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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살롱] 미의 사절, 변화의 시작을 기다리며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 승인 2018.08.06 19:01

어린 시절 5월이 되면 기다려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화려한 드레스에 한껏 부풀린 머리, 긴 속눈썹과 붉은 입술.
마치 동화 속 공주님 같은 모습의 그녀들은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일 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미의 제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혹시나 못 볼까봐 시작하기 몇 시간 전부터 TV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곤 했습니다.
이제는 초여름 밤의 축제가 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지난 7월 4일 열렸습니다.
예순 두 번째 미스코리아가 탄생하는 현장은
MBC every1 과 MBC 뮤직에서 동시 생방송되었죠.

TV도 없고, 변변한 문화 생활도 없던 1957년,
서울 한 복판에서 시작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장안의 화제였답니다.
요즘 아이돌 그룹의 공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고 어른들은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러다 72년부터는 TV중계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해에는 KBS, MBC, TBC 등 방송 3사가 동시 생방송을 했습니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전야제를 어느 방송사에서 하느냐가 관건이었는데,
행운은 TBC 것이었습니다.

미스코리아는 세상을 향한 자신감의 상징이었고,
국위를 선양할 국가대표 미인의 대명사였지만
세상은 이들에게 항상 고은 시선만 보내지 않았습니다.
꿈을 향한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는 여성의 성상품화라는 논란이 이들에겐 상처가 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본선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성령은 1988년 미스코리아 진입니다.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배우가 된 그녀는 미스코리아가 자신의 뿌리라고 말합니다.
본선 무대에 오른 후배들에게 “어느 자리에서도 아름답고 선한 영향력으로
여성의 힘을 멋지고 자유롭게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부탁하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습니다.

케이블방송도 미인대회가 있었습니다.
출발부터 새로운 도전 그 자체였던 케이블은
미혼의 그녀들이 아닌 미시들의 손을 잡았습니다.
미시는 기존 주부들과 다른 생각, 다른 생활을 추구하는 신세대 주부들의 새 이름이었습니다.
자기를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직업의식도 있고, 남녀관계는 평등을 추구했죠.
경력단절 여성들의 사회 복귀가 쉽지 않았던 때였기에
미시족들을 대상으로 했던 미인선발대회는 폭발적 인기였습니다.
여성채널 동아TV와 GTV에서 각각 미시탤런트와 미시모델 선발대회를 했습니다.
100대 1이상의 경쟁률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저런 끼를 숨기고 살았을까 싶을 만큼
다재다능한 그녀들에게 미시선발대회는 새로운 희망봉이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미인선발대회는 1888년 벨기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이후 이브닝 드레스와 수영복 심사를 기본으로
36 24 36으로 대표되는 여성 신체 치수를 공개해온 미인선발대회가
요즘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스 페루 선발대회에서는 후보들이 마이크 앞에서 독특한 숫자를 말했습니다.
2,202, 3,114, 70 등등. 이것은 페루에서 살해된 여성의 수, 인신매매에 희생된 여성의 수,
성희롱 당한 여성의 비율 등입니다.
페루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지
그녀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습니다.
또 올해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는 수영복과 이브닝드레스 심사를 폐지하고
더 이상 미인선발대회가 아님을 선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폐지를 주장합니다.
심지어 왜 중계방송을 하냐고 케이블 방송을 향해 쓴 소리를 합니다.
하지만 폐지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인대회가 시대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고,
어떻게 변화의 이끌어갈지
누군가는 꼼꼼히 기록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녀들의 축제의 장인 새로운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케이블 방송이 한 몫 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tigerheeh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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