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20.10.22 목 16:45
HOME 오피니언&인터뷰 미디어 인사이드
두 거인의 시작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7.06.15 17:08

최근 미디어 사업자들의 변신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한 해의 반환점을 도는 6월, 두 미디어 거인의 새로운 시작이 눈에 띈다. 바로 애플과 아마존이 그 주인공이다. 애플은 콘텐트 사업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고 아마존은 TV플랫폼에서의 새로운 룰을 제시하고 나섰다.

이 거인의 택한 성공은 방정식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미디어 시장의 새판 짜기’ 어떤 거인의 도박이 성공할 것인가. 지금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2017년은 분명, 미디어 업계가 새롭게 재편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사물 인터넷으로 시작해 결국 콘텐트로 그 이야기는 수렴한다.

 

◇ 애플 is 리얼리티

그 말도 많던 애플의 콘텐트 시장 공략 전략이 공개됐다. 애플이 만든 오리지널 TV시리즈물이 드디어 발표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애플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유명 영화배우·가수·기업가가 짝을 지어 앱을 만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플래닛 오브 디 앱스'(Planet of the Apps)를 공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개의 에피소드로 되어 있는 '플래닛 오브 디 앱스'는 흡사 ‘ 동명의 영화 ’혹성 탈출‘의 패러디처럼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이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 귀네스 팰트로, 래퍼이자 IT 기업인 윌아이엠, 기업가 게리 베이너척 등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애플의 첫 오리지널 콘텐츠 '플래닛 오브 디 앱스'의 심사위원 (왼쪽부터) 제시카 알바, 윌아이엠, 귀네스 팰트로, 게리 베이너척(사진= 유튜브 'Planet of the apps' 캡쳐 )

이 프로그램의 진짜 출연자는 앱 개발자들이다. 앱 개발자들은 셀럽 심사위원 앞에서 자신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의 아이디어를 선보인다. 심사위원들은 이 중에서 가장 뛰어난 개발자를 선정하고 해당 아이디어를 구체회하는 것을 돕는다.

벤처캐피털까지 합세한 이 프로그램은 가장 ‘애플’ 다운 콘텐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플랫닛 오브 앱스’는 애플 뮤직을 통해 매주 한 편씩 방영된다. 애플 뮤직 가입자 수는 현재 2천700만 명. 콘텐트 도달률이 엄청난 것은 물론이고 충성도가 강한 애플 유저들에 ‘애플 오리지널 콘텐트’의 파급 효과는 만만치 않은 전망이다. 게다가 콘텐트의 내용도 신선하지 않은가. 음악, 연기 콘테스트도 아니고 애플리케이션 개발 콘테스트라니.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열광할 애플 유저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 하다.

이것보다 더 주목 받는 것은 애플의 새로운 유통 전략이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3천 만 명에 가까운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이 그동안 유통했던 음악이 아닌 오리지널 콘텐트를 제공하는 것은 넷플릭스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제 넷플릭스와 애플 뮤직을 번갈아 가면 사용했던 ‘콘텐트 해비 유저’들은 애플이 보여줄 콘텐트의 신세계에서 고민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진 넷플릭스가 가진 콘텐트 라인업을 따라오긴 역부족이지만 역전은 어쩌면 시간문제일 수 있다. 애플이 리얼리티 프로그램뿐 아니라 드라마 등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넷플릭스와의 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 아마존 is 알렉사

‘아마존은 케이블TV회사가 알렉사를 사용하길 원한다(Amazon Wants Cable Companies to Use Alexa)’

얼마 전 한 미국의 전문지가 보도한 기사의 제목이다. 아마존도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아마존은 TV를 제어할 수 있는 일명 ‘홈오토메이션 에코’를 발표했다. 아마존의 에코는 알다시피 똑똑한 스피커다. 스피커에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 지능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제품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검색하고 답을 찾아주는 기기다.

알다시피 아마존 에코는 지난 2015년 처음 개발됐다. 이 똑똑한 스피커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도 하고 음악을 틀어주고 심지어 음식물 주문 등 심부름도 해준다. 아마존은 이 기능을 케이블TV에 적용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알렉사’가 케이블TV에 접목될 경우 확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예상은 적중했다. 아마존의 홈오토메이션 에코는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 플랫폼의 셋톱박스와 결합한 형태로 구현된다.

지난 15년도 TV를 제어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음성인식 디바이스 '아마존 에코'(사진=Amazon 홈페이지)

가장 큰 변화는 ‘리모컨 없는 콘텐트 이용’이다. 에코가 탑재된 유료 방송을 사용하는 시청자는 리모컨 없이 ‘HBO 채널을 틀거나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말 한마디로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구글이나 애플의 음성 검색도 ‘포털 등을 통해 원하는 콘텐트를 검색’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여기까진 그리 획기적인 뉴스가 아닐 수 있다. 이미 디시네트웍스, OTT 사업자 등 일부 콘텐트 플랫폼은 관련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알렉사를 통해 구현하려는 ‘음성 제어’는 ‘음성 검색’을 포함하는 상위 개념이다. 미디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홈오토메이션 에코를 통해 아마존은 TV를 리모콘으부터 해방시키려 하고 있다’ 음성으로 채널 검색뿐만 아니라 그동안 리모콘으로 가능했던 모든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기본. 큐레이션 등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트도 선별해주는 등 음성 플랫폼으로의 지위에 올라서길 원하는 것이다.

만약 아마존의 전략이 통할 경우 ‘TV를 본다’는 사회학적 용어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TV를 제어하는 리모컨 보급 이후 TV를 본다는 의미는 ‘리모콘의 영향력이 미치는 거리에서 ‘린 백(lean back) 하며 수동적인 시청에 그쳤던 수용자들은 음성 제어시대엔(그 제어가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다면) 또 다른 지위를 부여 받을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나 TV를 제어하며 원하는 콘텐트를 찾아보는 ’행잉 어라운드(hanging around)‘ 시청族으로의 변신 말이다.

특히, 음성 플랫폼이 자리 잡는다면 TV 플랫폼 시장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채널 번호나 채널을 오르내리며 TV프로그램을 검색하는 잽핑(zapping) 트렌드는 사라지며 PC나 모바일 기기에 일상화된 목적 검색(시청)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서술한 두 IT거인의 새로운 시작은 물론 아직은 맹아 단계일 뿐이다. 기술적으로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바로 다시 말하면 ‘새판 짜기’를 시도하는 그들의 전략이다. 물론 그들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청자는 변하고 그들은 항상 옳다’ 변화하는 시청자를 잡기 위해선 우리도 변해야 한다. 두 거인의 새로운 시도를 지켜본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