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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도 3.1운동'을 아십니까?2017년 1/4분기 지역채널 우수프로그램 보도분야 수상작 <잊혀진 역사, 뚝도3.1운동>
티브로드 광진성동방송 임세혁 취재기자 | 승인 2017.05.04 15:07
티브로드 광진성동방송 임세혁 기자

'뚝도 3.1운동'처럼 큰 의미가 있는 역사지만 제대로 기록되지 못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진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잊혀진 지역의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발품을 팔며 노력해 보도하는 일. 지역 방송만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  '잊혀진 역사 뚝도 3.1 만세운동'  취재기 중  -

 

 

성동구 출입기자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도 몰랐던 ‘뚝도 3.1운동’에 대해 알게 됐다. 7, 8년 전부터 알고 지냈던 한 주민의 제보전화가 시작이었다. 과거 성동구 주민 몇몇이 지역역사 발굴을 위한 ‘성동역사문화연구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는 내용을 취재 보도한 적이 있었다. 그때 연구회 회원 중 한분이 나를 잊지 않고 연락을 해준 것이었다.

“기자님, 뚝도에서 3.1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아세요?"

성동역사문화연구회가 뚝도에서 대규모 3.1운동이 있었다는 소문을 추적해 수개월간 조사작업을 벌여왔는데, 그 성과물이 조그마한 책자로 나왔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막상 발굴연구결과가 나왔는데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어서요. 그래서 기자님께 연락드리면 보도라도 해주실까 해서요”

왜 그런지 이해할 법도 했다. 전문가도 아닌 몇몇 주민이 모여 진행해온 연구 활동의 결과에 대해, 무시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일 시간되세요? 일단 찾아뵐게요.”

지역 취재기자인 나를 잊지 않고 연락을 준 그 자체가 고맙다는 생각에 일단 찾아뵙기로 했다. 기사거리가 되든 그렇지 않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뚝도 3.1운동 연구결과물은 실로 놀라웠다. 비록 몇 페이지 안되는 소책자였지만 ‘뚝도 3.1운동’을 증명하는 자료들이 충실히 담겨있었다. 내가 10년 가까이 담당하고 있는 성동구에서 이런 역사적 사실이 있었다니... 지역 담당취재기자로서, 나아가 성동구에 살고 있는 구민으로서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지역의 잊혀진 역사를 시청자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

때마침 우리 티브로드 서울보도국에서는 2017년을 맞이해 연중기획으로 서울 각 지역의 잊혀진 역사를 재조명하는 ‘서울실록’이라는 코너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취재회의를 통해 그 첫 기사를 담당할 4명의 팀을 정하고 취재를 시작했다. 혹시나 모르므로 연구회의 조사결과를 검증하는 작업에서부터, 사진자료를 모아 분류하고 관련 현장을 촬영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가장 큰 난관은 뚝도 3.1운동을 증언해줄 주민을 섭외하는 일이었다. 증언해주는 사람의 인터뷰가 있고 없고의 차이에 따라 리포트의 질이 달라질 것이 분명했다.

 

5시간의 긴 잠복근무 끝에, 뚝도 3.1운동에 대해 생생하게 말씀해주신 이정필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연구회와 성수동 주민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보니 인터뷰를 해 줄만한 사람이 딱 한명 있었다. 아버지로부터 들은 뚝도 3.1운동 이야기를 종종 자랑하듯 말하고 다녔다는 성수동 5대째 토박이 이정필 할아버지(81세)다. 직업상 워낙 집에 잘 들어오지 않는 터라, 이웃들조차 얼굴 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휴대폰마저 갖고 있지 않은 분이어서 연락은 꿈도 못 꿨다. 리포트 방송날짜는 3, 4일 앞으로 다가왔고 시간은 없는 터라, 동료인 노영근 카메라 기자와 함께 무작정 잠복근무(?)를 하기로 했다. 할아버지 집 앞에 취재차량을 대고 기약 없이 기다리기로 한 것이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나. 잠복취재로 기다린 첫날 5시간여 만에 밤늦게 집에 들르시는 할아버지를 만났고, 방송 출연을 체질적으로 싫어한다며 인터뷰를 거절하시기에 설득에 설득을 거쳐 겨우겨우 할아버지의 인터뷰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그때의 쾌감과 보람이란 말로 설명키 힘들다. 신입기자로 24시간 경찰서 출입을 했던 기억이 저절로 떠올려 졌다. 인터뷰 하나를 따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신입시절의 간절한 마음이 떠올랐고, 기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잊혀진 역사 뚝도 3.1 만세운동, 재조명 필요’ 보도는 카메라 기자의 정성스런 편집을 거쳐 방송을 탔고, 이를 시청한 주민들로부터 “잘 봤다”, “우리 마을에 이런 일이 있었느냐, 알려줘서 고맙고 자랑스럽다.”는 등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 호응에 힘입어 1/4분기 한국케이블협회 우수프로그램 공모 보도부문에 응모했고, 좋은 결과도 얻게 됐다. 연속보도의 뒷부분을 책임지기 위해 빗속에서 취재·촬영하며 함께 애써준 이재호, 반태현 기자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뚝도 3.1운동처럼 큰 의미가 있는 실제 역사지만 제대로 기록되지 못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진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또, 그런 잊혀진 역사를 발굴해 보도하는 일은 앞으로도 얼마나 힘들면서도 값진 일일 것인가. 그런 잊혀진 지역의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발품을 팔며 노력해 보도하는 일... 지역 방송만이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이 취재 후일담을 쓰는 나는 지금도 또 가정의 달과 어린이날을 맞아 보도할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숨겨진 역사’ 보도에 매달리고 있다.

 

티브로드 광진성동방송 임세혁 취재기자  news775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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