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17.10.21 토 02:24
HOME 오피니언&인터뷰
지역 보도, 끊임 없이 감시하고 의심해야제34회 지역채널 우수프로그램 보도분야 수상작 <유령산단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서경방송 박성철 기자 | 승인 2017.08.11 18:56

 

서경방송 박성철 기자

지난해 말 부산에서 12년의 기자생활을 뒤로 지난해 진주 서경방송으로 옮기는 용기(?)를 냈다. 사천시 출입기자로 발령을 받은 올해 5월, 뻥 뚤린 국도 3호선을 타고 방송국이 있는 진주에서 사천으로 향했다. 내 머리 속의 사천지역 이미지는 인구 11만, 떠오르는 항공도시, 삼천포와 합쳐진 도농통합도시 정도였다.

탁 트인 바다와 아담하고 정겹게 보이는 리아스식 해안이 일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눈에 거슬리는 풍경이 들어왔다. 이곳저곳 파헤쳐진 듯한 산자락. 산업단지 조성부지들이었다. 무엇인데 저렇게 변함없이 오랜 기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걸까. 입주기업이 없어서? 시행사가 부도나서? 아니면 국공유지를 싸게 사들이려고?

기존에 사천시를 출입하던 베테랑 차지훈 기자와 강창현 촬영기자와 의기투합해보기로 했다. 도대체 몇 곳이나 파헤쳐 놨고 그것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가? 이대로 놔둘 것인가? 진주에서 사천으로 국도 3호선을 따라 가며 찾아다녔는데 결과는 가관이었다.

투자활성화를 위한 산단 절차 간소화법 시행 이후 항공 산업 등 개발호재가 있던 사천의 경우 너나할 것 없이 산업단지를 만든다며 산자락을 파고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민간이 만든 산업단지만 10개였는데 실제 각종 소송과 자금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곳이 두 곳이고, 현재 착공조차 안한 곳도 두 곳, 또 공사가 지지부진하다 지정 해제된 곳만 4곳에 달했고, 아예 시작도 하기 전에 사업을 포기한 산단도 있었다.

우후죽순으로 들어섰다가 실제 공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 산단의 문제는 환경 파괴와 공사장 방치, 주변 지역민들과의 공사 민원, 행정과의 지정 취소 소송 등 각종 사회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몇몇 산단은 국비와 시비를 들여 진입도로까지 만들었지만 진입도로의 끝은 쓰러져 가는 철문 뒤로 유령산단이 있기도 했다.

하루 이틀 산단 취재를 이어가져 처음에는 취재진을 적대시 하던 하도급업체들도 자신들의 고민을 털어놓고 유치권 현수막을 붙여놨던 투자자들도 자신들의 어려움을 알아달라고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회사차원에서도 호흡이 길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는 기획보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고 모두 8편의 기획보도로 이어졌다. 그 마지막 편이 ‘유령산단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다.

결과적으로 산업단지 난개발 문제를 지적했던 서경방송의 보도는 서부경남의 다른 언론들의 후속보도로 이어졌고 부진한 산업단지가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경각심을 심어줬다고 나름대로의 평가를 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개발논리를 앞세워 크게는 수십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산업단지로, 작게는 수백평의 클러스터 부지로, 난개발로 조장하는 또 다른 공모자들은 없는 지 살피는 데 게으름을 피우지 않을 것이다.

 

서경방송 박성철 기자  scpark@scs.co.kr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