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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은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나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19.12.24 09:01

요즘 미국은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학교 마트 등 어딜 가도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을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는 크리스마스를 넘어 연말까지 이어진다. TV방송도 마찬가지인데 크리스마스만 되면 특집 드라마, 영화 등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유독 뜨는 채널이 있는 바로 홀마크 채널(Hallmark channel)과 라이프타임(Lifetime)이다. 이 중 홀마크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카드를 만드는 바로 그 곳이다.

크리스마스카드 제작으로 유명한 홀마크 채널은 미국에선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전용 영화 및 콘텐트 제작으로 미국인들의 주목을 받는다. 통상 10월에서부터 연말까지 홀마크는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방송 채널이 된다.

홀마크 채널(Hallmark channel)은 지난 2009년부터 크리스마스 오리지널 영화나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기념 카드 부문 매출을 올리기 위해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크게 인기를 끌면서 사업이 됐다. 케이블TV뿐만 아니라, 팟캐스트, 온라인 등 모든 미디어 플랫폼에서 홀마크 채널의 콘텐트를 볼 수 있다.

홀마크의 크리스마스 영화(Christmas movies)는 전형적이지만 딱 연말 가족 혹은 연인과 시간을 즐기려는 시청자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올해 제작 편수만 40편이 넘는다. 때문에 홀마크 채널을 틀어놓고 함께 시청하거나 식사를 하는 가족들은 매우 많다. 인터넷 매체 쿼츠(Qurartz)의 캐서린 포리(Katherine Foley)는 “홀마크의 전형적이고 정형화된 콘텐트는 연말 와인을 마시며 함께 영화를 보길 원하는 가족들에게 아주 좋은 콘텐트가 됐다”고 말했다.

홀마크 채널 크리스마스 관련 콘텐트 제작 추이 (출처=WSJ)

이런 시즌 집중적 마케팅 끝에, 최근 3년 간 홀마크 채널(Hallmark Channel)은 10월~12월 4분기 케이블TV 플랫폼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채널로 선정됐다. 홀마크 채널은 전체 제작 예산의 30%를 크리스마스 콘텐트에 쏟아 붓고 있다.

홀마크 채널(hallmark channel)의 크리스마스 홈페이지


이와 함께 Lifetime(A+E Networks)도  올해 <Christmas A La Mode> 등으로 오리지널 콘텐트를 방송하는 등 연말 연초 휴일 시즌에 집중해 짭짤한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Lifetime의 2018년 12월 프라임 타임 시청률은 전년 대비 30%가 올랐다. 올해는 30편의 새로운 크리스마스 연말 작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최근엔 홀마크와 라이프타임의 전성기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크리스마스 관련 콘텐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Netflix)도 올해 가상의 유럽 알도비아 왕국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을 그린 영화 <크리스마스 프린스(A Christmas Prince: The Royal Baby> 등 크리스마스 주제의 작품을 여럿 내놨다. 

넷플릭스 크리스마스 관련 콘텐트 제작 편수(출처=쿼츠)


넷플릭스가 이번 크리스마스 휴일 시즌을 겨냥해 공개한 작품은 총 17편이다. 물론 드라마 등까지 확대하면 편수가 더 늘어나지만 영화만 한정해 그렇다. 17편은 지난해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4년부터 12월 크리스마스 휴일 콘텐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는 이 시기를 앞당겨 11월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시작한다. 올해는 <Holiday in the Wild came out Nov. 1>을 할로윈 즈음해 공개했다. 스트리밍 가입자 증가가 가장 많은 연말 시즌을 겨냥한 것이다.

다른 스트리밍 사업자도 크리스마스 콘텐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디즈니+(Disney+)도 최근 <나홀로 집에(Home alone)>, <34번가의 기적(Miracle on 34th Street)>, <노엘(Noelle)> 등 20여 편이 넘는 크리스마스 휴일 관련 오리지널 및 클래식 콘텐트를 내놨다. 특히, 디즈니는 마블과 스타워즈 무비를 앞세워 어린이가 있는 가족을 공략한다.  1년 중 최대 오디언스(Audience)가 모이는 시기에 집중해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다.

디즈니+의 크리스마스 콘텐트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족들이 모여 TV를 보는 대신 스트리밍 방송을 함께 시청하는 트렌드가 늘고 있다. 언제든지 원하는 콘텐트를 볼 수 있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콘텐트를 방송하는 곳은 스트리밍이 유일하기 때문에 더 많은 가족이 스트리밍 앞에 모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크리스마스 신작 <The Christmas Chronicles>은 공개 첫 주 2000만 명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내년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서 스트리밍의 자리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HBO MAX,  Peacock 등이 가세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애플(Apple)은 지난 10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뮤지컬 <A Christmas Carol(라이언 레이놀즈, 윌 페럴 주연)>을 제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크리스마트 마케팅은 TV를 압도한다. 바로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홀마크 채널과 라이프 타임은 연말 시즌에 제작비를 집중시킨다. 그러나 규모는 150만~250만 달러 정도다. 반면, 스트리밍 사업자들(넷플릭스, 디즈니 등)의 투입규모는 1억 달러 가량 된다. 사실 경쟁이 안되는 게임이다.

연말은 크리스마스가 아니어도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포기할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리서치 회사 SimilarWeb에 따르면, 1년 중 10월에서 12월에 스트리밍 가입자 활동(트래픽) 및 가입자 증가 규모가 가장 크다. 디즈니 훌루(Hulu)의 가입자 활동성이 이 시기 전 달에 비해 30% 증가했다. 넷플릭스도 같은 기간 트래픽이 6.3% 증가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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