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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카젠버그, 코로나 악몽 속 숏 폼 스트리밍 '퀴비 론칭'
JTBC 한정훈 기자 | 승인 2020.04.16 10:10
퀴비의 콘텐트 라인업

드디어 숏 폼 스트리밍 서비스의 정체가 공개됐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모든 경제활동이 중단된 미국에선 이례적인 시작이다. 제프리 카젠버그와 멧 휘트먼이 이끄는 퀴비(Quibi, quick bites)가 지난 4월 6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단 첫날 퀴비는 50편의 넘는 콘텐트를 공개했다. 뉴스(daily News)에서부터 자연 다큐(fierce Queens), 드라마(Most Dangerous Game) 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퀴비의 서비스를 간단히 말하자면 기본적인 운영 형태나 방식은 넷플릭스(Netflix) 등 일반 스트리밍 서비스와 유사하다. 회원 가입을 통해 월 정액제로 콘텐트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상품은 4.99달러(광고 버전)와 7.99달러(광고 없는 버전) 두 가지 버전이 있다. 그러나 파격적으로 90일 간 무료 이용 기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금은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른 점은 TV나 PC를 통해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조건 스마트폰 전용이다. TV를 통한 스크린 미러링(스마트폰 화면을 TV에 연결해 보는 것)도 기술적으로 막혀 있다.

퀴비(Quibi), TV와 미러링이 되지 않는다.

당초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때문에 론칭 연기도 고민했다. 그러나 퀴비의 CEO인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멧 휘트먼(Meg Whitman)은 출시를 강행했다. 자가 격리 시대(Quaratine) 오히려 이용 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콘텐트 길이는 모두 10분 이하의 숏폼>

퀴비의 가장 큰 특징은 최근 소개된 스트리밍(OTT) 서비스 중 유일하게 숏 폼(Short-form)포맷 콘텐트 만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공개된 콘텐트의 길이는 모두 10분 이하의 숏 폼이다. 매주 한 편씩 공개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첫 서비스이고 몰아보는 특성 상 일부 프로그램은 3개 에피소드가 한꺼번에 오픈됐다. 콘텐트 길이와 함께 콘텐트의 화질, 연출 등 구성은 매우 뛰어나다. 그도 그럴 것이 카젠버그의 퀴비는 기본적으로 ‘제작 가치(Production Value)’를 공유하고 있다. 제작에 아주 큰 무게 중심을 둔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콘텐트의 제작비가 분당 10만 달러가 넘는다.

퀴비의 데일리 연예뉴스쇼 'Last Night’s Late Night'

기술의 경우 모든 콘텐트에 턴 스타일(turn style) 기술이 적용됐다. 스마트폰을 90도 회전해 수직(Vertical) 모드로 전환하면 화면의 시점도 바뀌는 기술이다. 지난 1월 CES에서 공개됐던 기술과 같아 큰 변화가 없다. 사실 이 두 점을 빼면 일반 스트리밍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에 비하면 빈약한 콘텐트 라인업에 서비스가 초라하기까지 하다. 물론 NBC뉴스와 BBC 등 뉴스 미디어가 만드는 수평(Vertical)과 수직(horizon) 뉴스 포맷은 신선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래서 언론들의 평가도 그리 후하지 않다.

<포맷은 신선, 문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콘텐트의 양>

현지 언론의 평가도 대체로 비슷하다.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콘텐트는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콘텐트의 질은 뛰어나다“다. 기술 전문지 버지(The Verge)의 크리스 웰치는 “TV에서 연결해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주 큰 약점”이라며 “이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퀴비의 적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닌 유튜브(Youtube)나 틱톡(tiktok)과 같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드빈드라 하다와(Devindra Hardawar) 엔가젯(Engadget)기자는 “현재 퀴비의 가장 큰 단점은 그 어떤 내용도 이미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미디어에서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퀴비 쇼는 모바일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보면서 다른 일을 하기 위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엑시오스(AXIOS)의 사라 피셔(Sara Fischer)는 “비디오 콘텐트의 질은 좋고 일관성이 있지만, 50개의 콘텐트 라인업은 너무 빈약하다”고 언급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IGTV)과 페이스북 워치에 비하면 상당히 작다는 것이다. 쿼츠(Quartz)의 아담 엡스테인(Adam Epstein)의 “코미디 콘텐트 시장에서 틈새를 창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러나 TV를 흉내 내려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퀴비의 미래는>

사실 퀴비의 뒤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있다. 대부분의 스튜디오들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카젠버그는 이들로부터 17억50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그래서 만든 콘텐트들이 이번에 공개된 것들이다. 크리시 테이젠(Chrissy Teigen)의 <Chrissy’s Court>, Sophie Turner와 Corey Hawkins의 <Survive>, Chance the Rapper의 <Punk’d revival>, Liam Hemsworth의 TV영화 <Most Dangerous Game> 등이 이번에 공개됐다 모두 특색 있는 작품들이고 앞서 언급했지만 콘텐트의 질도 매우 높다. 화질도 그렇고 구성도 뛰어나다.

다양한 콘텐트 라인업의 퀴비

다만, 10분 미만의 콘텐트들이 순서 없이 모여 있다보니 검색에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무료 이용기간이 끝나면 퀴비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콘텐트의 질이 높지만 4.99달러 혹은 7.99달러를 매달 주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10분 이하의 콘텐트가 대세라고 하지만 아직은 다른 스트리밍과 비교하자면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퀴비는 유튜브와의 점유율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카젠버그의 숏 폼 도전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1999년 그의 절친한 친구인 스필버그, Brian Grazer, Ron Howard 등과 함께 숏 폼 비디오 사이트 론칭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시작도 하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

주목해야 할 독특한 콘텐트들도 있다. 데일리 게임 뉴스인 <Speedrun by Polygon>, 게임 전문가인 지미 몬달(Jimmy Mondal)이 진행한다. 매일 5분간 방송되는데 자가 격리의 증가로 게임 이용량이 많아진 지금,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게임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분석한다.

이와 함께 성과 데이트 관련 토크쇼인 <Sexology With Shan Boodram>도 눈에 뛴다. 현재 공개된 에피소드는 “데이팅앱에 어떤 사진을 올려야 하냐”에서부터 같이 보긴 다소 민망한 남녀 간의 성행위에 관한 내용도 있다. 진행자는 유튜브의 유명 성상담가인 부드람(Boodram)이다. 앞으로 그녀는 다양한 소재의 성과 관련한 내용을 화두로 던질 예정이다.

션 부드람의 퀴비 데일리쇼 'Sexology'

퀴비(Quibi)의 또 다른 경쟁력은 데일리 뉴스(daily news)다. 이는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없는 콘텐트다. NBC유니버설이 공개할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에도 뉴스(여기도 NBC) 콘텐트가 포함되지만 아직 오픈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퀴비의 뉴스는 10분 이하에 숏 폼(Short-form)다. 게다가 스트리밍 사업자와 협업한 사실상 처음 뉴스 콘텐트인 만큼 더 주목된다. NBC뉴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숏 폼 뉴스 콘텐트를 만드는 별도 팀을 꾸렸다.

(왼쪽) 퀴비 NBC뉴스 구동 화면     (오른쪽)퀴비 NBC뉴스 홈페이지 화면
(왼쪽) 텔레문도 스페인뉴스    (오른쪽) BBC월드뉴스

현재 퀴비의 데일리 에션셀은 Reports(아침 및 저녁 뉴스, NBC뉴스), Around The World(BBC뉴스), Pulso News(스페인어 뉴스, Telemundo), weather show(The Weather Channel) CTV News(Canada 뉴스) The Replay(스포츠뉴스, ESPN) 등 뉴스 콘텐트와 다양한 다큐멘터리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뭐라 해도 뉴스 콘텐트가 핵심이다. 스페인어를 쓰는 시청자가 많은 것을 감안해 스페인 뉴스(텔레문도)만 서비스하고 있다.

퀴비의 뉴스는 하루에 정확한 시간을 정해 제공된다. 일종의 편성 개념이다. 6시30분, 오후 12시, 오후 5시(동부시간) 등이다. 모두 시청자들의 동선을 고려한 편성이다. 오전 출근, 점심, 퇴근시간이다. 숏 폼 콘텐트이다 보니 이동 중에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향후 퀴비는 뉴스 콘텐트의 경우 아시아, 유럽 등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JTBC 한정훈 기자  han.jungho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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