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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을 마주하는 방법SBS CNBC <옆집 방송이 만드는 세상>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 승인 2020.04.16 10:10

독특했지만 어딘가 부족해보였다. 새로운 것을 찾는 대중들에게 잠시의 재미는 될 수 있어도 오래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었다. ‘이것도 방송이라 불러야 할까’, ‘동영상만 찍어 올리면 다 방송이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달콤했다. 인물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조명과 숨소리 하나까지 담아낼 수 있는 음향시설이 갖춰진 스튜디오가 없어도 상관없었다. ‘남과 다른 것’, 그것이 핵심이었다. 그들의 도전은 무모했지만 용기 있었고, 쓸모없어 보였지만 새로운 세상을 향한 질주의 시작이었다.

SBS CNBC의 개인방송(유튜브) 소개 프로그램 '옆방만세' (출처 : SBS CNBC 홈페이지)

도대체 무엇이 디지털 시대의 취미생활 정도로 여겼던 1인 미디어를 21세기 새로운 문화권력자로 만들었을까. 그들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그 현주소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옆집 방송이 만드는 세상>(SBS CNBC). 일명 ‘옆방만세’에서는 수십만에서 수백만의 구독자를 갖고 있는 유튜버들의 채널을 소개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먹방은 기본이고 과일이나 가죽 자켓 등 존재하는 모든 것을 튀겨 먹기도 하고, 전방위로 회전하는 고기 굽는 기계나 자동으로 소스를 발라주는 기계를 발명하기도 한다. 젤리 1천 개를 뭉쳐 대왕 젤리를 만들기도 하고 코인 노래방에 동전이 몇 개까지 들어가는지 실험해 보기도 한다. 말과 달리기 경주도 하고, 2.6톤짜리 덤프트럭을 맨손으로 끌기도 하고 맨몸으로 고층 빌딩에 오르기도 한다. 사람만이 아니다. 동물들도 1인 미디어의 주인공이다. 반려동물들의 일상을 속속들이 보여주기도 하고, 강아지 ASMR도 들려준다. 왜 저런 것까지 하나 싶지만 은근히 재미있고, 다음이 기다려졌다.

SBS CNBC '옆방만세' 방송화면

유튜버 채널을 소개하는 것에서 좀 더 나가지 못한 채 <옆집 방송이 만드는 세상>은 4회로 종영했지만, 방송의 소재로, 또는 예능의 차별점으로만 유튜버와 그들의 채널을 소개했던 기존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그들의 채널에 좀 더 정면으로 다가섰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행보였다.

1인 미디어의 대표주자인 유튜브가 시작된 것은 2005년 4월이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방송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의 호기심 대상이었던 1인 미디어는 이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2018년도 방송산업시장 규모가 17조 3,570억원이었는데, 1인 미디어 창작자의 콘텐츠 제작·유통을 돕고 광고 유치 등을 지원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채널네트워크)산업의 시장규모는 2019년 11조원을 넘어섰다. 단순 비교하기에는 기준의 차이가 다소 있지만 1인 미디어 시장의 무게는 가늠할 수 있다.

방송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상파도 비지상파도 프로그램이 끝날 때 온라인 채널을 구독해 달라는 말을 자주 한다. 펭수 열풍의 주인공인 펭수도 ‘자이언트 펭TV’를 운영하고 있다. 나영석 피디도 ‘채널 십오야’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실험하고 이를 기존 방송의 틀 안으로 연결시켰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뉴트로의 열풍 속에서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신규 프로그램의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지난 4월 12일,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이 보첼리는 부활절을 맞아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에서 무관객 부활절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아무도 없는 성당 안에 울려퍼지는 노래는 온라인을 타고 전세계로 중계 되었고 조회수는 하루만에 2,600만을 넘어섰다. 전세계 중계를 위한 별도의 장비는 필요 없었다. 온라인 접속만으로 보첼리와 전세계인은 하나의 공간에 존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 한다. 방송 또한 변할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어쩌면 1인 미디어가 자리하고 있을 수도 있다. 1인 미디어의 본질을 좀 더 밀도있게 관찰하여 변화된 시대, 공생을 위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는 우리들의 방법이다.

 

공희정 콘텐츠평론가  tigerheehe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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