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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로캐스트'의 저작권 분쟁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9.10.02 18:08

미국에 정착한 뒤 한국과 다른 점을 찾는 일이 다반사다. 교통 체계부터 모든 것이 상이하지만,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건 콘텐트나 플랫폼 이용 가격이다. 미국에서 TV를 보거나 영화를 시청할 때 다가오는 비용 부담을 생각하면 한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적어도 미디어 플랫폼 이용 가격에선 한국은 그렇다.

앞서 설명했지만 현재 케이블TV 스펙트럼TV를 보고 있다. 최소 채널만 보고 있는데 한 달 이용 가격이 100달러(12만 원)이 넘는다. 가끔 시청 중단의 유혹도 느끼지만 직업상 그러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무료로 영상 콘텐트를 볼 수 있는 곳을 자주 찾게 된다. 특히, 날씨 등을 확인하려면 미국에선 지역 뉴스가 필수인데 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그래서 찾은 곳이 로캐스트(Locast, a non-profit streaming service)다.

스마트폰 등을 통해 주요 지상파 방송 및 네트워크의 방송을 무료로 스트리밍 하고 있는 사이트다. 물론 현재는 13개 대도시만을 대상으로 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선 서비스를 이용할 순 없지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로캐스트(Locast , a non-profit streaming service)가 최근 ABC와 NBC, CBS, 그리고 FOX, NBC유니버셜, 컴캐스트 등을 법원에 고소했다. 지난 7월 이들 방송사들이 로캐스트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한데 따른 맞대응 성격이다. 소송 대상(피고)은 로캐스트의 설립자 데이비드 굿프렌드(David Goodfriend)와 그의 비영리 단체인 스포츠팬 연합(Sports Fans Coalition), NY주식회사다. 이들은 공동으로 로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로캐스트의 모바일 화면

로캐스트는 시청자들이 ABC, NBC, Fox, CBS 등의 주요 방송사 실시간 방송 및 스포츠 프로그램을 안테나 없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볼 수 있게 한 일종의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다. 본인들이 방송을 공중 수신(air-catch, 에어 캐치)한 뒤 스마트폰에 중계를 하는 형식이다. 현재 이 서비스의 이용료는 무료다. 뉴욕, 워싱턴, LA 등 미국 주요 13개 도시에서 서비스된다. 사실상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셈이다. Sling TV나 Hulu live와도 유사한 서비스다.

이에 대해 로캐스트는 지난 26일(목, 현지시간) 맞대응 했다. 로캐스트는 소송에서 이들 방송국들이 반독점 금지 조항을 어기고 시장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로캐스트의 대표인 굿프렌즈는 맨해튼 연방 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지난 2018년 1월 출범한 로캐스트는 비영리 단체라며 저작권 침해 혐의”를 부인했다. 이 경우 방송사로부터 저작권 사용권을 받지 않고 지역 방송국을 재방송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받게 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영어로 표현하면 “grants it the legal right to rebroadcast local stations without receiving a copyright license from broadcast networks.”이다.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가 방송사와 저작권 분쟁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방송사의 저작권을 지불하지 않고 TV콘텐트를 제공한 에어레오(Aereo)의 경우 2014년 대법원은 저작권법을 이유로 이 서비스를 불법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런 무료 서비스가 계속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방송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필수로 하는 미국의 연방법에 근거하고 있다. 미국 연방법(Federal law)에 따르면, 방송국은 반드시 대중에게 TV안테나를 이용해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통한 방송 접근(재전송)을 허용해 한다. 실제 이 때문에 미국에선 주요 네트워크 방송을 직접 수신해서 시청하는 가구가 아직 많다.

그 이후 물론 방송국은 1990년대 소송을 통해 유료TV플랫폼들이 방송사를 재전송을 할 때 저작권 개념의 재전송 동의료(retransmission-consent fees)를 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로캐스트는 이 소송이 방송사들이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에서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사들이 저작권 보호 목적 이상으로 시장 지배력을 오용하고 있다며 몇 몇 유료 TV회사들은 이를 통해 돈을 벌고 있고 국민들은 그들의 권리를 양보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로캐스트는 방송사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과 관련해 재미있는 예를 들었다. 소장에서 ‘유튜브TV’와의 협상을 한 사례가 등장한다. 유튜브TV(Youtube TV)는 알다시피, 구글의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다. 지난 4월 유튜브TV에 로캐스트 콘텐트를 포함해 방송해줄 수 있냐고 문의하고 접근했지만 그 담당 임원은 ‘만약 그럴 경우 우리가 주요 방송사들로부터 불이익(소송)을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거다. 방송사들이 가담했다는 증거다.

현재 로캐스트 주장에 동조하는 방송사, 플랫폼도 있다. CNN을 소유하고 있는 워너미디어의 AT&T는 자사의 IPTV(U-Verse)와 위성방송(DirecTV)에 로캐스트를 추가했다. 더 나아가 로캐스트에 지난 6월 5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기부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무료 방송 콘텐트를 제공하고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SFC NY의 사명을 지지 한다.”고 밝혔다. 물론 CNN과 AT&T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사실, AT&T는 CBS를 시작으로 싱크레어 등 각종 방송사들과 재전송료 분쟁을 겪고 있다. CBS와는 블랙아웃(재전송 중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소송에 참여한 CBS나 ABC, FOX는 강경하다. 저작권 침해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AT&T 플랫폼 사업자들이 매년 저작권료에 해당하는 프로그램 사용료로 100억 달러 이상(12조 원)을 지불하고 있다며 이 콘텐트를 무료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방송사 측 변호인은 성명에서 “법원이 로캐스트가 공익단체가 아니라 상업적 목적을 가진 특정 유료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굿프렌드는 클린턴 정부 시절, 보좌관과 수잔 네스(Susan Ness) FCC 위원의 자문위원을 지낸 변호사다.  그는 이후 위성방송인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서 일하기도 했다. 방송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라는 이야기다.

<로캐스트(Locast)>
로캐스트(
https://www.locast.org/)는 현재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볼티모어, 시카고, 덴버, LA, 뉴욕, 필라델피아, 휴스턴, 댈러스, 래피드 시티, 샌프란시스코, 식스 팰즈, 워싱턴 등 13개 미국 권역에서 방송되고 있다. 지난 2018년 뉴욕에서 설립됐고 이후 서비스 지역을 확장했다. ‘무료 서비스’ 특성상 사업 초기부터 인기를 끌어 7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가입도 이메일만 입력하면 가능해 매우 간편하다.

지금은 별도 이용료를 받지 않고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얼마 전 AT&T로부터 50만 달러를 기부 받았다. AT&T는 지난여름 재전송료 협상 문제로 CBS가 방송을 일시 중단하는 등 방송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때문에 로캐스트의 무료 재전송 동의 주장을 지지하는 상황이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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