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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 재미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 승인 2018.11.09 10:50

너무 재미있어 숨이 끊어질 듯 웃다가도 이렇게 예능 프로그램에 빠지는 것이 좀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그래서인 지 사람들은 어떤 프로그램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다큐멘터리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조금만 상세히 물어보면 금방 들통이 나고 마는데도, 체면상 그리 둘러대더라구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자신 있게 예능 프로그램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달라진 예능. 지식 예능이라고도 하고, 인문학 예능이라고도 하는 프로그램들 덕분이죠. <어쩌다 어른>(tvN), <차이나는 클라스>(jtbc),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tvN) 등을 예능이지만 이 프로그램을 좋아한다고 하면 괜히 으쓱해지거든요. 과학도 예외일 수는 없나봅니다. 이름하여 과학 예능.

<코드-비밀의 방>(jtbc), <F학점의 공대생>(XTM), <갈릴레오 깨어난 우주>(tvN) 등 예능은 다양한 과학 분야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보다는 좀 교양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지만 소소한 재미를 주는 생활 과학 예능도 있습니다. <띵뷰>(YTN 사이언스). Thing View, 우리가 매일매일 접하고 있는 수많은 사물들을 다른 관점에서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어폰, 면도기, 휴대전화, 배터리 등, 우리는 이들이 없던 시절에도 잘 살았습니다. 하지만 한번 익숙해진 사물들의 편리함은 쉽게 끊을 수 없더라구요. 그래서 <띵뷰>에서는 당연한 것을 일상에서 지워보았습니다. ‘이어폰이 없다면’, ‘휴대전화가 없다면’과 같이요. 오래 사용한 물건일수록 너무 익숙해 물건의 부재가 상상이 안되었지만, 지워보니 불편은 감당할 수 없었고, 그래서 유용함이 더 빛났습니다.

발명과 발견이 만들어낸 물건들, 그 탄생과 변화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칫솔은 버드나무 가지에서 시작되어 15세기엔 돼지털을 나무에 끼워 사용하다가 1938년 미국에서 나일론을 칫솔모로 한 칫솔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햇빛이 아닌 인공적인 빛으로 어둠을 밝혀주는 조명은 활활 타오르는 날 것의 불에서 시작하여 밀랍초, 호롱불, 가스등을 거쳐 백열등, 형광등, LED까지 오며 밤을 낮보다 더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물건의 발전사는 인간 삶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냥 지나쳤던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으니 수많은 사물들이 인류의 한걸음씩 변화시키더라구요.

<띵뷰>를 보다보니 요즘 넷플리스를 통해 다시 등장한 빌아저씨가 생각났습니다. 1999년 <빌 아저씨의 과학이야기>는 어렵기만 했던 과학을 더 없이 흥미진진한 재미로 만들어주었죠. 중력, 진화론, 공룡, 행성 등 어렵기만 한 이것들을 빌 아저씨는 어쩜 그리 쉽게 설명을 하던 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과학자라기 보다는 코미디언같고, 호기심 가득한 괴짝 같았던 빌아저씨야 말로 과학예능의 창시자가 아니었을까요?

웃겨야 한다는 강박 관념으로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는 예능이 슬그머니 과학을 만나 만들어낸 신세계, 과학예능. 과학도 예능처럼 하면 참 재미있습니다.


▶ 영상보기 : https://youtu.be/cPDKh9GR2WQ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tigerheeh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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