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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시즌이다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8.10.02 13:47
작년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출처=뉴스1)

‘일을 안 한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는 국회. 일 안하는 국회가 일하는 국회로 변화하는 때가 있다. 바로 정기국회 국정감사(국감) 시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 시즌이 도래했다.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국회는 정기국회 개원과 함께 본격적인 국감에 돌입한다. 법안 통과 실적이 바닥권으로 ‘사고’ 상임위로 불리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도 마찬가지다.

2018년 과방위의 국정감사는 한글날 다음날인 10월 10일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를 시작으로 11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 18일 방송문화진흥회, MBC, 19일 KBS, EBS 등의 기관 순서로 이뤄진다. 종합감사는 26일 과기정통부, 29일 방통위와 원안위다.

현장 국감도 예정돼 있다. 24일과 25일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이 있는 전남 나주로 국회 과방위가 옮겨간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정부 재정정보 무단 유출 의혹'과 관련, 국감이 파행 운영될 우려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어쨌든 국감은 시작되고 10월 말엔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글에선 과방위 국감의 주요 이슈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물론 이 주제가 이 글의 유통 기한을 10일 남짓으로 줄이겠지만 방송 업계 하반기 최대 이벤트라는 측면에선 충분히 가치가 있다.

올해 과방위의 주요 쟁점은 크게 3가지로 보인다.△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경영 악화 및 편향성 논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다국적 IT기업에 대한 과세 문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보편 요금제, 5G 등이다. 현재 이와 관련해 과방위 증인 신청이 논의 중이지만. 야당이 김경수 의원 등을 증인으로 신청해 협상에 난항 상태다.(이 글을 쓰는 시점은 10월 2일이다.). 통신 이슈를 제외하고 방송 이슈 중심으로 이 글을 전개해 본다.

 

◇ 모든 이슈의 블랙홀 ‘방송’

원래 과방위에선 방송, 통신, ICT, 과학기술, 원자력안전, 4차산업, AI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기술과 정책 이슈들이 점검되고 다뤄져야 한다. 정부 부처가 잘하는 것이 있으면 칭찬받고 잘못했거나 안 한 정책에 대해선 따끔한 비판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늘 그랬듯 올해 국감도 ‘방송 이슈’가 모든 이슈를 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유료 방송보단 KBS와 MBC, 그리고 EBS. 이른바 공영방송이라 불리는 방송국들이 집중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지난해 경영진 교체 이후 이들 방송국에서 벌어진 프로그램 시청률 하락, 경영 악화, 방송 편향성 문제 등을 집중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KBS의 경우 야당이 적폐청산기구라고 의심하고 있는 ‘진실과 미래위원회(진미회)’의 불법성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전망. MBC는 잇따른 프로그램 사고와 함께 방송인 주진우 등에 대한 고액 출연료 논란, 3%대 머무는 ‘뉴스데스크 시청률’ 등이 주요 논란거리다. EBS는 의외인데, 시사 보도 프로그램의 정치 편향성에 야당이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EBS의 경우 최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비례대표)이 ‘EBS에 보도·시사·오락 프로그램 제작을 금지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을 정도로 과방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BS ‘빡치미’ 등 시사 교양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이유로 시정하지 않으면 정부 지원 예산을 대폭 줄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올해 국감에선 지상파 집중된 화살이 웬만하면 유료 방송으로 번지진 않을 전망. 하지만,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종편 특혜, 의무편성), IPTV의 재송신료 문제(OBS), IPTV의 재허가 조건에 지역 방송 지원 역무 부여, OTT의 방송사업자 편입 등 언론노조가 과방위에 국감 이슈로 제안한 사항은 질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단골 메뉴로 등장했던 케이블TV의 경우 일단 지상파 문제로 인해 중심권에선 살짝 벗어나는 모양새다. 플랫폼에 대한 국회의 질의가 케이블TV보단 IPTV에 집중되는 형국인 셈이다. 이는 IPTV의 성장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역 민방이나 OBS 등은 IPTV에 재전송료 지급률 확대, 지역 콘텐트 편성 의무 부여 등을 국감 쟁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는 재난 방송도 방송에선 주된 화두였지만 KBS뿐만 아니라 지난해 재난방송 소홀로 혼쭐이 난 뒤로는 나름 대비를 많이 한 모양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이 문제는 큰 이슈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 사업권을 가진 유료방송을 위해 사족을 하나 붙인다면 아쉬운 측면도 있다. 최근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미국을 강타했을 당시, 미국 MSO 컴캐스트와 차터가 조지아 등 태풍 영향권 내 거주자들(가입자가 아닌)에게 무선 인터넷 핫스팟을 무료 개방해 화제가 됐다.

컴캐스트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에 7000개의 핫스팟을 개방했고 차터도 5100개의 핫스팟을 무료 개방해 거주민들의 태풍의 진로나 피해 최소화 소식을 빠르게 듣게 했다. 국내에도 태풍이 상륙했었는데 이런 사업자들의 소식이 많았다면 말하기 좋아하는 국회에서도 화제가 되지 않았을 까 생각한다.

 

◇ 역차별 문제 및 OTT는 ‘새로운 쟁점’

(출처=뉴스1)

국내외 콘텐트, IT 기업의 역차별 문제도 이번 과방위 국감의 화두다. 정확히 말하면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에 대한 세금 부과 문제(법인세, 부가가치세)가 그것. 이와 함께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사업자의 규제 편입 논란도 국회에서 집중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T기업에 대한 과세 문제는 사실 국제적인 이슈다. 최근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한 동영상 유통과 이와 관련한 국내 소비가 급증하고 있으나, 정작 해외사업자 이익에 대한 적절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 (출처=뉴스1)

이에 국회에서도 해외사업자의 부가가치세 신고·납부 등에 대한 적절한 과세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각종 국회 토론회가 이어지고 있다. 세법 관련 부분인 만큼 국회 기재위와 과방위가 소관 부처인데 과방위에선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과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 등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관련 토론회에서 김성수 의원(상임위 간사)은 “최근 IT 해외사업자들의 국내 매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을 성실하게 신고·납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로 한 국내 사업자들의 역차별 문제도 심해지고 있어 국회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 신설 논의도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특정 지역에 고정 사업장을 두지 않지만 해당 나라에서 온라인 광고나 동영상 유통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사업자에 과세를 하기 위한 법이다. 법인의 개념을 지역이 아닌 ‘소비’ 개념으로 확장하고 부가가치세도 동일하게 메기는 내용. 이는 국내 사업자와의 역차별 해소 문제와 겹쳐 법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성식·박선숙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이와 관련 디지털세 법안을 내놓고 국정감사 이슈로 연결할 계획이다. 박선숙 의원은 최근 ‘디지털세 수익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 토론회에서 “국내에서 수조원을 벌어가면서 세금은 거의 안 내는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OTT사업자와 1인 동영상 제작자(MCN 등)에 대한 규제도 국감의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동영상 유통(OTT)사업자나 MCN은 현재 방송법 내에 속해 있지 않다. 그러나 최근 이들 서비스가 전통적인 방송 서비스를 넘어서는 상황까지 가자 국회가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IPTV법을 폐지하고 유료방송 분류 내에 '부가 유료방송사업자'를 규정해 OTT 사업자까지 방송법에 통한시키는 내용도 통합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개인방송, MCN 등을 아우르는 '인터넷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 개념도 포함돼 있다. OTT와 MCN이 방송법 규제안에 포함되는 모양새다 이 법안은 공영방송지배구조 관련 법과 함께 방송법 개정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 이들 서비스를 방송통신발전기금(김경진 민주평화단 의원 등)을 부과하거나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변재일 민주당 의원 등)에 포함시켜 장기적으로 규제틀 안에 포함하자는 논의가 과방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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