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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복이 옵니다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 승인 2019.06.04 15:15

심형래가 돌아왔습니다. 찌그러진 눈, 옆으로 쳐진 눈썹, 어눌한 말투에 눈 밑의 점 하나까지 우리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의 복귀 무대는 관객과의 소통에 중점을 둔 공개 코미디쇼 <스마일킹>(코미디TV)입니다. 2019년판 ‘변방의 북소리’라 불리우는 ‘단군의 후예들’에서 그는 역시나 어리버리한 졸병입니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그는 <디 워>, <라스트 갓 파더> 등으로 헐리우드까지 진출했었지만, 그래도 코미디언이란 옷이 가장 잘 어울려보였습니다. 후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얻어맞고,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슬랩스틱 코미디는 이런 것이야”라고 말하는 듯하더라구요. 무대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충만한 기쁨이 그의 얼굴에 가득했습니다.

한 때는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개그 콘서트>(KBS), <개그야>(MBC)를 돌려가며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조금 유치해도 그 웃음만으로 일상의 피곤을 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슬금슬금 방송시간이 심야로 밀리더니 하나 둘 사라지더라구요.

그러는 사이에 비지상파에서도 많은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들의 핵심은 “도전”이었죠. 익숙해진 웃음보다는 낯설어도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내려는 도전. 때로는 무모해 보이기까지 했지만 역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그중 가장 독특했고, 가장 오래도록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있는 프로그램은 <코미디 빅리그>(tvN)가 아닐까요? 2012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7년째입니다.

공개 코미디라는 면에서는 기존의 코미디 프로그램들과 비슷해 보였지만 각 팀간 경쟁을 통해 시즌별 순위를 정하는 서바이벌 시스템이라는 점에서는 신선했습니다. 승점 하나를 획득하기 위해 그들은 일주일 내내 무한한 고민과 연습을 이어갔을 것입니다. 성적인 표현의 수위도 높았고, 신체적으로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분장과 행동은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버겁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무한도전이 개그맨 개개인의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박나래, 장도연, 이국주를 비롯하여 양세형, 양세찬, 이용진, 황재성 등 요즘 예능계를 쥐락펴락하는 개그맨들이 모두 코빅에서 실전 능력을 키웠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더라구요.

그러나 혼자가는 길은 역시 외롭습니다. 그래서 <스마일 킹>의 등장이 더 반갑기도 했습니다. 공연 형식의 코미디쇼를 안방극장으로 옮겨온 <스마일 킹>의 생명은 현장감입니다. 대학로 소극장을 옮겨놓은 듯한 스튜디오, 관객들과 무대 위 개그맨들과의 거리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웠습니다. 대사를 하는데 방청석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오면 ‘지금 대사중이니 조용히 해’라고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관객들은 흠짓 놀랄만도 한데 웃음보를 터뜨립니다. 대사를 잊어버렸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오래 쉬어서 아직 감을 찾지 못했군’이라며 상대를 꾸짖습니다. NG인가 싶지만 관객들의 웃음보는 또 터집니다.

물론 더 차별화된 메세지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유일한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있지만, 모든 코너를 끝내고 무대에 오른 출연진이 펼쳐보이는 춤판은 실제 극장에 와있는 듯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내고야 말겠다는 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예로부터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지요. 웃는 얼굴엔 침도 뱉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거울에 비친 우리들의 얼굴은 웃음을 잃은 지 너무 오래된 듯합니다. 그런 우리들을 위한 명약이 바로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스마일~~~~킹!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tigerheeh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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