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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유료화, 시청자 부담 가중될 것사업자간 협의 맡겨선 안돼...제도개선 시급
정호성 한국케이블TV방송(SO)협의회장 | 승인 2013.02.20 11:24

최근 신규 디지털케이블TV방송 시청자들에게 KBS2, MBC, SBS 등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재전송하지 말라는 법원의 결정이 또 나왔다. 다시 한 번 지상파 재전송 중단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시청자가 가장 즐겨보는 채널 지상파방송을, 심지어 국민들이 매달 시청료를 내고 있는 공영방송채널마저도 전달하지 말라는 판결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 정호성 SO협의회장
국민 정서와 상관없이 이러한 판결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행법의 재송신 관련 규정이 미비하다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현행 방송법상 케이블 등 유료방송이 의무적으로 재전송해야 하는 지상파방송채널은 KBS1과 EBS가 유일하다. 의무가 없는 채널들에 대해 지상파3사는 케이블,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에서 권리를 행사해 재전송 대가를 받으려 하고 있다. 지상파방송 유료화 추진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주파수 무료사용, 공영방송 수신료 등 보장된 혜택만 챙기고 국민에 대한 무료 보편적 서비스는 이행하지 않으려는 꼼수라고 지적한다.

현재도 지상파방송사들은 자회사 케이블채널과 VOD 등으로 유료방송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 기준 지상파 계열채널(PP)들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총 7,55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전체 PP 방송수익의 35%에 해당하는 높은 점유율이다. 또한 디지털케이블TV와 IPTV에서 제공하는 VOD를 통해 지상파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가져가는 수익도 연간 1,5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지상파가 드라마 등 독점력 있는 콘텐츠를 장악하고 있다 보니 지속적인 대가인상을 당연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상파 VOD 이용대가를 전년대비 20∼30%나 올려달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지상파방송사들이 실시간 방송 유료화로 많은 추가수익을 가져간다면 상대적으로 다른 콘텐츠사업자들의 수익은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상파의 요구대로 매월 유료방송 가입자당 280원씩을 3사에 각각 지불하게 된다면 시청자 1인당 지상파 시청료가 연간 10,080원씩 상승하게 되는 셈이다.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에게 적용되면 연간 2,500여억원 규모의 엄청난 금액의 시청료가 가입자 지갑에서 추가로 빠져나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상파방송을 무료방송이라 여겨왔던 국민들에게 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KBS2, MBC와 같은 공영방송 채널까지 상업적인 거래의 대상이 되는 것을 두고 한심하다고 느끼는 국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또 지상파3사가 280원으로 설정한 금액에 대한 적정성도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케이블업계는 지상파 채널에 대한 대가가 얼마인지를 제대로 따져봐야 하고, 또한 재전송을 통해 지상파가 얻고 있는 이익(난시청 해소, 광고시장 커버리지 확대 등)에 대한 부분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재전송 대가 산정을 위한 협의체를 운영하고, 케이블업계도 저작권위원회에 대가 산정 조정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지상파의 거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상파의 재전송 유료화 요구에 이은 방송 중단 압박, 협상 난항, 방송 중단 및 시청자 피해 발생 수순으로 분쟁이 계속 반복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오랜 기간 동안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해 방통위가 연내에 지상파 의무재송신 제도 개선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던 약속마저 상임위원간 이견을 이유로 어기고 있다.

   
▲ 지난해 케이블업계는 '지상파유료화 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해 이에 동참한 국민들의 서명지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했다.
지상파재송신 분쟁은 힘의 논리나 법원의 판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반복된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일시적으로 사업자간 합의와 계약이 성사될 수 있겠지만, 합의는 다시 깨지기도 하고 계약은 기간이 지나면 다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방송 사업자간 소모적인 다툼과 시청자 피해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매년 되풀이 될 방송사업자간의 협의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할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2013년 2월 20일 수요일자 내일신문 게재되었습니다.

정호성 한국케이블TV방송(SO)협의회장  hschung@kc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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