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17.5.28 일 11:27
HOME 오피니언&인터뷰 미디어 인사이드
'팡'이 TV를 죽인다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7.04.21 16:20

미디어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팡(FANG)이란 다름 아닌 (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YouTube))을 통칭해 부르는 신조어. IT기업이지만 최근 미디어 시장에서 급속히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사업자들이다. 실제, 미디어 시장에서 이들 사업자의 역할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크다. 보조적인 역할을 뛰어넘어 최근엔 실시간 스포츠 중계 시장까지 뛰어들었다. 이 중 OTT사업자인 아마존프라임이나 유튜브TV의 움직임이 무섭다. FANG이 TV의 전통적 영역까지 장악할 것인가.

'FANG'은 최근 미디어시장에서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Facebook, Amazon, Netflix, Google를 부르는 신조어다

 

◇ TV플랫폼은 움직이는 거야

이 중 최근 유튜브TV의 상승세가 무섭다. 유튜브TV는 전통적인 MVPD가 담당했던 방송 콘텐트 편성 및 분배 업무(시청자에게 전달)까지 담당하고 있다. 사실상 TV플랫폼인 셈이다. 실시간 방송과는 다른 영역이지만 그 차이는 큰 의미는 없다. 이미 전통적인 방송의 의미는 변하고 있고 시청자들의 시청 트렌드도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시장 분석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 VOD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2016년 기준, 넷플릭스의 VOD이용자는 1억2800만 명의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비해 7%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아마존과 훌루의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OTT 이용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조사 분석 업체에 따르면 오는 2020년 넷플릭스 가입자는 1억 39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마존프라임의 경우 9650만 명, 훌루는 가입자가 3580만 명에 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3개 업체의 가입자를 합칠 경우 3억 명에 육박한다. 이 정도는 보조적인 역할을 넘어 전체 유료 방송 시장을 흔들 수 있는 규모다.

월가는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넷플릭스 이용자는 미국과 해외에서 모두 증가하고 있다. 가입자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다름 아닌 오리지널 콘텐트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트 확대는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드라마에서부터 일본 만화 원작까지 다양하다. 이와 관련 오는 8월 넷플릭스는 제임스 카메런 감독이 제작을 맡은 데스노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넷플릭스는 서비스하는 콘텐트의 질도 높이고 있다. 작은 스크린에 서비스되는 콘텐트의 화질을 높이기 위해 HDR급 콘텐트의 양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이 덕분에 미국 넷플릭스 가입자들은 하루 평균 73분가량을 넷플릭스 콘텐트를 시청하는데 쓰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TV를 통해 콘텐트를 보는 시청자가 많지만 말이다.

 

 

◇ 5.9 ‘장미대선’, 설레는 두려움

팡(FANG)이 TV플랫폼의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현상은 국내라고 예외는 아니다. 국내 방송 시장에서 이들 플랫폼은 이미 주요 시청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오히려 요즘엔 팡을 겨냥한 전용 콘텐트도 나오기도 한다. 시청자들도 이미 팡에 익숙해졌다. 광고 시장도 팡을 주요 플랫폼으로 인지하고 서서히 이동 중이다.

국내 방송 콘텐트 시장에서 팡은 이미 큰 손이다. 각 방송사들은 팡에 공급할 콘텐트를 생산하기 위한 조직을 별도 운영 중이다. 디지털 뉴스룸 등 이름도 각각인데 결국 ‘디지털 콘텐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JTBC는 페이스북 '대통령 선거방송, 위대한 국민 챌린지' 동영상 포스팅을 통해 대선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출처=JTBC 페이스북 캡쳐)

오는 5월 9일 열리는 대통령 선거(대선)에도 팡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에선 JTBC, SBS 등 거의 모든 방송사들이 TV리포트를 포스팅하는 것을 넘어 ‘페이스북 라이브’와 같은 온라인 전용 방송을 하고 있다. 요즘 페이스북 라이브는 실제 TV보다 더 생생하다. 화면은 거칠지만 그야말로 날 것의 대화가 오간다.

해외에서도 선거 방송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한국에선 SBS와 손 잡았다. 페이스북에 쌓인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신 개념 선거 방송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지켜볼 일이다.

특히, 한국형 SNS플랫폼인 카카오톡에서의 경쟁이 치열하다. 당초 카카오톡은 특정 방송사와의 독점 계약을 추진했으나 카카오를 향한 언론사들의 구애가 뜨거워 결국 원하는 모든 곳과 같이 가기로 했다. 그러나 서비스의 질이나 양은 차별서이 존재한다. 일부 언론사들은 카카오톡을 통한 각 후보들의 공약 ‘팩트 체크’를 진행하기도 한다. 카카오톡으로 각종 질문들은 제보 받아 진행하는데 이를 방송으로도 활용해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 ‘팡’ 정말 플랫폼을 좀먹는 곰팡이 인가

팡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면 정말 ‘팡’이 플랫폼을 죽이고 있는 것일까? 몸에 생긴 곰팡이처럼 말이다. 팡이 플랫폼을 위협하는 것은 맞지만 ‘팡 때문에 플랫폼’이 죽는다는 것은 정답은 아니다. 어떤 측면에선 팡은 플랫폼에 유익하기도 하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팡들은 기존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힘들지만 가야할 긍정적 진화 상태를 보여준다. 유익한 곰팡이, 발효군이 훌륭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팡이 세상을 지배할지, 아니면 기존 방송 사업자들이 역전 드라마를 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런 점에선 IPTV도 비교적 신생이긴 하지만 뉴미디어라기 보단 전통 미디어로 분류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상파 방송, 케이블TV, IPTV 사업자들도 시작 당시에는 아날로그 시대 지배적 사업자들을 밀어내며 성장해왔다는 것이다. 시대가 지났을 뿐 변한 것은 없다.

이 지점에서 팡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살아남느냐 죽느냐. 어떤 서비스를 내놓는냐에 달려있다. 독자(혹은 시청자, 이용자)가 하루 종일 어디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초기에 그랬든 말이다.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더욱 그렇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드라마에 나오는 명대사다. ‘다들 마음을 바꾸니까 세상이 안 바뀌는 것이다. 지금은 누구에겐 아주 긴 시간이다.’ 변심(變心)은 초심(初心)에 대한 이야기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