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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코리아'는 확실, '킬러 솔루션'는 절실[MWC 2018 참관기]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 승인 2018.03.09 15:54

사실 막막했다. 이렇게 준비를 안해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공부가 덜 됐다. IT출장이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애써 준비해야 현장에서 헤매지 않는다. 더욱이 전공자가 아닌 다음에야 사전 준비 없이 불덩이 속에 뛰어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IT’에 ‘I’자도 모르는 일자무식으로 시작해서인지 불안감은 항상 기본적으로 탑재된 앱과도 같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글레스(MWC)는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늘 그렇듯이 계획을 빼곡하게 적어 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은 곳 중에 하나가 전시장인 걸 또 잊었다.

결론적으로 올해 MWC의 소감을 한 단어로 요약하자면 ‘과도기’를 꼽을 수 있다. 올해 슬로건도 이에 부합한다. 지난해 슬로건은 ‘모바일 : 차세대 구성요소들(Mobile : The Next Element)’이다. 줄기차게 쓰였던 ‘모바일’은 올해 사라졌다. 올해 슬로건은 ‘더 나은 미래를 창조(Creating a Better Future)’다. 직관적으로 봐도 모호함이 가득한 주제다.

MWC2018이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행사장 전경.© News1 이수호 기자

 

◆ 5G 이론 아닌 실제가 필요

   누구나 이번 MWC 키워드로 5세대통신(5G)을 가리킨다. 맞는 말이다. 전시장 곳곳은 마치 5G 펫말을 들고 파도타기 하듯 부스들이 차려져 있다.

지난 3년간 MWC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5G였다. 이제 속도나 장비 얘기는 식상할 때가 됐다. 5G가 눈앞에 있으니 이제는 실제 비즈니스모델(BM)을 말해야 할 때다. 업계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목표가 상이하다. 그러다보니 하나의 키워드로 묶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다소 산만하다.

 

◆ 4차산업혁명의 청사진

   5G는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기반요소다. 4차산업혁명에서 중요시되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실을 한다. 과거 4G까지는 소비재 중심의 산업발전이었다면, 5G부터는 산업적 측면에서의 변화가 대두된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스마트빌딩과 스마트공장, 스마트물류, 자율주행차, 재난안전, 통신보안 등이 어떤 형태로 구현되는가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표적으로 네트워크 장비업체 중에서는 노키아가 눈에 띈다. 노키아는 디지털 시티와 엔터프라이즈, 라이프, 헬스 등 4개 영역에서의 활용사례를 소개했다.

재난화재 상황에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이동형 중계기나 스마트 그리드를 위한 사설LTE 활용, 각종 센서를 통해 물류관리를 돕는 솔루션,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파악해 병원 등에 전달해주는 웨어러블형태의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나열돼 있다. 원격 스마트스쿨도 5G로 연계된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5G를 통해 촉각을 전달하는 시연이었다. 각각 다른 촉각을 주는 바닥면을 기계가 긁으면서 상대편에게 그 촉각으로 그대로 전달해준다. 단순한 피드백일 수 있겠지만 만약, 의사가 이 촉각을 느끼게 된다면 원격수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노키아 부스에서는 5G로 촉각을 전달하는 기기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사진=필자, 이하 사진 동일)

 

◆ 유럽은 5G에 아직은 미온적

  한국은 내년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전세계적으로 ICT가 발달된 국가에 있다보니, 5G로의 이행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MWC에서 한국이 5G 주인공처럼 보였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유럽 통신사의 입장은 다르다.

MWC 현장서 만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개막 직전 GSMA 보드미팅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놀라운 얘기였다. 유럽의 많은 오페러이터들은 5G를 벤더들이 혁신을 앞세워 장사하려는 마케팅 수단일뿐이라 일축한다. 설비투자를 독려해 돈을 벌겠다는 의도로 생각한다는 것.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오퍼레이터가 전체 약 80% 수준이다.

5G에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일본, 중국이다. 중국은 중립적이었으나 최근 노선을 변경한 듯하다. 현장에서는 화웨이가 단연 주목받았다. 미디어패드M5라는 디바이스보다 네트워크 장비들이 더 관심을 받았다.

SK텔레콤은 5G에서의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 IDQ의 여러 제품군을 소개했다.

 

◆ 보안은 항상 따르는 숙제

  곳곳의 산업에 ICT가 접목되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가 보안이 아닐까 싶다. 흔히 쓰고 있는 스마트폰 통화의 경우 끊김 현상이 곧바로 생명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군의 경우에는 한순간 한순간이 치명적이다.

SK텔레콤의 양자암호통신이 주목된 이유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세계 1위 IDQ의 1대 주주로 올라섰다는 소식을 MWC를 통해 전했다. 부스에도 양자암호 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IoT 등 작은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양자난수생성기나 통신보안을 돕는 QKD 등이 나열돼 있다.

 

◆ 스마트폰은 변방으로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MWC의 주인공으로 군림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전자 갤럭시S9이 2년만에 다시 바르셀로나 땅을 밟았다. 하지만 경쟁으로 얻은 자리는 아니다.

올해 MWC에서의 신규 플래그십 모델은 갤럭시S9과 소니 엑스페리아XZ2 2종 뿐이었다. 화웨이나 LG전자, HTC, TCL, 레노버, 노키아 등을 둘러봐도 눈에 띄는 하이엔드 모델은 전무했다.

혁신적 기능이라고 말하지만 이미 선보인 기능들의 자체적 해석인 경우가 많다. 3D 이모지 등은 애플이, 슈퍼 슬로모 촬영은 소니가 앞서 적용한 기능이다. 단지, 내부적으로 보유한 알고리즘과 동작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스마트폰을 대신할 디바이스는 이미 전시장 곳곳을 누비고 있다. HMD, 드론, 자동차, 심지어는 방한복도 스마트하다.

삼성전자 갤럭시S9은 오랜만에 MWC에 참가, 경쟁없이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 한류 콘텐츠의 위상, TV에 대한 단상

   차세대 미디어의 안착을 위해서는 CPND가 수반돼야 한다. 콘텐츠는 이미 검증받았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가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중 하나가 한국이다. 콘텐츠 파워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네트워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LTE 시장에서 글로벌 테스트베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민은 플랫폼과 디바이스다. 유료방송 시장의 메인 디바이스는 TV다. 스마트폰이 변방으로 밀려났듯, TV라고 그 자리를 지킬리 만무하다. 더구나 AI 스피커에게 자리를 뺏기는 형국이다.

MWC에서는 여전히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이 전면에 서있다. SK텔레콤은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한 옥수수VR을, KT는 게임을 접목한 스페셜포스VR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도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 VR를 경험케 한다. 이밖에 통신사들 부스에도 HMD는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장치다.

최근 국내 케이블사업자들도 VR 콘텐츠 확대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콘텐츠 수급을 넘어 직접 지역 콘텐츠를 VR로 제작한다고 하니 기대해봄직 하다. 지역매체로서 전국매체와는 또 다른 콘텐츠를 생산해낸다면, 국내 미디어 시장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5G의 킬러 서비스로 꼽히는 VR은 어디서든 만나볼 수 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VR를 체험하는 모습.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빠져나오며 주변과 담소를 나누다보니,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다. 풍성하고 다채로운 전시회라는데는 동의하지만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는 것. 5G 시대의 킬러콘텐츠, 또는 킬러 디바이스의 부재를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판단된다. 아니면, 더 이상 소비자가 알 수 없는 산업적 측면의 변화가 대두되기에 체감이 적을지도 모를 일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말이 머릿속을 멤돈다.

“MWC 오기전에 기대하고 왔으나 5G를 이끌 서비스가 없다. AR과 VR, 게임 진도가 빠르지 않다. 소비자들이 선뜻 고가의 단말과 요금제로 5G를 쓸가 우려된다. 상당히 많은 통신사 CEO들이 이런 생각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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