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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인사이드] 스트리밍 워(The Streaming Wars)할리우드의 새로운 왕국이 연예 산업의 미래와 싸우는 법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8.11.06 16:22

“ 스트리밍 워 : 할리우드의 새로운 왕국이 연예 산업의 미래와 싸우는 법"
The Streaming Wars: How the new kingdoms of Hollywood are battling it out for the future of entertainment
 

미국 최대 MSO인 컴캐스트.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NBC에 최근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내년에 벌어질 미국 콘텐트 사업자들의 경쟁 관계를 한 번에 정리한 내용이다. 사실, 미디어 시장 경쟁은 이제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조만간 벌어질 국면을 미국의 시장을 빗대어 예측해본다.


◇ 미국에서 시작될 ‘스트리밍 워’

NBC의 미디어 전문 기자인 다이란 바이어스(Dylan Byers)가 쓴 이 기사는 내년(2019년)에 닥칠 미국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예상했다. Winter has arrived and Hollywood is in chaos. 라는 선언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이 글은 미디어 시장 변화를 ‘왕좌의 게임’의 역학 구도로 풀어냈다. 넷플릭스 가문(The White Walkers)으로부터 시작된 OTT 전쟁이 디즈니(The Starks), 아마존(The Lannisters), 워너(The Iron Bank of Braavos), 컴캐스트(The Tyrells), 애플(The Targaryens) 등이 가세하면서 격화된다고 기사는 서술하고 있다.

이 기사의 예측대로 미국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 경쟁은 내년에 격화될 전망이다. 8조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면서 전 세계에서 1억 8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 지난 2분기 가입자 증가가 주춤했지만 3분기 600만 명이 넘는 신규 가입자를 얻으면서 시장을 평정하는가 했었지만 경쟁은 그렇게 평탄하게 흐르지 않았다.

‘콘텐트 시장의 경쟁력’은 멀티 플랫폼 시대에선 ‘미디어 시장 주도권’과 같은 이야기다. 이런 관점에서 넷플릭스의 강한 경쟁자는 바로 ‘디즈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는 오는 2019년부터 넷플릭스에 더 이상 콘텐트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블(Marvel)에 이어 폭스(FOX)까지 인수한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결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이미 콘텐트의 힘으로 ‘플랫폼 경제’를 완성한 디즈니는 넷플릭스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시청자에게 충분히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은 여기서 멈춘다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할 것이다. 지루할 것 같은 양강 구도에 아마존이 합류했다. 아마존은 명실 공히 온라인 유통 시장을 장악한 강자. 이 힘으로 콘텐트 시장까지 장악하려하고 있다. 아마존은 1억 명이 넘는 아마존 프라임(Prime members)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콘텐트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오리지널 콘텐트를 최근엔 반지에 제왕(Lord of the Rings), 특히, 고객 데이터와 알렉사(Alexa)라는 강력한 AI 엔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미래 콘텐트 시장에 게임 체인저로 등장할 전망이다.

아마존이 기술력으로 미디어 시장의 중심을 향해 달려온다면 전통적 강자 ‘컴캐스트’는 플랫폼의 힘으로 ‘미디어 시장 주도권’을 탈환하려 노력 중이다. 특히, 디즈니에게 폭스 빼앗긴 컴캐스트는 영국 스카이(SKY)를 인수하며 글로벌화에 나섰다. 별도의 OTT 플랫폼 론칭 계획은 없지만 지상파에서부터 테마파크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컴캐스트 입장에선 규모의 경제의 장점을 최대한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컴캐스트가 보유한 NBC뉴스는 실시간 미디어의 장점을 최대한 누릴 것으로 보인다.

AT&T도 또 다른 변수다. 타임워너를 보유한 이 회사는 통신 시장의 지배력을 콘텐트 시장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워너 미디어(Waner) 이르면 내년 독자적인 OTT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HBO를 보유하고 있으니 방송 콘텐트 시장을 장악할 꿈도 그리 헛된 생각은 아니다.


◇ 미국발 스트리밍 전쟁, 한국에도 영향 줄까?

미국에서 불고 있는 스트리밍 전쟁을 굳이 소개한 이유는 한국의 미래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나친 규제’ 논리로 방송 시장에 큰 변화가 없었던 한국의 경우 내년에는 카오스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돼 콘텐트 시장의 제작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을 중국 등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콘텐트 제작 전진 기지’로 삼은 만큼 앞으로도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스타트를 끊었지만 아마존, 컴캐스트 등도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콘텐트 생산 능력만을 감안하면 한국의 콘텐트 사업자들(KBS, CJ ENM, JTBC 등)은 ‘저평가된 기대주’다. 한국에서 만든 콘텐트가 글로벌 OTT사업자들의 유통망과 제대로 만날 경우 파급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글로벌(정확히 말해 미국) 자본의 한국 침투(invasion)는 국내 사업자들의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정치적은 이유로 멈춰있던 유료 방송 시장의 M&A가 조만간 이어질 전망이고 통신 자본의 방송 시장 투자도 낯설지 않다. 과거에 대기업 자본의 침투가 ‘방송의 공정성’ 해칠 것이라고 우려하던 노조들도 ‘경쟁력 회복’이라는 기차아래 자본과의 융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이는 각 방송사에서 불고 있는 ‘분사’ 움직임에도 감지된다. CJ ENM의 드라마 자회사(스튜디오드래곤) 설립을 시작으로 지상파 및 종편에도 제작 기능을 분사해 경쟁력을 갖추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제작 기능을 따로 떼어내어 투자도 받고 본격적이 스튜디오 시스템으로 발전하자는 지적이다. 스튜디어 시스템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있지만 수직 계열화가 아닌 수평 경쟁으로 제작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장점이 있다. BBC나 미국 방송사들도 모두 다 이런 스튜디오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최근 끝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넷플릭스, 유튜브 등 외국 사업자들의 국내 확장에 대한 우려감이 컸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KBS국감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쟁자는 종편이 아니라 방송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넷플릭스나 유튜브”라며 “국회도 이들 사업자에 대한 규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자본)의 확장은 콘텐트 사업자뿐만 아니라 유료 방송사업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콘텐트와 플랫폼은 상보 및 경쟁 관계지만 콘텐트에 장악당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미래는 암울하다. 국내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의 힘을 믿는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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