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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 폼 스트리밍 '퀴비' 턴스타일의 실체를 공개하다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1.17 08:56

“기술이 먼저 나오고 거기에 맞는 콘텐트가 개발됐다”

지난 8일 CES 2020 키노트 스피치(Keynote Speech)에서 퀴비의 CEO인 제프리 카젠버그가 한 말이다. 숏 폼 콘텐트 스트리밍 사업자 퀴비(Quibi)가 세상에 그 시작을 알렸다.  퀴비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10억 달러를 투자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신규 사업자다. 공식 서비스 시작은 오는 4월 6일인데 벌써 1억 5000만 달러의 광고가 완판됐다.

퀴비의 가장 큰 특징은 “빅 스토리, 퀵 바이츠(Big Stories, Quick Bites)” 즉,  6분에서 10분 사이의 완결성 있는 콘텐트다. 이와 함께 화면 전환에 따라 시점이 바뀌는 턴 스타일(Turn-Style), 모바일 전용 포맷이다. 전 디즈니의 CEO였던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는 “퀴비는 영화(드라마), 다큐멘터리, 뉴스 등 3개 카테고리로 제공된다”며 “첫 해 총 175편, 8500개 에피소드가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퀴비 콘텐트는 밀레니얼 세대에 포커스(Focus)되어 있다. 뉴스도 숏 폼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NBC는 아침과 저녁 각 2개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게임쇼도 준비되고 있다. 지금부터 분야별로 퀴비의 전략을 소개해보겠다. 퀴비의 전략을 따로 전달하는 이유는 그들이 만드는 숏 폼 콘텐트가 스트리밍 시장에서 새로운 교범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편이 있으면 단편도 있다. 물론 단편이 그냥 길이만 짧다면 분석할 이유는 없다.

< 기술 전략 >

퀴비에서 기술(IT)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콘텐트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이른바 턴 스타일(Turn-Style)의 완성이다. 턴스타일은 말그대로 같은 씬에 2개의 비디오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돌리면 3인칭 시점의 랜드 스케이프(landscape lens)를 보여주고 세로로 돌리면 1인칭 시점의 포트레이트(portrait lens)가 나타난다. 쉽게 말하면 기존 영상들은 하드웨어적으로 화면 전환을 지원했지만 퀴비는 완벽한 소프트웨어적 화면 전환을 제공한다. 실제 스마트폰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다. 몰입감이 한층 더 할 수 밖에 없다.

퀴비의 최고 제품 책임자(chief product office)인 톰 콘래드(Tom Conrad)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포맷은 특허까지 출원한 것”이라며 “많은 제작자들이 다양한 앵글의 영상을 찍지만 기존엔 활용할 수 없었고 턴스타일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두 가지 버전의 영상은 같은 오디오 트랙을 사용하기 때문에 몰입도 방해하지 않는다.

퀴비에 유통되는 라이프 스타일 관련 콘텐트


퀴비는 기본적으로 가입자 기반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subscription-based mobile video)다. 그래서 가입자들에게 최적의 콘텐트를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퀴비는 다른 사업자와 차별화된다. 퀴비의 사용자들은 하나의 씬에서 다른 시선들을 경험하게 된다. 콘래드는 이를 위해 퀴비 팀들은 함께 여러 번의 실험을 거쳤고 진화를 시켜냈다고 말했다. 콘래드는 “수직(Vertical 즉 1인칭 시점)씬은 보다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보다 카메라에 가깝게 다가간 것 같을 것”이라며 “반면, 전경 포맷(landscape format)은 느낌 그대로 배우들을 둘러싼 다양한 외부 환경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배우들은 이를 위해 별도의 작업을 할 필요는 없다. 다른 렌즈에서 같은 영상을 포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유통 전략 >

제작과 함께 새로운 포맷의 사업자로선 유통 전략도 중요하다. 유통 전략은 회사의 비즈니스 플랜과 같은 말이다. 특히, 콘텐트 사업자로선 유통 전략은 수익의 기본이라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맥 휘트먼(Meg Whitman) 퀴비 CEO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맥 휘트먼은 “우리는 매일 25편의 신선한 콘텐트를 제공한다.”며 “우리는 머신 러닝 등의 기술을 이용해서 매일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트를 선별해 추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검색 기능(a search function)도 차별화한다. 론칭 첫해인 오는 4월 퀴비는 서비스 첫날 50~60편을 시작으로 175편의 오리지널 쇼와 8500개의 에피소드(Episode)를 제공한다. 물론 이 모든 콘텐트는 퀵바이트(Quick Byte)로 제작된다. 퀴비 콘텐트에는 3개의 포맷이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유통 전략 내에 포함된다. 영화(7~10분), 교양 다큐멘터리(스포츠에서부터 여행, 코미디까지), 일일 라이브 콘텐트(5~6분 뉴스와 정보쇼) 등이다.

맷 휘트먼이 CES2020 키노트에서 퀴비의 콘텐트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퀴비는 매일 하나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 등과는 다르고 매주 단위 편성 전략을 쓰는 TV와도 차별성을 갖는다. 매일 소개되는 콘텐트가 25편 정도로 예상돼 하루에 3시간가량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인터넷 이용자들의 동영상 소비 시간이 80분 정도여서 이를 감안한 유통 전략인 것으로 파악된다.

< 콘텐트 전략 >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퀴비는 프리미엄 전략(promotional membership)을 세우고 있다. 특정 가입자(아마 고가의 가입자 혹은 제휴 대상 사업자를 통한 구독자)를 대상으로 단독, 독점 콘텐트를 추가 공급하는 것이다. 추가 공급 대상에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뉴스 등 다큐멘터리 콘텐트도 있다.
이와 관련 퀴비는 구글, 티모바일(T-Mobile)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퀴비는 사용자들에게 두 가지 상품을 제공한다. 광고가 있는 버전과 광고가 없는 버전이다. 휘트먼은 “우리의 고객이 18~34세가 많고(싼 가격을 원한다는 의미) 퀴비의 광고는 그리 부담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많은 고객이 광고가 포함된 상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한 고객에 한 계정만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퀴비는 수년 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휘트먼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익을 내는 기간을 10년 이내로 예상했다.

< 퀴비의 미래는 >

하지만 퀴비의 성공 여부는 아직 장담하긴 어렵다. 물론  전문가들은 턴 스타일 등 퀴비의 콘텐트 포맷이 신선하다는 점은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신선함과 실제 돈을 내 특정 서비스를 가입하는 행위는 전혀 다른 문제다. 디즈니, 애플 뿐만 아니라 올해 HBO MAX, NBC의 피콕까지 등장이 예고되면서 스트리밍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퀴비는 콘텐트의 차별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입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우리는 할리우드 제작진과 함께 영화 수준의 콘텐트를 만들지만, 매주 승부가 결정나는 영화와는 다르다고 말이다. “우리는 디즈니와 다르다” 이것은 카젠버그의 멘트다.

퀴비 CEO 제프리 카젠버그

퀴비의 공식 서비스 론칭이 3달여 밖(4월 6일)에 남지 않은 가운데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맥 휘트먼(Meg Whitman)은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14억 달러를 모았지만 콘텐트의 퀄러티를 높이다보니 초기 자금이 너무 많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퀴비는 15억 달러를 콘텐트 제작과 마케팅 비용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퀴비의 내부 자금 전망은 '위험한 도박 게임‘이다. 경쟁이 치열한 스트리밍 시장에 새로운 포맷으로 승부하려 하기 때문에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이 예상되지만 실패하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때문에 추가 펀딩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녹치 않다. 출범 초기 사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모두가 자본금 내고 주주가 됐지만(10개) 2차 펀딩에는 2개 업체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두 곳은 ViacomCBS와 NBCUniversal다. 이 두 회사는 독자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CBS all ACCESS)하고 있거나 추진(Peacock)하고 있다.

이에 퀴비는 추가 펀딩 목표액 5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1억 달러를 모으는데 그쳤다. 현재도 제프리 카젠버그는 추가로 자본금을 모으고 있는데 2월 말 1억 달러를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카젠버그는 이제 메이저가 아닌 독립 제작사에게도 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를 모금하고 있다. 퀴비의 추가 펀딩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불안한 미래 때문이다. 많은 할리우드 스튜디오 전문가들은 “퀴비의 성공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혹시나 성공할지도 모르는 만큼 아예 외면하지도 못하고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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