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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캐스트의 외로운 약진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7.05.25 16:34

유료 방송 사업자의 위기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분기 OTT사업자를 제외한 유료 방송 서비스 회사들의 가입자 감소가 이어졌다. AT&T는 후불 요금제 고객 등이 떠나면서 26만 6000명이 서비스를 해지했다. 특히, 케이블TV로부터의 시청자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주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알티스가 케이블비전을 인수해 탄생한 미국 4위의 케이블TV SO, 알티스USA는 지난 1분기, 3만5000명의 가입자를 잃었다. 컴캐스트만이 지난 1분기 가입자가 감소하지 않은 유일한 유료 방송 사업자(the only top U.S. pay-TV operator not to lose video customers)였을 정도다. 컴캐트의 경우 대형 이벤트나 주요 이슈에 대해 유연하게 콘텐트를 제공할 수 있는 ‘X1 platform’이 성공적이라고 평가 받지만 ‘모바일 only'시대, 그 영광이 언제까지 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료 방송의 위기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시청 습관의 변화에 그 원인이 있다. 현재 TV 플랫폼은 2.0을 넘어 3.0으로 전화 중이다. 2.0이 디지털이 핵심이었다면 3.0 시대엔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콘텐트의 확장성이 중심이다. 과거,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TV쇼는 시청자가 1억 명 정도였다. 그러나 유튜브 시대엔 인기 있는 TV쇼는 최소 3억 명 이상이 본다. 콘텐트의 사회적 가치가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만나면서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The cultural value of content is clearly far greater than the ratings suggest.)

이에 대해 일부 사회학자들은 유튜브의 성공에 대해 'TV 시장에서의 민주주의가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콘텐트 사업자들이 플랫폼에 좌우 받지 않고 시청자(혹은 독자)를 만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위기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물론 유튜브, 페이스북, 스냅챗 등이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새로운 미디어 권력의 탄생은 시간문제다. 지금은 뉴미디어 플랫폼들이 각자의 차별화된 콘셉트로 경쟁하고 있지만 언젠간 춘추전국 시대가 끝날 것이다.

TV 3.0시대, TV콘텐트는 이미 TV를 넘어서고 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요즘 시청자들은 어떤 것을, 어디서나, 언제나, 어떤 디바이스에 개의치 않고 콘텐트를 접한다. 누구에겐 위기지만 다른 진영에겐 소름끼치는 기회다. 광고주들도 TV아닌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이주를 시작했고 이젠 정착 단계다. 이는 선형적인 변화가 아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새로운 소비자와의 계약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한 대중문화 비평지가 TV시대의 종언을 선언하며 언급한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방송 개혁은?

TV에 종속됐던 콘텐트는 독립을 시작했다. 모바일 시대, 이는 거스를 수도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콘텐트의 독립은 묘하게 오버랩된다.

미디어 산업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시각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회 각계의 적폐 청산에 나서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방송계 적폐 청산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공언하고 나섰다.이와 관련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 대표는 지난 19일 회동에서 ‘검찰 개혁, 국정원 개혁, 방송 개혁을 국회에서 논의한다“고 합의했다. 검찰과 국정원 개혁이 시작됐으니 다음 타깃은 방송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문재인 정부의 방송 개혁 방향은 단순하다. 바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MBC와 KBS 등 공영방송의 이사진 구성을(정확히 말해 여야 추천 구도) 바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다. 물론 방송 개혁은 검찰이나 국정원처럼 속도감을 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특성상 대통령의 업무 지시나 인사권을 남용할 경우 큰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 후보 시절, MBC 주관 토론회에서 "미안하지만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언급한 것을 상기하면, 공영방송을 어떤 식으로든(?) 개혁하겠다는 의지는 강력해 보인다.

개인적으론 문재인 정부의 방송 개혁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번엔 적폐를 해소할 적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에 아쉬움도 많다. 지상파 이외 케이블TV 등 다른 방송 산업에 대한 발전 로드맵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미디어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은 전무하다는 점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TV 시장은 이미 콘텐트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고 더 이상 지상파, 케이블, 종편, 공·민영 방송 등 전통적인 잣대로는 규제든 진흥이든 할 수 없다. 시청자들은 이미 TV콘텐트를 TV가 아닌 플랫폼으로 보는데 익숙하다.

유료 방송은 이미 우리 방송 산업에서 중심축을 담당한지 오래다. 따라서 한국 방송 시장을 개혁하기 위해선 유료 방송 시장에 대한 지원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런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방송 시장 개혁을 좀 더 넒은 廣義로 볼 필요가 있다. 지상파와 동시에 유료 방송의 적폐들을 개혁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혹은 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맹아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방송 플랫폼 단위가 아닌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평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 큰 개념의 방송 적폐 해소 관점에서 지역 방송도 문재인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축이다. 지역 케이블 및 지역 민방은 지역 문화 발전 이라는 존재 의미가 분명하지만 그동안 경제 논리에 묻혀 소외돼 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역 방송을 이제 중앙 무대로 커밍아웃 시킬 필요가 있다. 지역 방송 발전이나 4차 산업(실체가 아직 모호하지만) 관점에서도 케이블TV 등 우리나라 유료 방송 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사진설명] 지난 19일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세미나에서 충남대 김재영 교수가 발제하고있다.

지역 방송에 대한 육성은 ‘국토 균형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지역 방송은 지역민 방송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신문이나 영화보다도 공적 성격이 더 강하다는 의견도 많다. 방송 시장 적폐 중 하나는 ‘지나치게 중앙 집중화된 방송’일 수도 있다. 충남대학교 김재영 교수는 지난 19일 제주도에서 열린 언론학회 세미나에서 “지역 밀착형 서비스로 지역 채널의 가치는 유효하다”며 “지역성을 어떻게 작동케 할 것인지에 대한 지원이나 탐색 필요성은 여전하다”고 언급했다. 우리 동네 히어로가 더 강한 힘을 가지길 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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