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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선물 <캠핑클럽>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 승인 2019.07.31 13:54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요? 모두에게 똑 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 그 하루하루가 수없이 모여 우정이 되고, 사랑이 되고, 역사가 됩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로 남겠죠. 그 시간의 이야기가 요즘 TV 속에서 꽃피고 있습니다.

<캠핑 클럽>(jtbc)은 1세대 아이돌 걸그룹인 핑클의 이야기입니다. ‘내 남자친구에게’, ‘영원한 사랑’, ‘블루 레인’ 등 히트곡을 연이어 발표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뜨겁게 받았던 그녀들, 그 요정들이 각자의 삶의 현장으로 떠난 지 14년만에 모였습니다. 리더였던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막내인 성유리는 서울에서, 이진은 미국에서 결혼하여 살며 가수로, 배우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미혼인 옥주현은 넘볼 수 없는 뮤지컬 디바로 자리잡고 있구요.

함께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해도 완전체로 등장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들을 아꼈던 팬들은 당연했고, 핑클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대중들마저도 이십년 넘는 오랜 친구들의 만남을 반가워했습니다. 풋풋한 스무살 전후의 요정들은 이제 불혹의 나이가 되어 스스럼없이 갱년기를 이야기 하고, 불편했던 소문들에 대해 별 일 아닌 듯 웃어넘기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카메라 앞에서 화장을 깨끗이 지운 민낯을 보이는 것에도 어색해 하지 않을 만큼 세상의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함께 했던 시간들은 그렇게 넉넉함을 만들어냈고, 사람들에겐 고단한 일상을 위로해주는 전령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방송되었던 <같이 걸을까>(jtbc)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역시 1세대 아이돌 그룹이었던 G.O.D의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그들은 15년 만에 완전체로 모였습니다. ‘100일간의 휴먼 콘서트’ 전회 매진이라는 대 기록을 세우며 위용을 떨쳤던 그들이었지만 팀이 해체된 이후 가수와 배우, 예능인으로 자신의 길을 걷던 그들이 모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장장 200km가 넘는 산티아고 길을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모여서 그런 지 다소 서먹하기도 했고, 고단한 일정에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G.O.D.라는 이름으로 빛났던 그 시절처럼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했다는 것이 주는 감동은 컸습니다.

<캠핑 클럽>의 핑클도, <같이 걸을까>의 G.O.D.도 여행하는 내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것을 나눠 먹으며 주어진 시간을 즐겼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이들의 여행은 서로가 알지 못했던 시간보다 알고 지낸 시간이 더 긴 사람들었기에 가능했던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만들어준 축복같은 일이지요.

시간의 축복은 프로그램에만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개국한 ‘MBC ON’은 1990년대 인기 프로그램들을 다시 볼 수 있는 채널입니다. 지나간 프로그램들을 방송하는 채널이야 여럿 있었지만,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뉴트로로 채널의 정체성을 가져간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은 그대 품안에>, <마지막 승부>, <M>, <거침없이 하이킥> 등 인기 드라마 뿐 만 아니라 <GOD의 육아일기>, <이경규가 간다> 등이 HD 고화질로 리마스터링되어 선보이고 있으니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시간이, 지금 세대들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세대간 소통의 시간이 되기도 하구요.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를 품어야만 붉은 대추가 열리듯 사람도, 방송도 그렇게 기쁨과 좌절을 넘나들며 익어가나 봅니다. 시간이라는 선물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때로는 지나간 시간을 있는 그대로, 또 때로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그 시간들을 품고 갈 때 우리들의 삶은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지금 당신과 함께 하는 모든 것을 소중히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tigerheeh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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