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18.2.14 수 10:28
HOME 오피니언&인터뷰 미디어 인사이드
"그들의 시간은 끝났다"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8.01.15 18:04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제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받은 오프라 윈프리가 "Time's up" 이라고 말하며 여성차별의 시대를 끝내자고 주장하고있는 모습(출처= Youtube 'ET Canada' - Oprah Winfrey Talks The Time’s Up Movement Backstage | GOLDEN GLOBES )

현지 시작 7일 미국 로스엔젤리스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이는 모두 상복처럼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 지난해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군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성추행 사건에 집단 항의를 표시하는 행동이었다.

몇몇 이들의 가슴엔 '타임스 업(Time's Up)'이라고 적힌 배지가 붙어 있었다. '그들의 시대는 끝났다(Their time is up)'는 뜻. 여성이 억압당하고 차별당하는 시대와는 결별하겠다는 의지다.

 

국내 방송 시장에도 ‘그들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을 적용을 수 있을 것 같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걸고 지난해 9월 시작된 KBS파업이 200여 일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끝이 안보이던 KBS 사태도 이제 종료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모든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이 글을 쓰는 날은 9일이다) KBS이사회가 1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고대영 사장 해임 제청(안)’을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8일 김상근 이사가 추가 선임되면서 KBS이사 구성은 6대 5로 여대야소로 구성된 상태다. 해임 처리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빠르면 1월 말 고대영 사장의 해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BC의 경우 지난해 12월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고 최승호 사장이 취임했기 때문에 지난해 7월 말 시작된 문재인 정부의 공영방송 정상화 작업은 6개월 만에 끝을 보는 셈이다. 당초 문 정부가 내세웠던 공영방송 정상화는 사장 교체 수준이 아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즉 이사 추천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이지만, 국회의 비협조와 정부의 추진 의지 부족으로 공영 방송 정상화 작업은 여기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다음 달 공영방송 정상화 작업이 끝나는 만큼 미뤄놨던 방송 시장 규조 개편에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방송 시장과 관련 정부가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정상화’다. 정부가 나설 정상화 작업을 예측해 보자.

 

 

◇방송 시장 정상화에 나설 시점

다들 알다시피 국내 방송 시장 규제와 진흥은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나눠 맡고 있다. 문 정부 출범 직후 미디어 규제 진흥 기능 통합에 대한 논의가 나왔으나 시간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로 좌절됐다. 현재 방통위 등에서 부처 간 미디어 기능 재조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필요성과 개헌 문제가 겹치면서 쉽게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왼쪽)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인사나누고 있는 모습© News1 황기선 기자

때문에 정부의 방송 시장 정상화 작업도 두 부처가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상파, 종편, 보도 채널 등 방송채널 사업자에 대한 작업은 방통위가 케이블TV, IPTV 등 유료 방송과 유료 PP들은 과기부가 맡는 식이다.

먼저 공영방송 정상화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방통위는 ‘시장 공정화와 특혜 해소’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 공정화와 관련해선 외주 제작 시스템 개선이 주된 포인트고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 KBS수신료 인상, 인터넷 포털 문제 등도 추진 및 검토 중이다. 방통위는 최근 내부 전략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주 제작 시스템 관련 문제는 얼마 전 방통위, 공정위, 문화부 등 5개 부처가 공동 대책을 발표할 정도로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방통위도 하반기에는 가이드라인 형태의 발표를 예상하고 있다.

특혜 해소 관련은 사실상 종편에 집중돼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방통위 출범 이후 “종편 너무 많다” 등의 언급으로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급진전 되는 분위기였으나 지상파 문제 해결에 올인하면서 일단은 수면 아래에 있다. 하지만, 외부 언론단체들의 ‘종편 특혜 해소’ 지적이 잇따르면서 이번 달 말부턴 의무 편성 제외를 시작으로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통합시청점유율이나 OTT시장 규제 문제도 올해 방통위가 중점적으로 다룰 주제 중 하나다. 기존 TV시청률과 PC나 모바일 시청률을 합치는 통합시청점유율은 뉴미디어로 재편되고 있는 방송 시장 규제의 첫 걸음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말 발표한 4기 정책과제에서도 밝힌 바 있듯 연내 발표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유료방송 정상화는 언제쯤?

사실, 정부가 방송 시장 정상화에 나선다고 하지만, 현재 수준의 정책은 ‘절름발이’다. 앞서 언급에서도 볼 수 있듯, 케이블TV, IPTV, 일반 PP를 제외하고 논의되는 정책들이기 때문이다. 외주 제작의 경우 CJ 등 일부 PP와 연관이 있지만 지상파 방송에 비하면 종속 변수에 불과하다.

때문에 정부가 진정한 ‘방송 시장 정상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시장 변화에 따라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유료 방송 플랫폼 시장에 대한 규제와 동시에 진흥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국민의 98% 이상이 유료 방송을 통해 TV를 보고 있는 만큼, 이들을 제외한 방송 시장 정상화는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를 추진해야 하는 과기부는 방송 시장 개혁의 주도권을 방통위에 뺏긴 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혹자는 정부가 개입해 봐야 ‘간섭’밖에 더 하겠다고 자조 섞인 불만을 털어놓지만 정답은 아니다. 시장 경쟁에 밀려 무너진 '방송 시장 생태계 조성‘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방송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다양성'이기 때문이다. 지역 민주주의, 지방 분권 분야에서 방송 사업자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다. 그런 동력까지 다 빼앗아 가는 약탈적인 시장을 방치해서 안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의 투자와 노력을 필수다.

이와 함께 사업자들끼리의 갈등 조정도 올해 방통위, 과기부 등 방송 유관 부처가 해야 할 주된 업무로 보여 진다. 그동안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방치했던 여러 가지 ‘거래 원칙’이 세워질 수 있도록 사업자들을 독려해야 한다. 지상파와 유료 방송 간 재전송료(CPS) 갈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문제들은 2월 평창올림픽이 끝나면 서서히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 시장의 이런 문제들도 중요한 이슈로 정부는 인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정부 조직 개편도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난제들을 해결하는 의지를 보여야 조직 문제도 해결되는 것 아닐까라는 근본적 의문도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