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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TV VS 방송의 자유와 독립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7.08.24 17:31

미국과 한국, 양국 모두 미디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은 구글,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 시장의 강자의 움직임이 범상치 않다. 반면 한국은 지난 7월 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부임 이후 ‘방송의 정상화’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물론 정확히 말하면 KBS, MBC 등 공영방송 정상화인데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먼저 미국의 상황을 살펴보자. 온라인 시장을 평정한 구글이 TV시장 장악에 대한 야욕을 본격화했다. 구글은 자사의 유튜브TV 스트리밍 서비스를 미국 14개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미국 가정의 절반에 달하는 지역이다. 구글 측은 “향후 몇 주 내엔 보스턴, 신시내티, 샌안토니오 등 17개 시장에 구글TV를 추가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구글TV 혹은 유튜브TV로 불리는 구글의 OTT서비스는 스마트폰, PC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는 장점 있다. 콘텐트도 강점이다. 구글TV를 통해선 인터넷에 떠도는 모든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구글은 최근 유튜브TV를 확대시키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트의 공급도 늘리고 있다.

 

 

◇ 스마트폰에서 뛰쳐나온 ‘유튜브TV'

유튜브TV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10~20대 사이에선 스마트폰, PC 등 온라인으로 TV를 보는 경향이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TV보다 더 익숙한 영상 매체다. 이에 전통적인 TV방송국들은 시청자 연령 분석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구글TV는 지상파 및 일반 방송 플랫폼을 통해서도 볼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미국 전역에 173개 TV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소유한 방송계 공룡 싱클레어(Sinclair Broadcast Group)가 구글TV를 자사 채널을 통해 재송신하기로 했다. 구글TV의 서비스 지역 14개 중 11개 곳이 그 대상이다.

YouTubTV는 월 $35로 40개 이상의 라이브채널이 시청 가능하다. 현재 미국 5개 지역에 우선적으로 서비스 중이며, 한국은 미서비스 지역이다.

이 뉴스는 방송 산업에 매우 큰 의미로 다가온다. 구글TV가 ABC나 CBS처럼 방송 업계로 들어왔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젊은 시청자들은 ABC와 구글TV의 차이를 못 느낄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 싱클레어는 “앞으로 구글TV가 추가로 진출하는 곳에서도 재전송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렇듯 유튜브TV는 이제 스마트폰에서 나와 TV시장으로 진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이미 많은 미국의 지역 방송사들이 유튜브TV를 재전송하고 있다.

유튜브TV의 확장은 전통적인 TV플랫폼에 그치지 않는다. 시청자(혹은 이용자)들이 원하는 방송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돈을 투자한다. 구글은 최근 TV시청 트렌드에 따라 뉴스를 포함한 짧은 길이의 온라인 동영상을 만드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비실시간 시청 시대엔 ‘콘텐트의 양’이 곧 힘이다.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는 <권력과 언론>이라는 책에서 디지털 시장에서 작동하는 미디어가 ‘디지털 미디어’라고 정의했다. 강 대표의 정의에 따르면 유튜브TV는 'TV시장에서 작동하는 최초의 디지털 미디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 국민의 화두가 된 ‘방송의 정상화’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적폐 청산이 한창이다. 방송계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 방송계 적폐 청산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우선시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방송의 정상화’과 ‘방송 적폐 청산’을 주문하고 있다.

이번 정권이 말하는 방송의 정상화는 다름 아닌 ‘공영방송의 정상화’다. KBS, MBC를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는 것. 물론 쉽지 않은 문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현 경영진 교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사진 구성), 사장 선임 절차 개선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 중심의 방송 통신 상생환경 조성도 정부가 말하는 ‘정상화’의 일환이다. 이 역시 핵심은 갑을 관계로 귀결되는 ‘방송사와 외주사’ 문제다. 최근 독립PD 사망으로 드러난 외주 제작사의 불공정 거래 해소가 방통위의 주된 관심사다.

방통위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방송미래발전위원회’를 만들 예정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위원장 지명 당시 첫 인터뷰에서 밝힌 ‘미디어개혁(개선)위원회’의 다른 이름이다.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방송, 법률, 언론 등 각계 전문가, 제작편성 종사자 대표, 시민단체 포함해 20인 내외로 구성된다. 앞서 언급했듯 미래발전위원회는 공영방송 문제에서부터 제작편성 자율성 문제 등 방통위가 해결해야 할 모든 현안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 공영방송이 방송 정상화의 끝은 아니다

MBC보도국 소속 기자들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작거부를 선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MBC지부 제공)© News1

청와대의 방송 개혁 목표에 따라 방통위는 실행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진행시키고 있다. 정부의 의지만을 보면 정상화까진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적폐는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공영 방송이 바로 서고 여야 간 정쟁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KBS나 MBC 이사회가 제 역할을 찾는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이 문제들이 수십 년 동안 쌓인 방송계 적폐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최소한 사람을 교체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러나 정부의 방송 정상화 계획엔 공영 방송 외 다른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글TV의 확장 등 방송 시장의 구조 개편 관점에서 볼 때 아쉬운 점도 많다. 사물인터넷, 음성 AI 등 신기술의 등장은 정부와 방송 업계에 또 다른 분발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갑을 관계 이외 방송 콘텐트의 제값받기나 플랫폼과 지상파의 문제, 유료 방송 발전방안 등은 어쩌면 공영방송 정상화와 경중을 따지기 힘든 또 다른 차원이 ‘중요 문제’다. 게다가 과기정통부, 방통위, 문화부 등에 흩어져있는 방송 관련 진흥, 규제 기능의 일원화도 정상화 계획엔 빠져있다.

이런 정책이 과거 9년의 보수 정권이 방송의 사회적 역할보단 방송의 산업적 역할을 강조했다는 데 대한 반론일 수 있다. 하지만, 9년의 보수 정권도 말만 했을 뿐 진정한 의미의 ‘방송의 산업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 역시 방송계 적폐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방송의 산업화는 ‘방송의 사회적 역할’과 달리 갈 수 없다. 방송 시장의 산업화를 통해 사업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원을 만들어주고 그에 따른 더 큰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옳다.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국민 중심의 방송 통신 상생 환경’도 이런 긍정의 생태계에서 나올 수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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