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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국회 방송(C-SPAN) 폐업.. 유튜브(Youtube)와 뉴미디어 때문?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9.09.16 15:40

여기 네바다 리노(Reno)에서 170km 정도 떨어져있는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Sacramento). 집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데 미국에선 나름 관광지로 불린다. 옛날 골드러시(Gold rush) 시절 흔적을 많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드 새크라멘토 거리

올드 새크라멘토 지역엔 200년 가까이 된 옛날 서부 개척 시대 건물이 보존되어 있는 전통 거리가 있어 관광객으로 항상 붐빈다. 또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철도박물관(Railroad Museum)이 있는데 개척 시대, 금과 캘리포니아의 과일과 곡식을 동부로 실어 날랐던 증기기관차도 잘 보존돼 있다.

새크라멘토에 있는 철도 박물관 ‘레일 로드 뮤지엄’

새크라멘토의 유명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의 주도(Capitol)가 바로 이 곳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및 의회 등 주요 건물들도 새크라멘토에 있다. 캘리포니아 하면 흔히 L.A를 떠올리지만 말이다. 어쨌든 캘리포니아 행정의 중심은 바로 새크라멘토에 있다.

최근 새크라멘토 정가에선 캘리포니아 판 C-SPAN이라고 불리는 ‘California channel(http://www.calchannel.com)’이 오는 10월 16일 폐업한다는 소식에 시끄럽다.

C-SPAN(https://www.c-span.org)은 24시간 정부 활동과 의회 등 공공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케이블TV채널인데 올해로 40년이나 되었다. 1년에 운영비도 7000만 달러(8400억 원)나 될 정도로 매우 큰 방송사다. 어찌 보면 우리나라 국회 방송과 유사하나 설립 주체가 공적 민간 자본이어서 정부의 입김이 방송에 반영되진 않는다.

‘캘리포니아 채널’도 프로그램 내용은 C-SPAN과 유사하다. 그 대상이 캘리포니아 주정부 의회의 청문회, 의정 활동에 한정되어 있을 뿐이다. 다만 1년 운영비는 120만 달러(150억 원 정도)정도로 매우 적다. 케이블TV가입자들로부터 한 달에 2센터 정도의 수신료를 받는 것이 고작인데 나머진 광고와 기부금을 충당한다.

캘리포니아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 ‘politics on tap’

캘리포니아 채널은 몇 몇 TV프로그램과 컨퍼런스, 토크쇼 등도 제작한다. 이중  ‘Capitol weekly’와 같은 프로그램은 꽤 인기가 있다. 그러나 물론 가구 시청률은 그다지 높지는 않다. 시청률 보단 주 정부와 의회의 활동을 감시한다는 측면에서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이런 캘리포니아 채널이 폐업의 위기까지 몰린 이유는 바로 매체 환경의 변화다. 정확히 말하면 ‘유튜브(Youtube)’가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법률에 따라 주 의회의 상임위 활동이나 주 정부의 행사를 유튜브 등을 비롯한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생중계한다. 또 청문회 등도 72시간 내에 인터넷에서 ‘다시 보기’로 볼 수 있다.

인터넷 영상 시스템은 일반 유권자들에겐 효용성이 높지만, 이를 주로 중계하던 하는 방송 채널에겐 달가운 현실은 아니었다. 주 의회 공청회 등을 보려고 굳이 캘리포니아 채널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놓친 정부 행사도 검색해 볼 수 있어 캘리포니아 채널을 보는 시청자는 매년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고 상황도 악화되고 캘리포니아 채널이 생존하진 쉽지 않았다.

인터넷 스트리밍을 통한 정보 공개의 활성화가 채널의 생존 위기까지 불러온 셈이다. 유권자에겐 인터넷 정보 공개가 아주 편하지만, 정보 전달을 주업으로 하는 방송 채널에겐 독약이다.

모바일 시청 트렌드 확산 등 매체 환경의 변화로 일반 케이블TV채널들의 어려움은 오랜 일이지만 전문 편성 채널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들도 이제 인터넷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주 의회 국회의원들이나 주 정부에선 캘리포니아 채널을 다시 살리려고 하지만 뽀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캘리포니아 채널 생존에 가장 강한 우군이지만 예산 지원은 근거를 찾지 못해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LA타임즈는 “1년에 120만 달러(150억 원) 정도를 돈을 채널에 투입하는 일은 2150억 달러를 예산으로 사용하는 캘리포니아에선 별로 큰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채널’의 폐업은 지역 유권자로선 슬픈 일이다. 채널의 존재 가치가 정보 전달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 의회가 알리고 싶은 내용을 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알려야 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언론 매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로선 캘리포니아 채널이 폐업하고 나면 마땅히 이들 영역을 취재할 매체는 사실상 없다. 이 같은 전문 채널의 위기는 미국의 일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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