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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와 넷플릭스’... 문제는 ‘스토리’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9.05.31 18:06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연일 화제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개봉 첫날(5월 31일) 57만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첫날 총 1,783개 스크린에서 8천263회 상영된 결과지만 좌석 판매율도 39%에 달했다.

그동안 칸영화제 수상작은 오히려 영화 흥행에는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예술성이 강해 다소 늘어질 것이라는 편견이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생충>은 달랐다. 칸 영화제 수상 당시, 9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는 등 작품성과 함께 대중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런 속도에 따라 이번 주말을 지나면서 370만 명의 손익 분기점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공개 즉시, 항상 화제를 불러일으켜 왔다. 2년 전에는 넷플릭스(Netflix)와 제작한 <옥자>로 ‘스트리밍’ 논란에 중심이 됐다. ‘극장에 개봉하지 않는 영화를 영화로 인정할 것인가’. 국내 영화관이 옥자 상영을 거부하면서 관객 수는 40만 명이 안됐지만 화제성은 충분했다. 사실 화제성이라는 말은 부족하고 ‘국내 영화의 프레임’까지 바꿨다.

게다가 지난 2017년 공개된 옥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는 처음으로 칸 경쟁 부분까지 올랐다. 봉 감독 이후 마틴 스콜세지 등 영화계의 거장도 넷플릭스의 바다에 뛰어들었다.

<기생충>과 <옥자> 등 봉준호의 영화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콘텐트의 퀄러티’. 물론 감독의 명성이나 1억 8000만 명의 가입자를 가진 넷플릭스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결국 콘텐트의 완성도 없인 영속적인 성과를 보기 힘들다는 것은 정설이다.


◇ 공격받는 넷플릭스 왕국...무기는 콘텐트

올해 하반기 미국 유료 방송 시장은 큰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월스트리저널(WSJ)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 뉴스에서 ‘넷플리스 할리우드의 라이벌들 전쟁을 준비하고있다(Netflix Hollywood Rivals Are Spoiling for fight)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영상에서 WSJ은 거대한 넷플릭스 왕국에 대항해 3개 회사가 왕의 자리를 찾기 위한 도전장을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https://www.youtube.com/watch?v=ueiI6f1p7GU&t=28s)

WSJ이 언급한 3개 회사는 다름 아닌 컴캐스트(Comcast), AT&T, 디즈니(Disney). WSJ은 이들 3개 회사가 서로 다른 비밀 병기(secret Weapon)로 넷플릭스를 공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가 말한 비밀 병기는 바로 ‘오리지널 콘텐트’다. 이들 3개 회사는 올해 연말부터 각자 자신들만의 온라인 플랫폼(스트리밍 서비스(OTT))를 내놓다. 수년 동안 넷플릭스의 위세에 눌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던 이들은 넷플릭스에 자사 콘텐트 공급을 끊으면서 공격을 시작한다. 흡사,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연상케 한다.


◇ 2020, 넷플릭스의 맞서는 3개의 공룡

미국 최대의 유료 방송 사업자 컴캐스트는 이르면 매년 독자적인 OTT서비스를 내놓는다. 컴캐스트의 장점은 바로 540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다. 여기에다 NBC유니버셜이 만드는 오리지널 콘텐트, 영국 스카이가 가진 플랫폼, 넷플릭스와 한판 싸움을 할 준비가 됐다.

컴캐스트에 이어 AT&T도 넷플릭스와의 전면전을 앞두고 있다. 워너미디어(Warner Media)를 인수한 AT&T는 3단계 유도 미사일로 넷플릭스를 공략한다. 1단계는 뉴스 등 엔트리 콘텐트로 가입자를 빼앗아오고 HBO 등 오리지널 콘텐트로 가입자를 유지시키며(세컨티어) 3단계, 방송과 통신 번들 상품으로 가입자를 눌러 앉힌다. 그럴 듯하다.

디즈니를 마지막으로 말하지만, 사실 넷플릭스로는 가장 버거운 경쟁 상대다. 디즈니는 올해 말부터 3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는다. 타깃층이나 서비스하는 콘텐트도 모두 다르다. 지상파 중심의 ‘훌루(Hulu. 지분 매각도 있다’, 스포츠 중심의 ESPN. 스타워즈 마블 등 오리지널 콘테트가 강점인 디즈니+가 그것이다.

특히, 디즈니는 새로운 OTT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넷플릭스에 절반에 불과한 6.99달러(월)만 받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큰 화제를 낳고 있다. 볼만한 콘텐트도 많은 10달러도 안되는 가격이라니. 디즈니만이 할 수 있는 배짱이다. 당분간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에 다름 아니다.

넷플릭스와 컴캐스트, AT&T, 디즈니의 싸움의 승자는 알 수 없다. 넷플릭스가 다소 우세해 보이지만, ‘히어로’나 ‘프렌즈’ 콘텐트가 없는 넷플릭스도 고객을 유인할 큰 무기를 잃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4개 회사가 물고 물리는 싸움을 하는 동안 웃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로 ‘시청자’다.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에 대한 대우가 좋아질 것이고 콘텐트의 질도 올라갈 것이다. 바로 건전한 경쟁의 힘이다. 미국에서 시작될 콘텐트 경쟁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린 아직 합산규제에 대한 결론도 없다. 과연.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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