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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어르신들의 좌충우돌 청춘문화 도전기!제37회 지역채널 우수프로그램 수상작 KCTV제주방송 <청춘공감 - 조캐 어디 감시냐>
KCTV제주방송 김광민PD | 승인 2018.05.28 11:08

"제주에서는 예부터 윗사람을 ‘삼춘’ 아랫사람을 ‘조캐(조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약 2년간 연출을 맡은 프로그램이 있다. '삼춘 어디 감수과’라는 프로그램인데, 리포터가 특정 제주의 농어촌을 찾아가 지역의 어르신을 만나는 제주어 방송으로 13년간 방영되고 있는 KCTV제주방송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며, 특별한 궁금증이 생겼다.

‘왜 이 어르신들은 젊었을 적 고생만 하셨을까?’

일제강점기, 제주4.3, 한국전쟁을 관통하는 제주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겪은 삼춘들의 청춘은 그야말로 ‘생존’이었다. 삼춘(어르신)들이 자주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살암시난 살아진다. (살다보니 살아진다.)’

어느 날 파일럿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 이전 ‘삼춘 어디 감수과’ 담당PD였던 선배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리포터가 삼춘을 만나러 가는 게 아니라, 삼춘들이 조캐들을 만나러 가는 게 어떨까?"

 

■ 평균나이 77세 삼춘들! 조캐(조카)들을 만나다

KCTV제주방송 <조캐어디감시냐> '삼춘들 대학로에 가다!'편 캡쳐(사진=KCTV제주방송)

리포터 역할을 대신해 직접 청춘 문화를 체험할 삼춘들을 섭외했다. 13살부터 60살까지 물질을 했던 해녀 출신부터, 생계를 위해 육지 방직공장에 나갔던 삼춘까지 평균나이 77세 3명의 삼춘들을 캐스팅했다.

그리고 출연하는 삼춘들에게 3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 번째는 무조건 제주어로 말할 것. 조카들과 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말을 부탁드렸다. 마지막 원칙은 ‘절대 포기하지 말 것’ 이었다.

그리고 삼춘들은 제작진의 무리한 요구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다! 코인노래방, 만화카페, 인형 뽑기 등 삼춘들은 80년 평생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하지만 관찰카메라 형태로 제작진의 간섭을 최소화한 촬영 현장에서 삼춘들의 웃음은 끊이질 않았다. 삼춘들은 현장 자체를 즐기고 계셨다.

지난 18일(금)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서울 충정로)서 진행된 제37회 우수프로그램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는 KCTV제주방송 김광민PD.(사진=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 가장 제주다운 것은 ‘제주사람’이다.

이제 출연한 삼춘들은 사우나, 미용실 곳곳에서 많은 시청자의 응원을 받는다. 그래서 살짝 연예인 병(?)에 걸린 느낌이다. 처음 이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걱정도 많았다.

‘촬영 중에 다치시면 어떡하지? 과연 어르신이 출연하는 게 맞는 걸까?’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지역방송이 가진 힘인 ‘지역성’은 그 ‘지역사람’ 자체가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방송인이 아닌 우리 동네 삼춘들이 겪는 좌충우돌 청춘 문화 체험은 가장 지역다운 콘텐츠였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작진은 청춘 문화의 대세인 ‘힙합’ 도전기를 기획하고 있다. 아직 힙합을 귓밥(?)으로 아시지만 삼춘들의 도전을 이제는 나도 말릴 수가 없다.

KCTV제주방송 김광민PD  kkm5739@kctvje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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