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19.12.4 수 13:59
HOME 오피니언&인터뷰 미디어 인사이드
블랙프라이데이, 블랙 스트리밍 데이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9.12.04 13:56

매년 11월 25일~28일 미국은 큰 휴일 주간에 돌입한다. 미국인들의 1년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가 있는 주이기 때문입니다. 28일이 추수감사절인데 보통 1주일 전부터 가족과 보내기 위한 미국인들의 대이동이 시작된다. 올해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 돌풍(Storm)이 불어 교통 사정이 최악이었다.

네바다(Nevada), 캘리포니아(California) 북부나 유타(Utah)의 경우 일부 지역 주민들이 이동 중 도로에 갇혀 20시간 가까이를 꼼짝 못했던 뉴스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미국은 알다시피 산길이나 고속도로가 막히면 방법이 돌아갈 방법이 별로 없다. 험준한 산맥과 큰 대륙의 특성 상 유회로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여기 네바다 리노(Reno)에서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Sacramento),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인 I-80(미국은 주와 주를 잇는 도로에는 I가 붙는다.)도 돌풍에 이는 폭설로 연휴 내내 몸살을 앓았다.

네바다와 캘리포니아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I80 상황(26일), 출처 LA타임스

이런 폭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추수감사절도 계속됐다. 특히, 추수감사절과 함께 늘 찾아오는 1년 중 가장 큰 제품 할인 이벤트인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올해도 어김없이 성황이었다. 타깃(Target), 월마트, 메이시스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득템하려는 사람들이 가득 들어찼다. 그러나 요즘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되어 오프라인 쇼핑 열기가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추수감사절 아침 아들의 눈썰매를 사러갔는데 의외로 성공적으로 쇼핑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의 열기가 점차 식고 있는 반면, 디지털에서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할인 폭은 더 넓어지고 커지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에 이어 그 다음 주 월요일까지 할인폭이 넓어지고 있다. 날짜로는 12월 2일인 그날은 블랙프라이데이와는 별개로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 불린다. 이날은 주로 온라인에서 상거래가 일어나는데 TV 등 가전제품과 IT기기들의 파격적인 할인 판매가 진행된다. 올해는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스트리밍 서비스(Streaming Service)도 할인 대열에 합류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전용 상품을 출시한 'hulu' (출처:hulu 홈페이지 메인화면)

추수감사절 동안 디즈니가 소유하고 있는 스트림이 서비스 훌루(Hulu)는 1년 동안 매달 1.99달러의 이용료만 내면 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전용 상품을 내왔다. 물론 새로운 고객을 대상으로 1년 동안만이다. 2일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에 판매됐는데 당초 가장 저렴한 상품에 비하면 매달 4달러가량 싼 금액(5.99달러(월))이었다.

또 세 달 동안 월 1달러로 구독 상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최근 가장 핫한 디즈니+(Disney Plus)도 디지털 사이버 먼데이에 합류했다. 11월 25일부터~1월 31일까지 새로운 크롬북을 구입한 고객에게 3개월 구독권을 무료로 지급하기도 했다.

Epix, CBS All Access, PBS Kids, Shudder 등 CBS계열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3개월 동안 기존의 반값으로 디지털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또  위성 및 디지털 라디오 업체 SiriusXM은 휴먼 고객 등을 대상으로 12월 3일까지 100개 채널을 무료로 서비스했다.

세계 최대 디지털 음원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도 10월 19일 전에 가입 서비스를 중단한적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31일까지 다시 가입하면 향후 3개월 동안 9.99달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할인을 내놨다.

사실, 추수감사절 연휴에는 이런 할인 행사들을 제외하곤 미디어 기업들의 큰 움직임은 없다. 통상적으로 IT기업들은 추수 감사절 연휴가 끝나고 크리스마스 전까지 올해 실적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는 스트리밍 방송 사업자들은 연휴에도 쉬지 않았다.

넷플릭스(Netflix)는 지난 11월 25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71년 전통의 파리 극장(Paris Theater)을 인수했다. 이 극장은 1948년에 스튜디오의 전성기를 구가한 극장을 산 상징적 곳이다. 이번 넷플릭스의 계약은 일단 10년 계약이며 개보수 후 다시 재개장한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가 파리 극장을 인수한 이유에 대해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다. 그러나 영화 업계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의견들이 강하다. 스트리밍 업체들이 극장 개봉 대신 스트리밍으로 직행하는 영화가 많다보니 넷플릭스에 대한 영화업계의 시선이 좋지는 않다. 때문에 개봉 요건을 지키지 못한 스트리밍 영화들은 각종 영화제에서도 수상작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자사의 극장에서 스트리밍 영화를 첫 개봉한 뒤 사이트에서 곧바로 서비스한 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파리 극장 인수는 넷플릭스 콘텐트의 아카데미상 수상도 가능케 할 전망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영화제인 아카데미상은 뉴욕과 LA지역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만을 심사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마틴 스콜세지의 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시맨>

넷플릭스가 이번에 인수를 결정한 극장은 뉴욕에서도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다. 이 극장이 문은 연 해는 공교롭게도 미 대법원이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극장 소유를 막은 파라마운트 판결을 내린 바로 그 1948년이다.

파리 극장이 문을 연 1948년은 할리우드에선 아주 중요한 해다. 이른바 파라마운트 판결이라고도 부르는데 미국 대법원이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콘텐트 산업 독과점을 막기 위해 제작-상영-배급을 한 기업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 결과 MGM, 파라마운트, NBC유니버셜 등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영화관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 할리우드의 1세대가 종료된 것이다. 1세대가 끝났지만 콘텐트 측면에선 사실 그때부터 콘텐트에만 집중하며 또 다른 전성기를 이어가게 된다.

이번 인수에 대해 넷플릭스(Netflix)의 콘텐트 최고 책임자 테드 사란도스는 “71년 된 극장은 과거 영화를 보러 가던 시절의 역사가 남아있다”며 “우리는 이 영화의 고향, 이런 역사를 지키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영화광들의 역사를 이어간다는 은근한 자부심을 표현한 글이다. 기술을 보유한 넷플릭스가 이제 역사를 탐내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 법무부는 파라마운트 판결이 사실상 요즘엔 효력이 없다며 이를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는 이유다. 세상은 바뀐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