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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고픈 그대를 보면서
우은환(TV끼고 사는 여자) | 승인 2017.05.16 09:45

서인국, 허각, 울랄라세션, 로이킴, 곽진언, 버스커버스커, 존박, 딕펑스. 이들의 공통점은 「슈퍼스타 K」(Mnet)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이 낯설던 2009년 어느 날 「슈퍼스타 K」가 첫 선을 보였을 때 「전국노래자랑」(KBS)의 신세대 버전이 아닌가 싶었다. 지금과 달리 노래를 좋아하는, 자신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대규모 장기 자랑을 하는 듯 했으니 그런 생각을 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슈퍼스타 K」가 ‘슈스케’라는 별칭으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되는 동안 오디션 프로그램은 인기 장르가 되었고, 유사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했다. 「K팝스타」(SBS), 「위대한 탄생」(MBC), 「탑밴드」(KBS), 「쇼미더 머니」(Mnet), 「트로트 엑스」(Mnet) 등 오디션과 서바이벌이라는 컨셉은 무한 변주되며 변신을 거듭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관문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에서 ‘오디션’은 당연했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에서 ‘서바이벌’은 냉혹했다.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정통 계보를 잇는 「프로듀스 101」(Mnet) 시즌2는 요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위와 하위 등급의 차별, 연습생 방송 분량 차이, 중도 하차, SNS 사용 논란, 소속사의 입김 투표를 위한 ‘중국내 인터넷 ID 불법 매매 의혹’까지 다양하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건 「프로듀스 101」 시즌2가 그만큼 화제의 중심에 있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프로듀스 101」 시즌1은 걸그룹 I.O.I.을 탄생시켰다. 시즌2는 보이그룹이다. 진행자도 장근석에서 보아로 바뀌었다. 특히 보아는 연습생 출신의 글로벌 가수로 참가자들에 대한 이해가 남달랐다. 50여개 엔터테인먼트 회사 소속 연습생 101명의 첫 무대는 ‘나야 나 (Pick Me)’였다. 마치 인생 정점에 오른 사람처럼 그들은 모든 열정을 다해 최고의 무대를 만들었다.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외치는 그들은 노래와 춤 이외는 어떤 것도 꿈꿔본 적 없는 사람들 같았다.

참가자 평균 연령 21.8세. 가장 어린 참가자가 15세, 가장 나이 많은 참가자는 30세다. 1988년생인 그에게 보이그룹이란 이름은 어색했고 그만큼 도전은 무모해 보였지만 노래를 포기할 수 없는 그의 마음만은 이해할 수 있었다. 연습생 평균 연습 기간은 2년 6개월. 길게는 9년, 짧게는 2개월이니 실력이나 퍼포먼스결과는 당연히 천차만별이다. 이들 중 눈길을 끈 연습생은 이미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으나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온 4명이었다. 이미 팬을 갖고 있었기에 그들의 참가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걸어갔던 길을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은 오죽했겠는가.

맞춤 훈련을 기본으로 하는 「프로듀스 101」은 연습생을 A부터 F까지 5개 등급으로 나눈다. 보컬, 랩, 댄스로 나뉘어진 트레이너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한껏 선보이며 나름 자신의 등급을 장담했겠지만 평가는 냉정했다. 문제는 지금의 등급이 아니라 내일의 등급이다. 트레이너들의 훈련은 혹독했다. 날카로운 지적 앞에 변명을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연습생들의 발전에 가장 뜨거운 응원과 환호로 답했다.

사실 누가 최종 11명에 선정될 것인 지는 덜 궁금하다. 그보다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그들의 일상이 보고 싶었다. 솔로 가수가 아니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팀웍. 서로의 의견을 듣고 토론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오해와 이해, 시기와 질투는 끊임없이 반복됐다. 때로는 이기심이 고개를 들었고, 조절되지 않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인내심을 꼭 잡고 있어야했다. 누구는 팀에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부상투혼을 발휘하는가 하면 누구는 왜 참가했나 싶을 만큼 건성건성하기도 했다.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삶의 모든 모습이 그 안에 있었다.

「프로듀스 101」은 보이 그룹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꿈꾸는 소년들의 성장 이야기이다. 오늘과 다른 내가 되어가는 그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프로듀스 101」은 즐길 가치가 있다.

 

 

우은환(TV끼고 사는 여자)  tigerheeh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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