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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을 바꾸는 건 '보안이 아닌 위생'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3.31 16:41

미국 내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확진환자가 계속 늘어 이제 12만 명을 훌쩍 넘겼다. 이제 미국은 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때문에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과 이를 회피하려는 기술 발전 및 이 시기를 견디려는 서비스도 이용이 늘고 있다. 바로 원격 및 비접촉 기술 증가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급증이다. 물론 다른 기술 트렌드도 있겠지만 이 둘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해보겠다. 비접촉 기술(Touchless)의 증가는 원격 회의가 가능한 줌(Zoom)이나 회사 출입, 카드 결제 시, 즉 타인과의 접촉이 필요했던 영역에서 터치 없이 업무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재 미국에선 마트 계산 시 결제 단말기 터치패드를 건드리거나 건물에 들어갈 때 문 손잡이를 잡는 행동을 꺼려하고 있다. 공중화장실에서 사용 후 물을 내릴 때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위험 때문이다. COVID-19 등 보통의 바이러스는 접촉에 의해 손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미국 IT매체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프록시(Proxy)라고 하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건물에 들어갈 때 출입카드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본인 인증 후 출입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개발 업체다. 최근 이 기업을 찾는 고객도 급증했다는 후문이다.

프록시 회사 사이트(www.proxy.com)

재미있는 것은 고객들이 이 기업을 찾은 이유가 과거엔 ‘보안(Security)’이었지만 이제는 ‘개인위생(Hygiene)’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프록시 기술은 사용자가 건물에 들어가거나 병원에서 결제할 때 블루투스를 이용해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할 수 있게 했다. 결제 단말이나 스마트폰을 손댈 필요가 없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주인 Denis Mars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캘리포니아(California) 주지사를 만나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극심한 상황에서 캘리포니아 주요 병원이나 공공 지역에 비접촉 기술을 일시적이라도 설치해줄 수 있느냐는 주문이다. 이와 함께 14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주방 욕실 기기 기업인 Kohler도 최근 새로운 경험을 했다. 비접촉 수도꼭지와 변기 레버다. 적외선을 감지해 작동되는 별다르지 않은 기술이지만 현지 보도에 다르면 최근 문의가 부쩍 늘었다.

Kohler의 변기 레버

특히, 자동으로 변기 뚜껑까지 열고 닫히는 지능형 화장실(intelligent toilets)이라고 불리는 시스템은 3월 첫 2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8배 증가했다. 또한 자신들의 집에 핸즈프리(hands-free) 자물쇠나 문손잡이를 설치하는 가구도 많아졌다. 사실 미국의 경우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지역에 비해 공공 기기(shared devices) 비접촉 기술을 적용하는 빈도가 매우 낮다. 지금도 대부분 많은 아파트(Apartment)는 출입문 잠금 장치를 물리적 열쇠를 쓰고 있다. 그러나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선(특히, SARS의 피해가 극심했던 지역은) 비접촉 결제나 비접촉 화장실은 일반화되어 있다. 수동회전문은 홍콩에선 보기 드물지만 뉴욕은 일반적이다. 베이징과 상해는 자동 수도꼭지는 상식이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한국 등 다른 나라의 경우 전자화폐 등 모바일 결제가 일반을 넘어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미국은 아직 멀었다. 인포메이션 조사에 따르면 심지어 애플 페이(Apple Pay)의 미국 내 도입 비율은 70% 남짓이다. 영국과 폴란드 같은 경우는 95% 이상이다. 또 아직 많은 오프라인 상점이나 매장들이 접촉이 필요한 직접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 서버(Server)들의 팁을 따로 받는 식당이나 레스토랑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많은 관행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행동을 바꾸는 것은 보안이 아닌 위생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방송 미디어 분야 중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서비스다. 물론 긍정적인 방향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을 견인하고 있다. 아직 수익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말이다. ‘Stay at Home’ 명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급속히 늘어난 시청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앞다퉈 가입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들도 이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 전쟁에 돌입했다. 무료 가입 기간을 늘리는가 하면 신작 콘텐트를 앞당겨 공급하기도 한다. 실제 최근 미국에서 나오는 조사 결과들도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확산을 파악할 수 있다. 지난 3월 3째 주(16일~20일)의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량은 전 주에 비해 12%가 증가했다. 기술 기업인 Wurl이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밝힌 내용인데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폰TV 등을 보는 가구 500여 만 명의 시청 습관을 분석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경우 2월 20일에서 3월 15일 사이 미국에서의 다운로드가 9% 늘어난 데 이어 유럽에서의 이용이 부쩍 늘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확연한 곳은 더하다. 이탈리아는 넷플릭스(Netflix)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건수가 66% 증가했고 스페인도 35% 높아졌다. 때문에 유럽 국가에선 넷플릭스 서비스의 화질을 낮춰달라고 요청까지했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디즈니(Disney)의 훌루(Hulu)의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 이들 서비스는 넷플릭스나 Disney+에 비해 확산세가 느린 것이 사실이었다. 이외 HBO NOW, 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 VIZIO를 선택한 소비자들도 많았다. VIZIO는 TV와 스트리밍 TV 박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 박스를 이용하면 넷플릭스 등 다양한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vizio 스트리밍 TV박스 CO-STAR

VIZIO의 기업 플랫폼 사업 부문장 마이크 오도넬은 월스트리트(WSJ)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스트리밍과 TV를 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스포츠 경기가 진행되지 않고 뉴스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면서 볼만한 콘텐트를 더 많이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광고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 비지오 TV플랫폼은 지난 3월 16일부터 22일 사이 전주에 비해 이용량이 40%나 늘었다. 이 TV플랫폼은 미국 전역에 1000만 대가 넘게 설치되어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NOW(향후 HBO MAX)를 가지고 있는 워너미디어(WarnerMedia)도 지난 주(3월 14일~21일)주 시청률이 20%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HBO NOW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용률은 40%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위기가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에는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아직까진 장기적인 추세로 볼 순 없지만 긍정적인 영향은 확실하다. 물론 여기에선 HBO의 NO1시리즈 <Westworld>시즌3가 시작된 영향도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뉴스 시청이 늘어나자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Hulu도 요금제에 관계없이 ABC뉴스 실시간 방송을 서비스했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우 광고 기반과 가입자 기반 서비스가 있다. 스트리밍 이용자의 증가는 ‘광고 기반(Ad-Supported)’ 서비스에겐 광고의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들 서비스는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아주 저렴한 가격에 스트리밍을 공급한다.

그러나 VOD광고 대행업체 SpotX에 따르면 3월 19일~22일 사이 VOD광고재고(ad inventory)가 전 주인 3월 5일~8일 사이보다 16% 올랐다. 스마트TV뿐만 아니라 모바일, PC 스트리밍 이용 현황을 체크한 내용이다. 물론 한 주 간의 변화라 아직은 추세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SpotX는 3월 12일에서 24일 사이 스트리밍TV프로그램의 빈 광고 시간은 2월 28일~3월 11일과 비교해 25%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광고를 다 채우지 못한 스트리밍 TV프로그램이 25%나 늘었다는 이야기다. 미국 자체가 Shot down되면서 기업들이 광고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해보면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률은 올라가지만 아직 광고 증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SPotX가 600여 개 미디어 기업의 광고를 4200만 가구에 전달하는 업체인 만큼 어느 정도 추세를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특수한 상황도 반영되어 있다. 실제 많은 미디어 기업들이 COVID-19로 인해 광고 수주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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