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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온라인 영화 스트리밍 사이트 Vudu매각 추진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9.11.06 16:41

미국에선 마트(Mart)를 이용하지 않고선 생존하기 힘들다. 특히, 뉴욕이나 LA같은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곤 간단한 물품만을 파는 편의점은 걸어서는 찾을 수가 없다. 뭔가를 사기 위해선 마트를 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미국에선 작은 소도시에도 ‘이 모든 마트가 장사가 될까 할 정도’로 많다. 내가 살고 있는 네바다 리노(Reno)도 인구 24만 명의 소도시지만 반경 10km내에 마트가 5개나 된다.


마트가 생활의 중심이 되다 보니 마트에선 사실 안파는 게 거의 없을 정도다.(물론 우리나라 편의점처럼 아기자기한 도시락 같은 건 없지만 말이다.) 식료품에서부터 타이어, 약, 심지어는 독감 예방주사도 마트에 있는 CVS에서 맞을 수 있다. 케이블TV 유료 방송이나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권도 당연히 마트에서 가입하거나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마트의 크기에 따라 제공하는 제품에는 차이가 있다. 마트 중 단연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은 바로 월마트(Walmart)다. 리노(Reno)만 해도 2곳이 있다.

심지어 월마트는 스트리밍 방송 서비스도 판매(?)하고 있다. 월마트가 지난 2010년 시작한 Vudu라는 서비스다. 광고를 보는 조건(Ad-supported)으로 영화를 공짜로 보거나 일정 기간 대여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비디오 서비스다.  미국 전역에 1억 명 이상이 이 플랫폼을 보고 있는데 월마트에 가면 Vudu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월마트가 Vudu 매각 작업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월마트 대변인은 “우리는 vudu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파트들과 협상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현지에선 월마트가 사실상 이 사업에서 철수를 결정했다는 소문이 나온다. 

월마트는 지난 2010년 Vudu를 인수했다. Vudu를 통해 오프라인 상거래를 온라인으로 확장시키고 싶었던 월마트는 지난 2016년 이 사이트를 광고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했다. 첨엔 홍보도 많이 하고 오프라인 프로모션도 진행해 가입자가 늘었다. 신작 영화는 없었지만 옛날 영화를 무료로 보길 원하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의 서비스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콘텐트 사업자가 아닌 유통 사업의 부가사업으로 진행하다 보니 콘텐트에 대한 투자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 이에 볼만한 콘텐트가 별로 없는 탓에 공짜지만 확산 속도는 느렸다.

게다다 오프라인 유통점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월마트의 경우 Vudu와 실제 본업(유통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다. 유료 회원(Prime 회원)을 대상으로 상품 판매와 콘텐트 사업을 연계시키는 아마존(Amazon)과는 다른 흐름이었던 것이다. 월마트는 Vudu회원을 월마트 회원이자 구매자로 연결시키고 싶었지만 실제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물론 월마트도 최근 스트리밍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올 초 1983년 작품인 <Mr Mom>을 리메이크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들었고 최근엔 TV쇼인 <Shopable>과 영화도 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스트리밍 시장 경쟁은 만만치 않았다. 1년에 콘텐트 제작비로 2조원 가까이 투입하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과의 전투는 버거웠다. 이런 상황에서 디즈니 ‘Disney+’와 애플 ‘TV+’까지 스트리밍 시장에 가세하자, 치열해질 경쟁에 앞서 월마트는 매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는 현재까진 공식적인 매각 의사를 밝히진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결국 월마트가 스트리밍 시장에서 손을 땔 것으로 보고 있다. Vudu의 가입자가 1억 명 가량(물론 실제 활동하고 있는 가입자는 얼마되지 않는다)됨에 따라 Vudu를 인수하는 사업자는 이 시장에서 또 다른 강자로 부상할 수도 있다.

월마트의 구독 경제 실험은 여기서 일단 멈출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AMC(영화 구독 서비스 시작)나 애플의 사례(하드웨어와 스트리밍 구독 연계)에서 봤을 때 강력한 회원제를 바탕으로한 구독 경제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도 보인다. 월마트는 다음 기회를 노릴 것이다.

한편, 유료 방송과 관련한 사족을 하나 붙인다. 스트리밍 방송의 확산으로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전통적인 유료 방송 사업자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수익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료방송 구독을 중단하고 스트리밍으로의 이동, 이른바 Cord-Cutting으로 가입자가 일부 빠지고 있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의 견고함이 유지된다는 이야기다.

방송통신 분석 연구소 Berstein의 자료인데 유료방송 가입자의 감소는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전통적인 유료 방송 가입 가구(The number of U.S. households)는 지난 2014년 1억1000만 가구에서, 2014년 8700만 가구, 올해는 8700만 가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감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22년엔 7800만 가구로 8000만 명 선도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소는 케이블TV회사들이 인터넷망 사업 부문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이 견고하다며 특히, 넷플릭스나 아마존과 같은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성장할수록 인터넷 매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현재 치열한 경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유료 방송 가입자 보단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중요하다며 방송 가입자 감소를 더 당당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석을 내렸다. 미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은 다를 수도 있지만 유료 방송의 역할과 자리는 항상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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