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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계산원 없는 슈퍼마켓 개장...다음엔 홀푸드마켓?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3.10 10:33

미국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마트를 많이 이용한다. 넓은 영토 때문에 집 근처 걸어서 갈 수 있는 상점이 거의 없는 특성상 불가피한 일이다. 그래서 지방 소도시에도 다양한 종류의 마트가 있다. 여기 리노(Reno)도 마찬가지다. 월마트에서부터 유기농 제품을 중심으로 유통하는 트레이더스조(Trader’s Joe), 홀푸드 마켓 등도 있다. 이중 홀푸드(Whole Food)는 유통 공룡 아마존이 운영하고 있는 유기농 마트다. 건강에 관심 많은 젊은 층이나 환경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

홀푸드에 이어 아마존은 또 다른 유통 실험을 했다. 2년 전 아마존은 아마존고(Amazon go)이라는 계산원이 없는 편의점을 시애틀, 워싱턴 등에 오픈했다. 소비자들은 카트에 원하는 상품을 담고 RFID 등이 부착된 게이트를 끌고 나가기만 하면 됐다. 일명 집어서 그냥 가다(Grab and Go) 매장입니다. 현재 이런 그랩앤고 매장은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테스트 매장의 특성 상 가게 규모는 편의점 수준이었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제 계산대(원) 없는 마켓(full-size supermarket)에 도전한다.

지난 2월 25일(미국 현지 시간) 아마존은 1만 평방피트 규모의 아마존고 식료품 매장(Amazon Go Grocery store)을 본사에서 멀지 않은 시애틀 캐피틀 힐에 오픈했다. 이 매장은 유기농 과일에서부터 육가공 제품까지 다양한 식료품을 파는 마켓이다. 현재 아마존이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유기농 식료품 마켓 홀 훌드(Whole Food Market)과 컨셉트가 거의 유사하다. 이번에 개장한 ‘아마존고 식료품 매장’은 매장 구석구석에 카메라와 센서, 점원 역할을 하는 컴퓨터 비전 등이 설치돼 있어 제품 선택 후 계산 과정이 필요 없다. 그냥 가방이나 비닐봉지에 담은 뒤 걸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이른바 ‘집어서 나가기(Grab and GO)인데 물론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자동 결제 정보도 포함)을 설치해야 한다.

그림 아마존고 매장 오픈을 알리는 아마존 홈페이지

새로운 마켓은 9,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식료품 시장을 차지하려는 유통 공룡 아마존의 의지를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지난 2017년 아마존(Amazon)은 140억 달러를 투입해 유기농 식료품 매장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했고 유료 회원 프라임 멤버를 대상으로 일일 식료품 배송 시스템도 갖췄다.

이에 업계에선 아마존이 미국 전역에 500개 매장을 가진 홀푸드 마켓에 그랩앤고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만약 홀푸드에 이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쇼핑 효율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수천 명에 달하는 계산 점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아마존 고 부사장인 딜립 쿠마르(Dilip Kumar)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홀푸드에 자동 결제 시스템을 탑재할 생각은 없다”며 “지금으로선 우리는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그림 시애틀(Seattle)의 새로운 계산원 없는 매장. CNET 유튜브 캡쳐

지난 25년 동안 아마존이 구현한(혹은 만들어낸) 유통 시장의 변화를 보면 이런 우려가 상상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아마존은 온라인 책 유통 사업자였지만 이젠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유통 업체가 됐다. 2위 사업자에 비해 회사 사이즈는 8배가 크다. 게다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도 론칭해 콘텐트 사업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변화도 아마존이 손대면 순식간에 변할 수 있다. 사실 아마존의 경우 식료품 배달 등 일부 서비스에선 적자를 보고 있지만 미국 식료품 시장의 규모를 보면 아마존의 향할 곳은 홀푸드(Whole Food)의 변화라는 것은 자명하다.

지난 2018년 1월 처음 시애틀 본사 1층에 자동 결제 매장 아마존고(Amazon GO) 매장을 오픈한 이후, 아마존은 현재 미국 전역에 20개 이상의 아마존고 매장을 열었다. 현재는 대도시 위주인데 뉴욕(8개), 시카고(6개), 샌프란시스코(4개), 시애틀(4개) 등이다. 이들 매장에선 대도시 특성 상 직장인들이 간단히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아침 식사, 샐러드, 스낵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로컬 브랜드 음료수나 식료품도 취급한다.

이들 아마존고 매장은 자동 결제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시험하는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 지배한 아마존의 영향력을 오프라인까지 확대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게다가 쇼핑객들의 소비 습관까지 파악할 수 있어 아마존 입장에선 고객을 접하는 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매장에서 고객들은 아마존고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시스템에 스캔한 다음, 결제 과정 없이 그냥 가지고 나오면 끝이다.

이런 편리함으로 아마존고 매장은 전문가와 일반인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확산의 문제는 비싼 설치비용이었다. 그래서 업계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아마존고 매장을 늘리기 위해선 고객 당 구매 단가를 높여야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 번 방문은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해야 설치비를 넘어선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알려진 아마존 그랩앤고 매장에 적용된 기술은 쇼핑의 불편이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그러나 공산품이 아닌 채소 등 포장되지 않은 물건을 계산하고 쇼핑객과 정확하게 식별하고 연결하는 기술은 개선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이런 계산원 없는 매장에 얼마나 많은 직원이 근무할지다. 그러나 아직 아마존은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그냥 “10여 명의 직원”들의 제품을 진열하고 정비한다고만 말하고 있다. 다만 아마존은 일자리 축소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아마존고 매장은 일자리를 줄이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스템 변화에 따라 전환 배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아마존의 이런 유통 실험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사람들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이유는 직접 만져보고 점원과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용도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아마존고(Amazon GO) 매장의 초기 프로토타입은 제프 베조스 창업주가 제시했다. 식료품 매장 계산대에서 시간을 허비하는(Wast time to check out) 것을 싫어했던 베조스는 회사에 계산을 없앨 수 있는 슈퍼마켓을 구상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아마존은 회사 근처에 15000평방피트의 공간에 가상 슈퍼마켓을 만들어 스마트폰으로 사고 그냥 걸어가는 시스템을 계속해 연구했다. 직원들은 점원과 바리스타가 됐고 정육점집 사장으로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이후 아마존 매장이 2018년 1월부터 론칭했고 이제 베조스가 생각한 시간 허비 없는 슈퍼마켓 구상이 완성돼 시작됐다. 아마존의 그랩앤고 매장은 아직은 식료품만 판매하지만 향후 취급 품목을 더욱 확대해 월마트(Wal Mart)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물론 이 매장에서 다른 어떤 경쟁 매장보다 계산이 빠르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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