이 전시장에 선보인 제품중에 한두개에 불과하다. 한두개라도 좋다.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말이다.

   
▲ 컨퍼런스에 참석한 삼성전자 스테판 우 사장(우측)과 빌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CES 등 주요 전시회를 몇년째 취재하다 보니 몇가지 메가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는 산업의 흐름이 옮겨가서 돌아올 수 없는 지점(The Point of no return)을 건넜다는 것을 느꼈다.

CES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산업의 변화를 빨리 읽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속도'의 차이는 생멸로 직결된다. 스마트폰 쉬프트에 빨리 대응한 삼성은 살아서 시장을 넓히고 있고 그렇지 못한 노키아, 블랙베리 등은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살고 싶다면 메가트렌드에 빠른 스피드로 대응해야 한다. 그 것이 이번 CES가 준 가장 큰 교훈일 것이다.

1. Connected Everything
CES2013에서는 TV, 모바일기기 외에 자동차, 오디오는 물론 침대, 시계까지 다양한 커넥티드 기기가 선보였다. 지난해까지 '연결성'을 보여주는데 치중했다면 올해는 연결 이후에 어떤 '가치'와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역력했음. 이 숙제를 풀어내는 기업이 '연결된'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제품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2. After Mobile Big Bang
아이폰, 아이패드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갤럭시가 맞장을 뜬 2010년 이후 2년간은 산업 재편기(빅뱅) 였다. 모바일 기기와 PC 생태계 그리고 그 사이에 어정쩡하게 위치한 가전 산업이 혼재했다. 2013년 CES는 빅뱅 이후 어떤 모습인가를 보여줬다. 한마디로 모바일이 지배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큰 전시장을 차지하던 MS, 노키아, 모토롤라, 블랙베리가 전시를 하지 않았다. CES에서 철수한 것. 하지만 CES2013은 사상 최대 관람객과 업체수를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기존 대기업을 대신해서 작은 기업들과 중국 기업들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 CES 2013 LG전자 부스 입구 모습

3. PC의 미래는 없다.
2005년 CES의 주인공은 PC와 홈시어터였다. 소니, 삼성, LG 등은 경쟁적으로 홈시어터를 내놨으며 거의 처음 대중에 선보인 블루레이는 DVD를 대체할 미래 비디오 재생장치인 것 같았다. 하지만 7년만에 모두 전시장에서 사라졌다. 이뿐만 아니다. 피처폰, 모바일PC, 데스크톱 프린터, LCD TV, DVD, 네비게이션, 홈오디오 등도 사라졌다. 대신 스마트폰, 태블릿 악세서리와 주변기기만 넘쳐났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PC는 물론 향후 소비자 가전까지 대체할 것이다.

4. 디지털 씽스(Digital Things)
포크와 숫가락이 디지털 기기가 될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 CES2013에서 '하피포크(Hapifork)'란 제품이 화제가 됐다. 포크에 센서가 내장 돼 있어서 포크를 사용하는 사람의 식사 속도와 포크 사용 횟수 등을 감지해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식사를 빨리하면 진동이 울려서 경고를 보낸다. 폭식을 막아주는 기기다. 아이베드(iBed)란 제품도 인기를 끌었다. 침대에 센서가 달려 있어서 잠을 자고 나면 자면서 얼마나 움직였는지 숙면을 취했는지 여부를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커넥티드 시계도 많은 업체들이 들고 나왔다. 지난해에는 이런 제품이 거의 시제품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폭발' 수준으로 많이 등장했다. 아이디어 싸움이다. 이 중 몇몇 제품은 크게 성장할 제목이 될 것이다. 디지털 씽스'는 대부분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동시켜서 디지털 씽스에서 나오는 정보를 수집하고 기록한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씽스 앱이 연결되면 못하는 것이 없어진다. 무인항공기를 운전하기도 하고 밖에서 집 안의 온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은 점차 삶의 리모트콘트롤이 되고 있는 셈이다.

5. 커넥티드 자동차
올해 커넥티드 자동차를 보고 굉장히 놀랐다. 전자산업보다 더 빠르게 진화한 산업이 바로 '자동차'임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들은 거의 상용화 직전의 커넥티드 자동차를 전시했다. 특히 포드는 올해 7년째 CES에 참여했다. 7년전에는 "포드도 있네.."라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경쟁사가 각기 다른 개념의 커넥티드 자동차를 들고 나와 노스홀(NorthHall)은 사실상 '오토쇼' 분위기였다.중요한 것은 이들이 컨셉카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실제 테스트를 진행해보거나(아우디) 도로에 달리고 있는 자동차(테슬라)도 전시됐다.
커넥티드 자동차가 중요한 것은 "왜 연결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이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차는 운전자를 편하게 해줘서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도로에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서 기름 값도 적게 든다. 전기차와 결합하기 때문에 미래 운송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6. 나. 디지털
역시 '인간'이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몸(Human Body)이 디지털 레볼루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아왔다. 디지털 기기는 사람의 눈, 귀, 입은 물론 감각까지 닮아가려 하고 있다. 사람들은 점점 인간의 모습을 닮아 목소리를 알아듣고 움직임을 따라가며 속마음을 알아차리는 기기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음성인식이 적용된 리모콘이 나오고 동작을 인식하는 TV가 나오고 있으며 내가 보고 싶어하는 방송을 미리 알고 추천해주는 기기가 등장했다.
헬스케어 제품도 다수 나왔다. 심박동, 당뇨체크는 기본이 됐다. 디지털 헬스는 차세대 '금맥'이 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구글 안경' 등 웨어러블 컴퓨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사람의 몸과 관련 돼 있다. 복잡한 기기를 들고 다니기보다 내장된다면 더 편리할 것이다.

7. 글로벌 산업의 델화
Dell-ification(델리피케이션, 델화)는 PC 시대 글로벌 공급체제를 만들었던 '델'의 혁신 방식을 본딴 말이다. 델은 미국에서 PC를 판매하지만 제조는 중국, 부품은 대만과 한국, 콜센터는 인도, OS는 미국(MS)에서 공급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잘 하는 파트를 효율적으로 묶어서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고 경쟁력있는 PC를 만들어 한때 세계를 제패했다. 물론 모바일이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델의 위상은 추락했지만 델의 글로벌 소싱 방식은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대륙별로 각자 가장 잘하는 부분의 능력이 극대화됐다. 북미는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고 운영체제(OS)와 플랫폼 기업(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만 살아남게 됐다.
아시아는 확실한 글로벌 제조업의 전진기지가 됐다. 아시아는 '생산기지'에서 '혁신기지'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의 혁신 기지로 자리잡았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서려는 욕심과 능력을 드러냈다. 침체를 거듭하던 일본 기업은 대만과 손잡고 한국 기업에 복수의 칼을 갈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럽은 서비스, 디자인이 경쟁력이 높아졌다. EU 통합 20년 만에 서비스 장벽이 완전히 무너져서 같은 대륙, 다른 언어, 다른 인종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와 디자인은 상당히 경쟁력을 갖췄고 세계적인 통신서비스 기업과 디자인 기업들을 배출하고 있다.
혁신 제조 능력은 '커넥티드' 시대에 기회가 더 많아 보인다. 수많은 커넥티드 디바이스, 디지털 씽스는 아시아에서(특히 중국에서) 제조된다. 모두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만들 필요는 없다. 이미 경쟁이 심하다.
커넥티드 현상의 심화로 앞으로 수많은 '디지털 씽스'가 등장할 것이다. 미국 기업과 대학으로부터 'OS 및 플랫폼'을 소싱하고 유럽 기업과 대학에서 서비스와 디자인 능력을 배우면 커넥티드 시대를 지배하는 기업은 미국과 유럽이 아닌 한국에서 태어날 수 있다. '두뇌없는 손(단순 OEM)'이 아니라 '10개의 손가락에 각각 뇌가 달린' 새로운 괴물 기업들이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손재권 스탠포드대 방문연구원(매일경제 기자)  jackay21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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