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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콘텐트 중심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7.06.01 14:27

KBS·MBC·SBS 등 지상파3사가 31일 새벽 5시, 수도권 지역 초고화질(UHD) 본방송을 일제히 시작했다. 지상파 3사가 UHD 방송을 시작한 지금은 2015년 7월 700㎒ 주파수를 배분 받은 지 2년여 만이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은커녕 논란이 더 많다. 당장 UHD방송의 수혜를 입을 시청자들이 거의 없다. 전 국민의 97% 이상이 유료방송을 보는 현실에서 지상파 직접 수신을 통한 'UHD 방송' 시청은 공중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라고 부르긴 힘들다.

지상파 UHD방송의 문제점은 어려가지 있겠지만 ‘늦어진 표준’ 탓이 크다. 현재 직접 수신을 통해 UHD 방송을 보려면 미국 방식(ATSC 3.0) UHD TV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방식 UHD TV 신제품은 연초 출시돼 보급대수가 거의 미미한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100대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듯, 당분간 지상파 UHD는 조롱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다고 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얻는 게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대표적인 이득은 플랫폼 지위의 회복, 직접 수신률 확대, 중간광고 등 규제 완화 등이다.

 

◇플랫폼 지위를 회복한 ‘지상파 방송’

지난 31일(수) 일산 킨텍스에서 지상파UHD 개국을 축하하는 축하쇼가 개최됐다.

지상파 방송은 지난 2000년대 초 디지털 전환 이후 IPTV, 케이블TV 등에 밀려 방송 플랫폼지위를 내려놨다. 심지어 직접 수신율이 한 자리수로 낮아지고 종편 등과 경쟁하며 콘텐트 사업자(CP)의 위치로 전략했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린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번 UHD방송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멀티 플랫폼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UHD방송이 IP서비스와 만나면서 다채널 서비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상파 UHD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들은 실시간 UHD채널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송서비스로 TV에 인터넷이 연결되면 IP 방식 기반의 다양한 양방향 방송도 즐길 수 있다. 통상 한 방송사 당 3개 채널 정도가 나오는데 1개 채널은 UHD실시간 방송이 전송되고 2개 채널은 인터넷 기반으로 드라마, 스포츠 등 PP채널이 송출되는 식이다. 지상파 방송사 3사는 이를 부가 채널에 자사의 OTT 서비스 푹 등을 전송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지상파 방송 3사의 경우 각 방송사 당 2~3개 채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총 9개 채널인데 기존 HD채널과 같은 실시간 채널 3개를 제외하고도 콘텐트를 추가로 전송할 수 있는 창구가 6개나 생기는 셈이다. 이럴 경우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유료 방송을 시청하지 않는 가구가 생길 수도 있다.

정부도 UHD 방송을 허가한 이유에 대해 유료방송 일색인 방송환경에 지상파를 중심으로 한 보편적 무료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직접 수신율, 30%대 확보?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이 4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관악산 송신소에서 민성기 KBS 관악송신소장으로부터 지상파 UHDTV 수도권 본방송 관련 진행상황을 듣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2017.5.4/뉴스1

지상파 방송 3사는 지상파 UHD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간단한 실내 안테나만으로도 4배 이상의 초고화질 영상이 안정적으로 수신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단계적으로 스마트 인터넷 서비스와의 조합을 통해 최첨단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해질 예정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를 앞세워 지상파 방송사들은 5% 아래로 떨어진 직접 수신율을 회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떨어진 직접 수신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이 직접 수신율을 30% 수준(10가구 중 3가구)으로만 상승시켜도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상파의 직접 수신율 확대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말 그대로 직접 수신율 확대는 단순히 숫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상파-플랫폼-유료 방송’의 고전적 미디어 층위를 고착화시키고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의 위상을 유지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미디어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상파의 직접 수신율이 30% 가량 되면 ‘TV를 통해 지상파를 직접 보는 가구만 730만 가구’에 달한다는 의미가 된다. 반대로 유료 방송의 경우 가입자 감소에 직면할 것이 뻔한데 이 경우 ‘영향력 감소’와 ‘광고 단가’ 하락이 예상된다.

 

◇지상파UHD시대, 시청자들은 행복할까?

지상파 UHD방송은 새로운 서비스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시청자들의 ‘시청 복지 차원’에서 UHD방송의 의미는 크다. 화질 개선과 함께 IP기반의 방송 콘텐트가 활성화될 경우 관련 산업도 커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대 다수가 최대 행복’을 누리기 위해선 UHD를 지원하되 그 효과가 지상파 등 특정 사업자에만 머무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원을 다변화’ 시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과 함께 절대 다수의 시청자가 몰려 있는 유료 방송 가입자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파수를 배분한 지상파와 함께 케이블TV, IPTV 등에도 정부의 규제 완화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UHD콘텐트에 대한 지원이다. 이는 UHD시장 활성화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볼만한 UHD콘텐트가 늘어날 경우 시청 복지는 그만큼 넓어진다. 게다가 콘텐트 제작을 정부가 지원하는 문제는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라는 관점도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어쨌든 시청자들이 UHD콘텐트를 보고 그 장점을 느끼게 하면 되지 않는가? UHD콘텐트를 만들고 만들 의지가 있는 사업자들에게 정부의 지원은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 콘텐트 제작 활성화를 통해 UHD 시장 확대를 기대해야 한다. 정부의 규제에 대한 기회는 평등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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