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updated 2018.11.14 수 13:20
HOME 오피니언&인터뷰
[Netflix Disrupt①] 넷플릭스 블록버스터 드라마 '하우스오브카드'
손재권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연구원(매일경제 기자) | 승인 2013.03.06 17:32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봤어? 재미있던데"
"아직 못봤어요. 그런데 그거 어디서 해요? TV에선 안보이던데"
"넷플릭스"

   
▲ 넷플릭스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주요 출연진.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케빈 스페이시 주연이다.
최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두 젊은 미국인이 하는 대화를 들었다. 요새 미드 중 화제는 단연 '하우스 오브 카드'다.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하는 것이 아니고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Netflix)'에서 하는데도 말이다. 물론 시청률이 높아서도 아니다. 아직 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얼마정도 나오는지 아직 모른다. 기존 시청률 산정 방식으로 계산이 가능하지도 않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 시리즈와 사업자 넥플릭스가 미국 미디어 산업에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40개국에서 3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영화, TV 드라마 사업자다. 한국에서는 저작권 등의 이슈로 서비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시청자들은 잘 모르지만 미디어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에 대해 최소 한번 이상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직접 경험한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에서는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

넷플릭스와의 만남, 코드커팅의 충동

지난해(2012년) 8월, 미국에 도착하자 마자 월 7.99달러씩 내는 넷플릭스에 즉시 가입했다. 궁금했다. 어떤 서비스 인지. 이후 서비스 이용 6개월이 넘어서면서 점차 미디어 이용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그러면서 케이블TV(컴케스트) 이용 요금(인터넷과 번들 110달러/월)이 더 비싸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케이블 선을 뽑고 아이패드와 TV를 연결시켜 넷플릭스를 큰 화면을 통해 시청하면서 느껴지는 변화다. 소위 코드 커팅(Code-Cutting : 케이블을 자른다는 의미로 케이블TV를 해지하고 모바일 미디어로 옮겨가는 현상)을 경험하는 중이다. 그렇다고 케이블TV를 해지하지는 않았다. 스포츠 생중계나 뉴스는 봐야하기 때문이다.

   
▲ 뉴욕타임즈에서 분석한 '하우스 오브 카드' 성공 요인

미국 시청자의 '미디어 경험'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사업자부터 미디어 철학까지 다르기 때문에 미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섣부르게 벤치마킹하려 했다가 실패하기 쉽다.
미디어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문화'다. 산업 논리로만 미디어를 보면 사회적 동의를 받을 수 없어 발전하기 힘들고 정치사회적 시각으로만 미디어를 해석한다면 세계적 흐름에 뒤쳐져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넷플릭스로부터 불고 있는 '스트리밍 미디어 혁명'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이라는 공통된 현상, 시청 방식의 변화, 방송 권력의 해체 등 산업적, 정치사회적 변화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한국과 미국의 상황이 다르지만 언젠가는 한국도 '스트리밍 미디어로의 진화'의 대열에 들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독점상영 위한 '1억달러의 실험'

'카드로 지은 집'으로 변역될 수 있는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는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유주얼 서스팩트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캐빈 스페이시가 주연으로 나오고 '소셜 네트워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밀레니엄' '에일리언3' 등을 연출한 데이빗 핀처 감독이 만든 블록버스터급 TV 시리즈다.
드라마 수준이 높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워싱턴DC의 의회를 배경으로 한 정치 드라마인데 아론 소킨의 HBO 시리즈 '뉴스룸'에 필적할만한 재미 요소를 갖췄다.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를 위해 제작에만 1억달러(약 1008억원)를 투자했다. 1화 13편, 2화 13편 총 26편으로 제작될 예정인데 현재 1화 13편이 공개됐고 2화를 촬영 중이다.
드라마가 넷플릭스에 공개된 2월 1일 직전 회사 측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캐빈 스페이시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의 포스터로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광고를 집중했고 신문에도 프리뷰 기사를 잇따라 쓰는 등 최근 공개된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많이 화제가 됐다.
넷플릭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로 자체 제작 드라마를 자사 플랫폼에서만 독점 상영한다는 실험의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청패턴 변화(본방사수→몰아보기) 맞춰 13편 한꺼번에 공개

이 드라마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1화 13편을 한꺼번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보통 TV 드라마 시리즈는 지상파나 케이블에서 먼저 방송하고 이를 자사의 모바일 앱이나 넷플릭스, 훌루(Hulu) 등의 일명 오버더톱(Over the Top) 서비스에 순차적으로 배포한다. 시즌 프리미어를 포함, 1~2달, 길게는 3달 정도 정도 시리즈 한편을 방송하게 된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13화를 한꺼번에 공개해 시청자들이 이어서, 몰아서 볼 수 있게 했다.

   
 
한국의 상황으로 예를 들자면 '아이리스2' 20부작을 다 찍어서 한번에 공개한 것이다. 예능으로 비유하면 '무한도전' 특집 한 회분을 3~4주에 걸쳐 방송하지 않고 3~4회 분량으로 나눠 한번에 공개한 셈이다.
이는 미국 시청자들이 '본방사수'하지 않고 주말이나 심야에 한꺼번에 몰아서 보는 시청 방식의 변화를 노렸다. 다음화를 기다릴 필요가 없고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드라마 시작 전에 '전회 주요 장면' 이나 드라마 끝날 때 '다음회 예고' 같은 것도 필요없다. 미국에서는 DVR로 프로그램을 녹화해서 보거나 광고를 뛰어서 녹화해주는 셋톱박스도 인기인데 넷플릭스의 방식대로 시청하면 녹화할 필요도 없다.
지상파, 케이블TV에서 시리즈를 나눠서 방송하고 시청자들을 '본방사수' 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광고' 때문이다.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고 시즌 프리미어 때 이슈를 만들기 위해 방송사는 사력을 다한다. 그래야 비싸게 광고가 팔린다.
넷플릭스는 유료 플랫폼이다. 회마다 광고를 붙일 필요가 없다. 시청자들도 15분마다 잘라 나오는 광고가 지겹다. 그래서 이 같은 방식이 가능하게 됐고 환영받고 있다. 웨비소드(Webisodes)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유료플랫폼 성공 조건 '콘텐츠 독점'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를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했는데 너무 많이 들인거 아니냐는 질문에 "이 정도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가 유료 플랫폼으로써 성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우수해야 하고 독점적이어야 한다.
루퍼트 머독은 영국에서 위성방송 BSkyB를 안착시키기 위해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 '프리미어리그' 중계 독점권을 땄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좋아하는 프리미어리그를 보기 위해서는 비싼 위성방송에 가입하거나 아니면 위성을 틀어주는 펍(Pub)에 가서 봐야했다.
'독점(Exclusive)'은 미디어가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리드 헤이스팅스도 넷플릭스라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성공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하우스 오브 카드'를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급한 것은 그의 말대로 가치있는 투자였다고 보여진다.

 

손재권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연구원(매일경제 기자)  jackay21c@gmail.com

< 저작권자 © 인사이드케이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